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11)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08화(211/319)
가면이 서서히 벗겨지고 앳된 여인의 얼굴이 드러났다.
무심히 그 광경을 바라보던 제갈명의 눈이 크나큰 충격으로 물들었다.
“…여인이었소?”
아니, 여인인 것도 놀랍지만 대체 몇 살인 것인가? 몇 살이기에 저리도 어려 보인다는 말인가.
제갈명의 충격 어린 반응에도 설화는 태연하게 지법으로 목소리를 되돌리고 그를 마주하였다.
“여인인 게 중요합니까?”
역시나 앳된 목소리.
할 말을 고르지 못한 채 입술을 벙긋거리던 제갈명이 한 박자 느리게 되물었다.
“사도련주라는 말은 거짓이었소?”
“거짓이 아닙니다.”
설화의 팔에서 이무기가 스르륵 빠져나와 탁자 위를 가로질러 제갈명에게 다가갔다.
제갈명이 흠칫 놀라며 탁자 위에 놓았던 손을 내렸다.
붉은 눈을 가진 검은 뱀.
“사도련주가 뱀을 키운다는 것은 알고 계시겠죠. 은둔한다고 하여 눈과 귀를 닫으시지는 않은 듯싶으니.”
제갈명이 긴장한 얼굴로 설화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주위엔 어느새 검고 짙은 공력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검은 공력과 검은 뱀.’
그리고 검은 가면.
흑암 그 자체라고 불리는 남자.
무영마신의 상징이 아닌가.
‘그 무영마신이 여인이었다고?’
그것도 이리 어린?
“어찌….”
“여인이어서 놀라신 겁니까, 어린 나이에 놀라신 겁니까?”
“둘 다요.”
“그렇군요.”
“정말….”
“맞습니다. 사도련주. 원하신다면 사도련의 본거지를 구경시켜 드릴까요?”
“…괜찮소.”
사실 제갈명에겐 믿기지 않아도 믿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이 진법은 화경의 공력을 지닌 자가 아니면 들어올 수 없다.’
그 말은, 눈앞의 여인이 적어도 화경의 고수라는 것이고….
‘설마…!’
사도련주가 반로환동한 고수라는 소문이 사실이었나?
소문으로만 듣던 반로환동이 정말 가능하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보이는 것만으론 나이를 가늠할 수 없겠지.’
그래. 무림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무릇 지혜로운 자는 어떤 상황에도 의연할 수 있어야 하는 법.
“추태를 보였소. 당신이 여인이라고 무시하는 것은 아니었소. 무례를 용서하시오.”
“괜찮습니다. 그보다,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하시죠.”
하던 이야기?
“제가 백도의 사람이라면 저를 따라 주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랬소만?”
설마 가면 하나 벗은 것으로 백도인이라 주장하려는 것인가?
사도련주나 되는 사람이?
타악-
설화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하오문주에게 정체를 드러낼 때 보여 주었던 것과 같은 남궁설화의 각패였다.
“남궁세가의 장손녀, 남궁설화. 제갈세가의 어르신께 인사드립니다.”
설화가 제갈명을 향해 다시금 포권을 취해 정중히 인사했다.
사도련주가 아닌 남궁설화로서 타 세가의 어른께 드리는 인사였다.
제갈명의 미간이 비뚜름하게 휘어지고, 진한 눈썹이 꿈틀거렸다.
한참 보고 있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제갈명은 보고 있음에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받아들이지 못하는 쪽이려나.
“제갈세가엔 침입자를 막는 수많은 기관진식과 진법이 있습니다. 제가 어찌 작은 소란 없이 이곳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덜컹-!
설화의 말이 이어지며 차차 상황을 직시하던 그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남궁설화!’
오늘 낮, 남궁세가에서 방문인이 찾아왔다.
남궁설화와 그녀의 일행.
용건은 제 조카인 휘를 만나는 것이라 하였지만….
“애초에… 나를 찾아오는 것이 목적이었소?”
“줄곧 찾아다녔으니까요.”
만리신투를.
제갈명의 손이 잘게 떨렸다.
사도련주가 남궁설화다. 남궁설화가 흑도의 수장 사도련주. 무영마신.
하면, 반로환동한 노 고수가 아니란 말이지 않은가?
“나, 나이가 어떻게 되시오?”
“올해로 열여덟입니다.”
제갈명의 입이 떡, 벌어졌다.
“제갈공명도 이립(而立_30세)에 가까운 나이에야 천하로 뛰어들었을진대!”
“약관(弱冠_20세)이 되기 전부터 이미 두각을 보였다고 압니다.”
하나, 이건 두각을 드러내는 정도가 아니지 않은가!
열여덟에 화경이라니, 사도련주라니!
“그거 아시오? 이 진법은 화경의 문턱을 넘은 이들만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소!”
화경이 되지 못하는 이들은 진법을 발견조차 못한다는 것이다.
“아.”
설화가 낮게 탄식했다.
그래서 경비를 세워두지 않았구나.
화경의 경지에 오른 이들은 독 안개에 잠시 발을 디뎠다고 하여도 죽지 않을 테니까.
“하나, 남궁설화로서의 저는 아직 초절정의 경지밖에 닿지 못하였으니 이 사실은 숨겨 주셔야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오?”
남궁설화로서는 초절정이라니?
설화가 이무기의 공력을 갈무리하고 남궁의 공력을 발출하자, 붉지만 맑은 기운이 그녀의 주위로 흘러나왔다.
“!!”
제갈명의 표정이 큰 충격으로 물들었다.
이건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다.
두 개의 공력이라니. 한 사람이 두 가지의 공력을 몸에 담고 있다니!
탁자 위의 뱀이 쉭쉭 소리를 내며 몸을 흔들었지만, 오로지 설화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제갈명의 눈에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이 자는 대체….
‘사람이 맞는가?’
“이제 약조를 지키시겠습니까?”
설화가 제갈명에게 재차 물었다.
두 개의 보물을 찾아 시험을 통과하였고, 세 번째 조각 역시 밝혀냈으며, 엄연한 남궁의 성씨를 가진 백도 정파의 직계 핏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