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23)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20화(223/319)
천근추(千斤錘).
하체에 공력을 실어 몸의 중량을 무겁게 하는 무공의 일종이다.
무공에 있어 중심을 지키는 것은 생명과도 같은 일.
천근추는 불안정한 하체의 중심을 잡아 주는 것은 물론이고 때론 공격에 무게를 실어 위력을 높일 때에도 사용한다.
무공의 이름이 천근추일 뿐, 공력의 운용력과 양에 따라 천근이 될 수도 만근이 될 수도 있는 무공.
― 지켜보는 눈을 속일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가능하다는 얘기네.
[고얀 것.]솔직하게 설화는 도량의 저 건장한 신체를 맨몸으로 이길 자신은 없었다.
다만, 무공을 사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초절정 고수인 도량의 장을 버텨 내려면 이무기의 도움을 조금 받아야겠지만.
“천하공부출소림(天下功夫出少林)이라는 말을 아는가?”
준비 자세를 취한 도량이 짐짓 근엄한 목소리로 물었다.
“근래 들어 자주 들었습니다.”
그 말을 소림사 승려의 입에서 듣게 될 줄은 몰랐지만.
“그 말 그대로다. 천하의 무공은 소림에서 시작된 바. 남궁세가의 무공 역시 다르지 않다.”
세가에서 익힌 무공으로는 자신을 이기지 못할 것이란 은근한 압박이었다.
이쯤 되니 설화는 이 대련에서 지고 싶지 않아졌다.
그것이 장이든, 공력이든, 말이든.
“그거 아세요?”
“무엇을?”
“천하가 어지러운 시대, 도망친 적국의 장수들과 부랑자들, 쫓기던 도적들이 몸을 숨기기 위해 소림사로 들어왔다고 하죠.”
“…!”
“그들이 소림사에 무공을 전해 주었고, 그 무공이 발전하여 현 소림사의 무학을 세운 셈이니….”
설화가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소림사가 자랑하는 천하공부출소림(天下功夫出少林)이란 곧….”
“갈(喝)!”
도량이 설화의 말을 가로막았다.
“어디서 들은 허튼 소문으로 본사를 능멸하려 하는가! 이곳이 소림사의 본전 앞임을 잊은 것인가!”
“본가의 무공을 무시한 것은 스님이 먼저이지 않으셨습니까?”
“본승은 사실만을 이야기한 것이거늘!”
“하면, 스님께서 천하공부출소림을 언급하신 연유가 무엇에 있단 말입니까?”
도량의 눈썹이 꿈틀, 떨렸다.
콰아아아―
도량에게서 일순, 황금빛 공력이 폭발하듯 발산되었다.
혜언이 보여 준 공력과는 차원이 다른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옳다. 네가 뜻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하니 내 몸소 알게 해 주마. 오늘의 깨달음을 뼈에 새기거라.”
설화는 거침없이 쏟아지는 도량의 공력을 가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초절정의 극에 가까운가?’
소림사의 일대제자이면서 계율원주의 제자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후우우우욱―
설화의 주위에도 붉디붉은 공력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도량과는 다르게 바로 선 채로 공력을 발산한 모습은 마치 불구덩이 속에 서 있는 모양새였다.
그 모습을 본 도량의 표정이 설핏, 굳었다.
‘저 아이 역시 초절정의 경지라고?’
혜언과 달리 설화의 경지에 관한 이야기는 듣지 못한 도량은 당황했다.
겉보기엔 앳된 모습이 남아 있어 어린 줄로만 알았는데, 초절정의 경지라니?
‘방장 스님께서 이 아이와 대련하라 하신 이유를 알겠군.’
조금 전, 도량이 설화의 대련 제안을 거절하려 할 때 별안간 방장 법공의 전음이 들려왔다.
남궁설화와 힘을 겨루어 보라는 명이었다.
방장 스님의 말만 아니었다면 남궁설화의 제안을 받아들일 일은 없었지만.
‘재미있군.’
믿는 구석이 있었던 건가.
‘하나.’
천하의 무공이 소림에서 나왔다는 말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소림의 무학은 천하를 아우르는 금강(金剛)의 무학.
‘그 의미를 똑똑히 알려 주마.’
후우우우우―
도량의 오른손으로 황금빛 공력이 빨려들 듯 빠르게 모여들었다.
그가 오른발을 구르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연무장 전체가 울렸다.
“하아압!”
거대한 힘이 그의 오른 장에 실렸다.
도량이 택한 장법은 금강의 정신을 담은 대력금강장(大力金剛掌).
화악―!
설화는 제게 쏟아지듯 덮쳐오는 도량의 장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마치 황금의 용이 자신을 잡아먹기 위해 짓쳐오는 듯한 느낌.
확실히, 소림의 무공은 강하다.
무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진 곳, 소림사.
천하의 무공이 소림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말 역시 설화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였다.
소림이 있기에 지금의 무림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하나.
“범으로부터 창안된 무공이라 하여 범을 이기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후우욱―
설화의 공력이 그녀의 오른손으로 모여들었다.
휘몰아치는 바람이 그녀의 옷자락과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붉은 기운에 담긴 뇌(雷)의 공력이 공기를 찢듯 번쩍였다.
“시작은 소림이었을지 모르나 그 끝이 어디가 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지요.”
설화를 중심으로 휘몰아친 바람은 점점 더 거세져 그녀를 중심으로 작은 폭풍을 일으켰다.
도량의 장이 그녀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황금의 용이 설화를 잡아먹을 듯 아가리를 쩍- 벌리는 순간.
후우우우우―
설화는 도량의 뒤편, 멀리 떨어진 전각의 지붕 위에서 두 사람의 대련을 지켜보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직접 물으시지요. 이런 유치한 장난은….”
휘몰아치던 바람이 응축되듯 작아져 설화의 손바닥 끝에 모였다.
하늘의 기운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내지르는 남궁세가의 장(掌).
천풍장(天風掌)이었다.
“재미없습니다.”
콰앙―!
마침내 두 힘이 부딪혔다.
그 소리는 마치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진 것 같은 굉음을 동반했다.
소림사의 제자들 중 몇몇은 괴로운 표정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그러나 부딪혔다 하여 끝난 것은 아니었다.
콰콰콰콰콰콰―!!
황금빛의 공력과 붉은빛의 공력이 맹렬하게 맞부딪쳤다.
두 힘은 절대 밀려나지 않겠다는 듯 거친 기세로 서로를 밀어붙였다.
콰아아아!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거센 바람이 휘몰아쳤다.
누가 우세인지, 열세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한 격돌이었다.
하지만 그 힘의 중심에 선 자들.
도량과 설화의 사정은 달랐다.
‘이, 이게 무슨…?!’
힘을 부딪히는 순간, 도량은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남궁설화가 발산한 공력은 자신과 엇비슷했고, 공력에서 밀리지 않는다면 이 싸움은 외공이 우세한 자신의 필승이어야 했다.
분명 그래야만 했는데.
드득, 드드득….
도량이 믿을 수 없는 얼굴로 제 발을 내려다보았다.
자신이 디딘 땅이, 자신의 발이 밀려나고 있었다.
발을 잘못 구른 것일까?
힘이 부족하였나?
‘아니. 전부 아니다.’
밀려나는 힘에 상석이 깊이 패고 있지 않은가.
자신이 땅을 잘못 디뎠다면 땅이 팰 일은 없다.
그 말은 즉.
‘이 내가… 밀리고 있다는 것인가?’
도량은 생각을 이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