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01)_2
눈이 마주치자, 미안하다는 눈치를 보내왔다.
설화는 옅은 미소로 답해 주었다.
고개를 돌리는데, 문득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제갈휘가 설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휘는 눈이 마주치자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짧게 고개를 까딱인 뒤 식사를 이어갔다.
‘제갈휘….’
이 다섯 세가 중 이전 생에 설화와 접점이 가장 없던 곳을 고르라면 제갈세가다.
살막과의 전쟁으로 힘이 약해진 탓에 워낙 방어적이었기 때문에 볼일이 없었다.
‘팽가와는 정반대였지.’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던 팽가와 달리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제갈세가.
그 덕분일까?
혈교는 제갈세가를 크게 견제하지 않았고, 설화가 죽을 때까지도 제갈세가는 건재했다.
팽 가주의 설화를 향한 애정 가득한 식사시간이 지나가고 이어서 다과상이 준비되었다.
저녁상과 같이 개인마다 준비되었다.
시비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한 사람씩 상을 놓을 때, 설화는 이상함을 느꼈다.
“….”
설화의 앞에 상을 놓는 시비의 손이 잘게 떨리고 있던 것이다.
설화의 시선이 낮게 가라앉았다.
설화가 당가진 쪽을 바라보았다.
당가진은 태연하게 제 옆에 앉은 모용가의 자제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언니? 무슨 문제 있어? 표정이 안 좋아.”
곁이 있던 화린이 설화의 변화를 알아차리곤 물어왔다.
설화는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차향이 좋네.”
“그치! 이거 청전차래. 호북에서 제일가는 명차라더라.”
화린이 차를 홀짝 마셨다.
설화도 자사호를 들어 제 잔에 차를 따랐다.
모락모락한 김이 올라오는 차는 검은빛을 띠는 흑차(黑茶)였다.
설화는 차의 향을 음미하며 차를 마셨다.
찻물을 잠시 입 안에 머금고 있다가 꿀꺽, 삼키며 당가진을 바라보았다.
설화가 차를 마시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인지, 당가진이 흠칫 놀라며 시선을 피했다.
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
달그락.
설화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러곤 따뜻한 자사호를 집어 자리에서 일어나 가주들이 있는 상석으로 향했다.
타박. 타박.
연회장에 모인 모든 이들의 시선이 설화를 따라 움직였다.
이야기를 나누던 가주들 역시 대화를 멈추곤 그녀를 바라보았다.
설화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본 팽엽명의 입가에 함박웃음이 번졌다.
설화가 가주들 앞에 섰다.
살짝 고개를 숙여 시선을 내리며 입을 열었다.
“허락하신다면, 오대세가가 함께한 이 기쁜 날에 존경하는 가주님들께 소녀가 차 한 잔씩 올려드려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