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19)_2
항상 무시해 오던 세가에 이런 무재가 있다는 것은.
세가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이, 오히려 문파의 눈을 가리고 판단력을 흐리고 있는 셈이었다.
혜언은 확신했다.
문파들이 이대로 자만을 버리지 못하면 분명 언젠가 크게 봉변당할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 * *
자박. 자박.
누군가의 걸음이 가까워졌다.
거대한 불상을 향해 앉아 불공을 드리던 계율원주 법선이 감고 있던 눈을 지그시 떴다.
그의 눈앞에서 향이 은은한 연기와 함께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래. 어떠하더냐?”
법선은 불당에 들어선 이가 누구인지 돌아보지도 않은 채로 물었다.
그 물음에 들어선 이가 법선에게로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다름 아닌 혜언.
남궁설화의 곁에 붙여 놓은 승려였다.
“강했습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너와 남궁의 아이가 비무하는 것을 보았다.”
“보셨습니까?”
“힘을 숨기고 있더구나.”
“!”
혜언의 표정이 충격으로 물들었다.
남궁 소저와의 비무에서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
자신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계율원주께서 모르실 리는 없으니, 힘을 숨긴다고 말한 이는 자신이 아닌 남궁 소저라는 말이다.
“남궁 소저의 경지는 저와 같았습니다. 비무의 경험에서 저를 앞섰을 수는 있으나, 다시 맞붙는다면 필시….”
“이기지 못할 것이다.”
“!”
“그 아이를 같은 경지로 본 것이 네가 그 아이보다 약하다는 방증이니라.”
혜언은 법선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남궁 소저가 강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자신보다 아주 조금 더 강할 뿐, 만일 다시 비무를 치른다면 이길 자신이 있었다.
한데 자신이 약하다니?
“그 아이의 경지는 최소 초절정에 이르렀다.”
“…예? 그, 그 정도면 본사 사대금강(四大金剛)에 필적할 실력이 아닙니까?”
“사대금강은 아니더라도 감원(監院) 정도는 되겠지.”
혜언의 입이 벌어졌다.
감원은 방장을 호위하는 팔대호원(八大護院)의 장들에게 붙여지는 호칭이다.
방장의 호위인 만큼, 소림사의 정예 중의 정예인 이들.
우연히 비무를 나누었던 남궁세가의 여식이 그런 이들에게 비견될 고수였다니?
“방장스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니 틀리진 않을 것이다.”
“!”
소림사의 방장 법공은 천하 10대 고수 중 하나인 화경의 경지에 오른 고수다.
그러한 방장의 말이니 틀릴 리 없었다.
“하나, 방장 스님께서도 그 아이가 숨기고 있는 힘의 정도는 예상하지 못하셨지.”
법선이 조금 전 혜언과 남궁설화의 비무를 떠올렸다.
남궁설화가 휘두른 검의 붉은 공력.
‘그들’의 힘과 어딘가 비슷한 듯 보이지만, 그건 분명한 남궁세가가 자랑하는 창천(蒼天)의 공력이었다.
“남궁소저가 정말 ‘그들’과 연관이 있겠습니까? 제가 보기엔 그러한 낌새는 전혀….”
“혜언아.”
“예, 스님.”
법선이 살짝 고개를 틀어 혜언을 돌아보았다.
그의 눈빛엔 어느새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그들이 얼마나 치밀하고 간교한지 벌써 잊은 것이냐.”
“…잊지 않았습니다.”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오랜 시간 믿고 의지하던 사형제들을 한순간에 잃은 사건이 아니었던가.
“이는 우리 소림사뿐만이 아닌 중원의 사활이 걸린 일이다. 결코 소홀히 여기지 말거라.”
“예. 스님. 명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