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22)_2
도량의 표정은 도리어 차갑게 굳었다.
“유표 도장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악의는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해 두마.”
“그건 무엇을 원하시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설화의 도발적인 대답에 도량의 주위로 공력이 은은하게 피어올랐다.
유표와 대치할 때는 내보이지 않던 공력을 끌어올렸다는 것은 설화를 얕잡아 보고 있다는 뜻.
“이건 어떠세요? 비석이 아닌 스님과 제가 장을 맞대어 보는 거예요.”
도량의 눈썹이 꿈틀, 떨렸다.
“너와 내가 힘을 겨루어 보자는 말인가?”
그의 입매가 참지 못하고 비뚜름하게 휘어졌다.
그가 조금은 즐겁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자신감이 다소 과한 듯싶구나.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하다.”
“그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내 손으로 검황의 손녀를 해하고 싶진 않다. 하니, 이건 어떠한가?”
도량이 손을 펼쳐 누군가를 가리켰다.
혜언이었다.
“혜언이 네 상대가 되어줄 것이다. 혜언의 무공은 본사에서 손에 꼽히는 축이니 섭섭지 않을 것이다.”
설화가 혜언을 바라보았다.
도량이 자신을 가리킬 때부터 놀라 있던 혜언은 설화의 시선에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도량에게 말했다.
“사, 사부님. 저는 어제 이미 남궁 소저와의 비무에서 졌습니다.”
“음?”
“저는 남궁 소저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소, 소저께서도 저보다 강한 이와 실력을 겨루어 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어색하게 하하, 웃으며 하는 말에 설화의 시선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내 경지가 본인보다 높다는 걸 알고 있다.’
역시, 경지는 속이지 못했구나.
하긴, 화경의 고수의 눈을 어떻게 속이겠는가. 남궁무천도 보자마자 알았는걸.
하지만 이 상황에선 혜언이 자신의 경지를 알고 있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설화는 혜언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역시 혜언 스님보단 도량 스님과 힘을 겨루어 보고 싶어요. 걱정하시는 만큼 제가 다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자신감이 지나치면 자만이라 하였다.”
“만일 제가 다치더라도 소림사엔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약조해 드릴게요. 스님께서도 약조해 주실 수 있나요?”
“내가, 다칠 경우를 가정한 말인가?”
“네.”
도량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그 순간, 그의 시선이 문득 뒤를 향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승려들이 있는 방향이었다.
도량의 미소가 서서히 옅어졌다.
설화를 흘낏 바라본 그가 이내 웃음기가 전부 사라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좋다. 그리하지.”
“약조는요?”
“어떤 일이 벌어져도 네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약조하마.”
설화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연무장의 중심으로 향했다.
유표가 두 사람 사이에 섰다.
“대련의 방식은 장(掌)이다. 단 일(一) 장으로 힘을 겨루어 본인이 서 있는 자리에서 더 많은 걸음을 물러난 쪽의 패배다. 두 사람 다 불만 없겠지?”
단 일 장의 합.
방식은 장으로 상대하는 것이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이 대련은 공력을 겨루는 싸움이 될 것임을.
그렇기에 도량은 자신 있었다.
내공이란 자고로 오랜 시간을 수련할수록 쌓이는 법이고, 자신은 눈앞의 치기 어린 세가의 아이보다 적어도 20년은 더 수련했을 테니까.
‘자만심만 앞세우는 어린 중생이여.’
이참에 무림의 질서를 가르쳐 친히 바른길로 이끌어 주마.
그것이 무림 선배로서 까마득한 후배를 위하는 태도이기도 하니.
후우우욱―
유표가 뒤로 물러나기 무섭게 도량이 마보자세를 취한 뒤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어 대련을 준비했다.
그의 몸을 단단하게 받치고 있는 하체는 혜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두껍고 우직했다.
‘통나무 같네.’
그 놀라운 허벅지를 경이롭게 바라보던 설화는 한 박자 늦게 자세를 잡았다.
― 이무기.
[음.]― 천근추(千斤錘)를 쓸까, 하는데.
[…그런 것도 할 줄 아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