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02)_2
“내 기필코 이러한 짓을 저지른 이를 밝혀내어 네게 무릎 꿇고 사죄하도록 하마.”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청운도 이 일의 배후에 당가진이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터였다.
당가의 장손이기에 큰 벌을 주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다만, 설화의 앞에 반드시 무릎 꿇려 주겠다고 약속하고 있는 것이었다.
“잠시 나가 있거라.”
“이따 보자, 설화야.”
청운이 나가고 방 안엔 남궁무천과 설화만이 남게 되었다.
남궁무천이 방에 기막을 둘렀다.
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남궁무천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당가가 협조하지 않는 것 때문에 벌인 일이더냐?”
“….”
“초련이 그러더군. 반야초를 달라 한 사람이 너라고 말이다.”
남궁무천과 설화의 시선이 맞물렸다.
짧은 정적이 흐르고, 설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무천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네 몸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당가에게 약점을 지울 필요가 있었더냐? 당가가 과한 요구를 하였어도 무림맹을 세우는 것에 반하지는 아니하였다.”
그의 목소리엔 노기가 서려 있었다.
설화가 제 몸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일을 벌인 것에 화를 내고 있었다.
“고육지계(苦肉之計)란 본디 다른 방책이 없을 때에나 쓰는 법이다. 이번 일은 충분히 다른 방책이 있지 않았더냐.”
그의 분노엔 슬픔도 서려 있었다.
남궁무천은 가슴 아파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의도했던 일은 아니었어요.”
그 마음이 느껴졌기에, 설화는 더 이상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었다.
설화가 갈라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시비를 걸어온 것은… 당 공자가 먼저였어요. 결과적으로 차에 독을 타려는… 결정을 내린 사람도… 당 공자였고요. 때마침 당가의 협력을 끌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전 그 적대감을 이용한 것뿐…이에요.”
이유 없는 적대감.
그것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 줄 알기에 남궁무천은 입을 꾹, 다물었다.
제가 다칠 줄을 알면서 독을 마신 손녀에게도 화가 나지만, 그의 분노를 솟구치게 하는 것은 제 손녀가 받는 시선이었다.
4년 전, 본가에서도 아이가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던 편견과 날 선 시선.
그게 아이 탓이 아님에도.
그저, 제 집으로 아등바등 살아 돌아온 것뿐임에도.
그것을 비뚤어지게 바라보는 시선들에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하지만….”
설화가 시선을 내리깔았다.
“조급하게 생각하고 제멋대로 행동한 것도 사실이에요.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이번에야말로 무림맹의 첫걸음을 떼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남궁무천의 말대로 다른 방도도 있었을 텐데, 그 조급함 때문에 상대의 약점을 쥐어야 한다는 옛 습관이 나오고 말았다.
오랜만에 본가에 돌아와 지켜 줄 어른들이 있다는 데에 너무 안심했던 것도 같다.
이번 일은 혼난대도 할 말이 없었다.
남궁무천의 낮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제 손을 잡아 오는 거칠지만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설화야.”
설화가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무림맹을 세우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다. 하나, 내겐 그 무엇보다 네가 더 중요하다. 너의 건강과, 안위가 말이다.”
그의 눈빛은 한없이 인자하고 한없이 따뜻했다.
“다시는 이렇게 네 몸을 스스로 상하게 하지 말거라. 알겠느냐?”
혼을 내고 있지만 그의 말은 오로지 그녀를 사랑하는 진심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설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남궁무천의 투박한 손이 설화의 머리를 토닥였다.
“네가 이리 노력하여 만든 기회이니, 허투루 버려지지 않도록 내 힘써 부응하도록 하마.”
그의 입매가 부드러이 호선을 그렸다.
“이만 쉬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