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12)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09화(21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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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명의 약조가 끝나고 두 사람은 자리에 마주 보고 앉았다.
다시금 따끈한 차가 놓이고, 이전보다 한결 부드러워진 분위기 속에 이야기를 이어갔다.
설화는 줄곧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화경의 고수들만이 볼 수 있는 진법이라면, 진법에 들어와 죽었다는 제갈세가의 무사들 이야기는 뭔가요?”
“휘가 그리 말하였습니까?”
“맞아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진법 때문에 죽은 이는 없습니다.”
그 말은 즉, 제갈휘가 거짓말을 했다는 건가?
‘거짓은 말하지 않았다면서.’
뻔뻔한 얼굴로 잘도 속였구나.
“다만….”
“?”
“휘가 주군께 꽤 호의적인 모양이군요.”
“왜죠?”
“진법의 독 안개 때문에 무사들이 길을 잃고 헤매다 죽었다는 이야기는 제갈가 내의 괴담이설 같은 겁니다. 어린아이들을 진법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하려고 지어낸 소문이지요.”
늦은 밤 돌아다니면 요괴가 잡아간다든가 하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사실이 아니라고 알려 주진 않으신 건가요?”
“괴담은 괴담일 뿐이지요. 진작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근데 왜….”
제갈휘는 그렇게 진지하게 얘길 한 거지?
무사들이 죽었다는 얘기를?
“휘는 유독 철석같이 믿고 무서워하는 아이였습니다. 어느 날은 진법을 드나들던 중 우연히 마주쳤는데, 아이가 돌처럼 굳더군요.”
무사들을 죽음으로 내몬 미치광이가 제 숙부라는 사실은 어린아이에게 크나큰 충격이었다.
“오해를 풀어 줄 생각은 안 하셨고요?”
“몇 번이나 아니라고 말하였지만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두었지요.”
[그래서 그 제갈 녀석, 어릴 때 들은 괴담을 아직까지 굳게 믿고 있다는 말이냐?]그런 것 같은데.
[그렇게 안 봤는데, 멍청한 녀석이었군.]“순진하군요.”
“좋게 말하면 그런 셈입니다. 어찌 되었든 남에게 시시콜콜한 얘기는 잘 하지 않는 아이인데.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는 건, 주군께서 다치지 않길 바라서일 것입니다.”
제갈휘는 나름대로 거짓말은 하지 않은 셈이었다.
‘이제야 앞뒤가 맞네.’
만리신투가 제 가문의 사람을 죽인 것도 이상했고, 보초를 서지 않는 것도 이상했는데.
이제야 전부 이해되었다.
그리고 이제야 깨달았다.
‘문제는 제갈휘였구나.’
알면 알수록 이상한 사람이잖아?
다 큰 남자가 어린 시절에 들은 이야기를 믿고 있어?
어찌 되었든 의문은 전부 해결되었으니 속은 시원했다.
“저 역시 궁금한 것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물어보세요.”
“사도련주의 모습으로 찾아오신 연유가 무엇입니까? 저를 사도련의 책사로 쓰려 하셨던 것입니까?”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비록 신분을 숨긴 몸이지만, 가면 뒤에 있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이 많거든요.”
설화와 사도련의 관계는 남궁가의 사람들마저 모르고 있다.
설화가 사도련주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천하에 열 명이 채 되지 않고.
“지금 당장 남궁설화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아요. 나이가 어리니 능력을 인정받기 쉽지 않고, 전면에 나서기가 쉽지 않죠.”
이 외양으로 사람을 이끄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제갈명조차 가면을 벗자마자 여인이라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놀라지 않았는가.
강호는 성별과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지만 사람의 편견은 생각보다 견고한 것이다.
“전 공과 편견 없이 마주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다시 한번 아까의 무례를 사과드리겠습니다.”
“괜찮습니다.”
“하면, 저는 이제 사도련 쪽에 속한 자가 되는 것입니까?”
설화가 고개를 저었다.
“흑도를 이리도 싫어하시는 분을 흑도의 본거지로 보낼 수는 없죠. 마침 공께서 해 주셨으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제갈명의 눈빛이 번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