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08)_2
그로 인해 가문의 세도가 약해진다고 해도 결국 무림맹을 세우는 것이 곧 가문을 지키는 일임을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힘을 모아 맞서야 하는 적이 나타날 수도 있으리란 생각을 한다니.
설화는 재차 놀랐다.
‘살막과 싸워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일까?’
어느 날 갑작스럽게 등장한 살막주 혈살귀의 존재가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
혈살귀가 나타나기 전까진 살막은 다 죽어가는 세력이었으니까.
하루아침에 부활한 살막의 존재를 보고 언제든 강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달은 것이다.
“하니, 부디 맹의 결성을 이루어 주십시오, 소저.”
설화는 흔들림 없이 올곧은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그런 요청은….”
결코 떠보는 자의 눈빛이 아니었다.
맹 결성에 설화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부탁하는 눈빛.
“제가 아니라 제 할아버지께 말씀드려야죠.”
“그분은 함부로 만나 뵐 수 있는 분이 아니시지 않습니까.”
제갈휘가 빙긋 미소 지으며 말했다.
“소저께서 전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생각을 전혀 알 수 없는 묘한 미소였다.
유표 도장에게 무슨 얘기를 듣기라도 한 것일까?
하지만 유표 도장도 자신에 대해 그리 잘 알진 못할 텐데.
제갈휘는 어째서 자신이 맹 결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일까.
설화는 찝찝한 마음을 속으로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요.”
제갈휘.
이 남자에 관한 조사가 필요할 것 같았다.
* * *
“조심히 돌아가십시오.”
끈질기게 처소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제갈휘를 가까스로 떼어내고 설화는 그의 처소를 나섰다.
제갈휘는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그 탓에 설화는 이전에 알던 길을 조금 돌아서 만리신투의 진법으로 향해야 했다.
[그러고 보니 외당의 산책길을 따라 들어간 진법이었는데 내당으로 나왔구나.]― 진법에 내, 외당을 통하는 길이 있는 거지.
[흐음. 굳이 그리 한 이유가 무엇이려나.]외당에도 진법으로 통하는 길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은 제갈세가의 사람이 아니더라도 진법에 발을 디딜 수 있도록 설계한 것.
이무기의 의문대로 굳이 입구를 여러 개로 나눈 데엔 분명 이유가 있을 터였다.
“!”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두 사람 정도의 인기척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설화는 그림자 속에 몸을 숨겼다.
“아, 글쎄. 남궁세가 아가씨가 우리 도련님을 좋아하는 게 맞다니까 그러네? 그게 아니면 왜 이리 급하게 찾아왔겠어!”
“화산에 가는 길에 들른 거라잖아. 정말 볼일이 있어 지나가는 길에 들른 걸 수도 있지, 뭐.”
“볼일은 무슨 볼일? 회동 때 분명 무슨 일이 있었다니까―”
순찰을 도는 제갈세가의 무사들이 지나갔다.
그림자 아래에서 나온 설화는 어느새 검은 무복 차림으로 바뀌어 있었다.
잠시 멀어지는 무사들 쪽을 바라보던 설화의 신형이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