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04)_2
마치 만리신투의 진법에 들어선 기분.
그리고 그것이 그저 기분 탓은 아닌지, 하늘이 점차 어두워지고 스산한 기운이 그녀의 주위를 둘러쌌다.
기운의 근원지에 가까워질수록 다듬어지지 않은 나무와 화초들이 즐비했다.
분명 조금 전까진 제갈세가의 장원을 거닐고 있었건만. 지금은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깨지고 엉망으로 이어지던 돌바닥 역시 어느새 흙바닥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주위는 고요했고, 안개는 더욱 자욱해졌다.
“….”
설화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의 앞에 작은 대문이 나타났다.
담도 없이 그저 홀로 서 있는 대문이었다.
대문의 뒤는 평범한 숲의 전경이었다.
숲 한복판에 문 하나가 우뚝 서 있는 셈이었다.
주위를 살피던 설화의 시선이 대문에 커다랗게 그려져 있는 문양으로 향했다.
잘그락.
설화가 품에서 옥패의 조각을 꺼내 두 조각을 맞춘 뒤 대문에 맞대어 보았다.
옥패의 문양과 대문에 그려진 문양이 일치했다.
‘여기다.’
옥패의 마지막 조각이 있는 곳.
심장이 쿵, 쿵, 뛰었다.
만리신투의 마지막 조각을 찾은 것도 벅차지만, 신의를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도 가슴을 뛰게 했다.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에 다가가는 순간.
“그곳은 들어가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
설화가 뒤를 돌아보았다.
누군가 다가오는 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했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소저께서 이곳으로 오시는 것을 우연히 보고 지나칠 수 없어 뒤를 따르게 되었습니다.”
남자가 정중하게 설화를 향해 인사했다.
“제갈휘라고 합니다.”
반듯하게 차려입은 의복과 기품이 느껴지는 반듯한 몸짓.
짙고 반듯한 눈썹과 흠잡을 곳 없이 반듯한 눈코입.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까지 더해진 제갈휘는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의 남자였다.
“오신 줄도 몰랐네요.”
제갈휘가 들고 있던 부채로 주위를 가리키며 대답했다.
“이곳에선 기척을 읽기 힘듭니다. 신경을 교란시키는 진법이 있어서요.”
“진법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진법에 대해 아십니까?”
“조금.”
설화가 대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너머엔 뭐가 있나요?”
제갈휘의 시선이 대문을 향했다.
“저도 모릅니다. 가 본 적이 없어서요.”
“한데 왜 못 가게 하시나요? 무엇이 있는 줄도 모르시고요.”
“그 너머가 위험하다는 것은 압니다. 맹독 안개가 자욱하다는 것도요.”
설화가 눈을 깜박였다.
독 안개라고?
“침입자를 막기 위한 장치이죠.”
“누가 막는데요?”
“진법을 만든 이.”
제갈휘가 부채로 제 턱을 톡, 치며 물었다.
“혹, 제갈세가의 미치광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신 적 있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