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_2
쿨럭―
그녀의 입에서 검붉은 피가 쏟아져 나왔다.
온몸이 축 늘어지고 팔을 들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가까스로 붙어 있던 숨이 빠르게 멎어 가기 시작했다.
“그만…하십시오…. 재미…없습니다.”
그 순간, 혈마의 웃음이 뚝. 끊어졌다.
그녀를 내려다보는 그의 심드렁한 눈동자 속에서 검붉은 기운이 일렁였다.
“그러지 않아도 흥미가 떨어진 참이다.”
섬뜩한 기운이 검을 중심으로 휘몰아쳤다.
그 순간, 혈마의 검이 그녀의 몸을 베었다.
심장에서 시작하여 어깨를 가르며 검이 빠져나가는 것과 동시에 일화는 피를 토하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재미있었다. 제자야.”
덕분에 천하에서 남궁이 사라졌구나.
혈마가 흘리는 웃음소리가 서서히 허공으로 흩어졌다.
죽어 가는 그녀를 버려둔 채 돌아가는 뒷모습이 참으로 가볍고 홀가분한 발걸음이었다.
“쿨럭….”
멀어져 가는 혈마를 바라보던 일화의 눈동자에서 검붉은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어리석구나.’
참으로 어리석은 삶이야.
속아서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스승이라 부르며 따랐었다니.
자신은 어째서 이리도 어리석은 삶을 살아왔는가.
무엇을 믿고 그저 피밖엔 모르는 이의 뒤를 좇아 왔는가.
일평생을 혈마를 위해, 남궁을 쓰러트리기 위해 살아왔건만 그 끝에 남은 것은 믿고 따르던 이의 비웃음뿐이다.
돌아온 것은 비참한 죽음뿐이다.
남은 것은 그저 혈(血).
검붉은 피만이 온 세상을 물들였다.
제 손으로 죽인 남궁의 피 냄새가 원한과 같이 그녀를 둘러싼 채 맴돌았다.
그 혈향 속엔 일화, 그녀의 죽음도 있을 터였다.
풀썩.
일화의 몸이 힘을 잃고 쓰러졌다.
혈마의 수족이자 남궁을 무너트리기 위한 혈교의 소교주. 천멸검(天滅劍) 일화(一化).
혈마에게 놀아난 그녀의 삶은 그렇게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