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17)_2
승려가 무슨 일이냐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안 가세요?”
“예?”
“언제까지 거기 서 계실 건가요?”
“아.”
승려가 제 발치를 내려다보며 머쓱한 표정으로 뒷목을 긁적였다.
“시주를 보필하라는 명을 받아서 말입니다. 시주께서 이곳의 생활이 어려우실 테니 곁에서 도와주라고 하셨습니다.”
“아.”
소림사에 시비가 어디 있겠는가. 승려가 세가자제의 시중을 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더군다나 세가의 사람을 손님 취급조차 하지 않는 소림사에서 자신을 챙겨 줄 리는 없고.
남은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감시하라고 붙여놓은 거구나.’
“법명(法名)이 어떻게 되시나요?”
“예?”
“앞으로 자주 뵐 것 같은데, 법명은 알아야 할 것 같아서요.”
“아, 제 소개를 제대로 하지 않았군요?”
승려가 설화를 향해 재차 반장하며 허리를 숙였다.
“소림사 이대제자 혜언(慧彦)이라 합니다.”
“남궁설화예요. 잘 부탁드려요, 혜언스님.”
이대제자라.
소림사의 이대제자들은 설화보다 조금 많지만 그리 큰 차이는 나지 않는 나이대의 승려들이었다.
그래도 삼대제자를 붙여 주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식사 후에 소림사를 둘러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아, 그것이….”
“어렵나요?”
“시주께서 가 보실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연공기간이라서요. 계율상 외부인을 금하는 곳이 많습니다.”
“나한전(羅漢殿)은 멀리서라도 볼 수 있을까요? 소림사 십팔나한(十八羅漢)의 위명이 워낙 대단하니, 직접 보고 싶어서요.”
“그것이…. 나한전은 본래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고 있습니다만….”
“하면 조사전(祖師殿)은요? 여기까지 왔으니 소림사의 선조께 인사를 드리는 게 예의이지 않을까요?”
조사전은 소림사 선대 고승들의 유골과 유품을 모아둔 곳이다.
선대에게 인사를 드린다는 핑계로 조사전에 가서 주위를 살펴볼까 하였지만.
“아, 그곳은 본사의 제자들도 출입이 금해진 상태여서 말입니다….”
이번에도 대답은 불가였다.
계속해서 안 된다고 하는 것이 민망한지 혜언이 목뒤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내사(內寺)는 어렵다고 생각하시면….”
“그럼 전 어딜 갈 수 있나요?”
혜언이 퍼뜩, 검지를 세우며 자신 있게 대답했다.
“외사(外寺)에 위치한 연무장은 가 보실 수 있습니다.”
설화의 표정이 일순 밝아졌다.
“정말요?”
가장 민감할 줄 알았던 연무장을 열어 준다고?
“예. 시주께서도 수련을 하신다면 연무장의 위치를 아셔야 하니 식사 후에 가 보시지요.”
“네. 좋아요.”
설화의 입가에 드디어 미소가 번졌다.
안 그래도 가장 가 보고 싶었던 곳이었기에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연공 기간에 연무장 개방이라.’
이건 자신감일까, 자만일까?
다른 꿍꿍이라도 있는 걸까?
‘가 보면 알겠지.’
무슨 이유든 무림의 정상이라 불리는 북숭소림(北崇少林)의 연무장이다.
어찌 무인의 가슴이 떨리지 않을 수 있을까.
설화는 설레는 마음으로 수저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