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96)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193화(196/319)
2부 3장. 제갈세가의 미치광이
[신의에 관해선 알려진 바가 얼마 없습니다. 워낙 신출귀몰한 이라서요.다만, 만리신투와 친우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물론 만리신투 역시 신출귀몰하긴 마찬가지이지만….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새로이 알게 되는 정보가 생기면 서신 드리겠습니다.]
화르륵, 불길이 하오문주의 서신을 불태웠다.
탁자를 톡톡, 두드리며 무언가를 잠시 고민하던 설화는 서랍장에서 손바닥만 한 상자를 꺼내왔다.
상자를 열자 잘그락, 소리가 나며 만리신투의 비동에서 발견한 두 개의 옥패 조각이 나타났다.
설화는 조각을 각각 양손에 들고 맞추어 보았다.
조각은 딱 맞물렸다.
본래 둥근 옥패를 세 개로 나눈 것인지, 한쪽이 텅 비어있었다.
“만리신투라.”
만리신투와 관련된 정보는 고작 이 두 개의 옥패의 조각이다.
아니, 또 다른 단서가 있긴 하다.
옥패와 같이 있던 짧은 글귀.
[천하의 첫 번째 조각을 얻었노라] [천하의 두 번째 조각을 얻었노라]그러면 나머지 하나는 천하의 세 번째 조각이라는 말인데.
“만리신투를 찾는 게 빠를까, 신의를 찾는 게 빠를까.”
둘 다 가능한 일이긴 할까.
적어도 신의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전 생에 하오문의 힘을 가진 혈교도 끝내 찾지 못한 사람이니까.
‘만리신투….’
딱 맞아떨어지는 조각을 잠시 바라보던 설화는 끈을 가져와 두 개의 조각에 나 있는 구멍에 꿰었다.
만리신투의 비동을 언제 가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 조각을 목에 걸고 다닐 생각이었다.
조각이 보이지 않도록 옷 속에 막 숨길 때였다.
“아가씨, 슬슬 나가셔야 해요!”
여율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설화는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출발하는 날.
네 번째 회동은 호북(湖北)에 있는 제갈세가에서 하기로 하였다.
남궁청운이 설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준비는 잘 마쳤느냐?”
“네.”
“가자꾸나. 할아버지께서 기다리신다.”
세가 회동은 각 세가의 직계가 전부 참석하는 큰 행사였다.
가주인 남궁무천부터 소가주 남궁청운, 청해와 청산의 가족들까지.
직계 모두가 움직이기에 짐과 따르는 일행만 하여도 그 수가 엄청났다.
그동안 본가는 무학당주이자 남궁무천의 동생인 남궁무강이 지키기로 하였다.
“조심히 다녀오슈! 본가 걱정일랑 말고!”
남궁무강과 섭무광, 당주들과 장로들까지.
모두가 나와서 일행을 배웅했다.
의약당주로 돌아온 초련은 직계 일행과 동행하기로 했다.
살수들이 그녀를 노리는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남궁무천과 함께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언니, 이것도 봐. 여기를 이렇게 누르면….”
화린은 자신이 만든 기관을 싸 들고 와 설화에게 보여주기 바빴다.
기관을 보여줘야 한다며 설화의 마차에 기어이 올라탄 것이었다.
그런 화린은 그렇다 치고.
“화린아. 그런 건 마차 안에서 하면 안 돼. 독침이 어디로 튈 줄 알고.”
“아냐, 독 안 발랐어.”
“침은 들어있다는 거야?”
웅은 왜 자신의 마차에 타고 있는 걸까.
이무기는 여율에게 가 있었다.
아무래도 당과를 잘 주고 한없이 귀여워해 주는 여율이 이무기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설화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버지는 어디 가셨지?”
“아, 백부님은 저희 마차에 계십니다, 누님. 아버지와 나눌 얘기가 있다고 하셨거든요.”
화린이 기관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우리 아빠만 따로 있네?”
“숙부님도 우리 마차에 계셔.”
“어? 왜?”
“숙모님이 귀찮다고 쫓아내셨다던데.”
“아아.”
화린이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에 돌아와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전 생에 알고 있던 인상과 가장 다른 이는 단연 남궁청산이다.
이전 생에는 남궁무천의 뒤를 이은 가주여서인지 묵직함이 있었다.
다혈질인 것이 흠이었긴 하지만 강호에서 남궁세가의 가주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가 있었기에, 나름대로 권위 있는 무림인이었는데.
“크하하하하! 아, 형님! 뭐 이런 것 가지고 화를 내쇼! 다시 만들면 되지!”
“그 입 닥치거라. 네가 기관이 뭔 줄은 아느냐…?”
“하하, 싸우지 말거라. 애들이 듣고 무어라 생각하겠느냐.”
때마침 남궁청해의 마차 쪽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깟 물건이 중요하오, 이 아우가 중요하오? 솔직히 이 아우가 좋지? 엉?”
“기관.”
이제 와서 생각하는 거지만, 남궁청산은 가주의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
누군가를 통솔하고 이끌기보단 힘을 실어주는 일에 적합한 사람이지.
그런 사람이 무너져 가는 가문을 지키느라 얼마나 아등바등했을까.
그나마 그를 믿어 주는 부인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
“알겠지, 언니?”
“응?”
잠시 상념에 잠겨있던 설화가 다시 웅과 화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웅과 화린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미안, 못 들었어. 뭐라고 했어?”
“회동 연회 때, 우리랑 꼭 붙어 있어야 한다구.”
“왜?”
“명문세가의 자제라고 하여서 모두가 훌륭한 인격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문의 힘을 등에 업고 그것이 제힘인 양 날뛰는 놈들이 있지요. 그런 놈들과는 엮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언니는 회동이 처음이니까. 우리랑 같이 있는 게….”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구나.”
웅과 화린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번졌다.
아직은 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아이들이었다.
설화가 픽, 웃음을 흘렸다.
오랜 시간 헐뜯기 좋아하는 혈교에서 살아온 자신이다.
이런 것쯤은 쉬이 눈치챌 수 있었다.
“이유가 뭐야?”
“그, 그게 아니라, 언니….”
“누님께서 어린 시절 주루에서 지내셨다는 얘기를 들은 모양입니다.”
화린이 화들짝 놀라며 웅을 툭, 쳤다.
하지만 웅은 물러서지 않았다.
“누님께서도 알고 계셔야 해. 그놈들이 누님을 보고 어떻게 나올지 모르잖아. 알고 계셔야 대비를 하지, 화린아.”
“그건 그렇지만…. 그놈들이 언니한테 다가오지 못하게 우리가 막아주면 되잖아!”
“괜찮아.”
설화가 웅이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 줘서 고마워.”
“당연한 일을요.”
“그리고 굳이 나 때문에 신경 쓸 필요 없어. 너희들은 너희들 일 봐.”
“하지만….”
“난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