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25)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22화(225/319)
설화는 혼란스러웠다.
소림사가 혈교의 간자들을 색출했다는 것도, 그 과정에서 교전이 있었다는 것도.
소림사가 혈교가 발호하기 전부터 혈교의 존재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는 것도.
이전 생에도 이러한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이번 생에 자신의 개입으로 변한 일 중 하나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어느 쪽이든 가능성은 충분하다.
‘소림사라면 충분히….’
10대 고수가 두 명이나 있는 문파가 아니던가.
혈교의 간자들이 소림사 내에서 무언가를 벌이려 했다면, 수상함을 눈치채기란 충분히 가능하다.
이전 생에도 대환단은 사라졌고, 소림사 역시 사라진 대환단의 행방에 관해 조사했을 테니까.
‘우선 침착하자. 이전 생에 없었던 일이라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어.’
지금부터 알아보면 되는 거야.
“어떻게 아신 건가요? 소림사에 간자가 숨어 있다는 것을요.”
“자네, 알고 있군.”
“…네?”
“그 힘은 숨기고자 한다면 화경의 고수의 눈도 속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네.”
“!”
설화는 아차, 싶었다.
화경의 고수마저 숨길 수 있다는 말은, 설화가 이 순간 법공의 눈을 속이고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설화는 공기가 빽빽해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법공에게서 흘러나온 고강한 공력이 방장실을 가득 채웠다.
“나는 자네의 말이 사실이길 바라네.”
소림사의 제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세력.
화오루.
“자네가 본사에 방문한 것이 공교롭게도 시기가 맞물린 것이길 바라.”
봉문한 소림사에 나타난 전 소루주.
‘내가 봐도… 의심스러울 만한 상황이긴 하네.’
본래 소림사의 방장을 만나면 녹옥불장을 찾는 일을 도와주겠다고 말하고 무림맹의 협력을 요구할 생각이었는데.
‘이래선 녹옥불장 이야기를 꺼낼 수도 없겠는데.’
이 상황에서 녹옥불장이 사라진 걸 안다고 밝히면 의심을 키우는 일밖엔 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 의심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설화의 대답과 동시에 방장의 뒤편 탁자에서 무언가가 두둥실 떠올라 두 사람이 마주 앉은 탁자 위에 내려앉았다.
봉해진 서신이었다.
“이게 뭔가요?”
설화가 모른 척 물었다.
“자네와 나의 오해를 풀어 줄 방법이라고 해 둠세. 그리고 자네의 물음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도 있네.”
‘내 물음에 대한 답?’
소림사에 간자가 숨어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냐는 물음을 말하는 걸까?
“우리 소림사의 힘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아는가?”
“오랜 역사 중에 쌓여온 방대한 무학 지식이 그 원천 아닌가요?”
소림사의 장경각(藏經閣)에는 수많은 비급과 무공 서책이 쌓여있다고 한다.
가장 오랜 시간 무림에서 존재한 만큼, 수많은 정보와 지식이 흘러 들어온 것이다.
“그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본사의 유산이네. 하나, 실질적인 힘은 다른 곳에 있네.”
“다른 곳이요?”
“숭산(嵩山)일세.”
숭산.
소림사가 위치한 이곳이 바로 숭산이다.
“소림사의 주위엔 암자(庵子)가 많이 있네. 일선에서 물러난 원로 스님들께서 머무르시는 곳이지. 그분들은 여전히 건재하시다네.”
소림사 주위로 넓게 포진한 암자.
그곳에 사는 일선에서 물러난 소림의 승려들.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여 무공 수련을 그만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연마한 무공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만일 소림에 큰일이 생겼을 경우 그들은 지체 없이 뛰어나와 소림사에 큰 힘이 되어줄 터였다.
그 수는 다른 세가나 문파에서 헤아릴 수 없으니, 그야말로 소림의 숨겨진 저력이라 할 수 있었다.
“그중 한 분께 이 서신을 가져다드리고 답신을 받아오게. 그것으로 자네를 신뢰하겠네.”
설화가 탁자 위에 올려진 서신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이것은 소림사의 마지막 시험이었다.
자신이 혈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증명하는 마지막 시험.
무림맹을 세우기 위해 소림의 협력을 얻어야 하는 설화로선 거부할 수 없는 선택지였다.
바스락.
설화가 서신을 집었다.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다.
‘이게 소림에서 혈교 간자들을 밝혀낸 방법에 대한 답도 된다는 거지.’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서신을 받을 이에게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이 있다는 것.
“누구에게 가져다드리면 되나요?”
“목적지는 혜언이 안내해 줄 걸세.”
“위험한 일인가요?”
“자네가 그들과 긴밀한 연관이 없다면, 절대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겠네.”
그렇다면 더는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서신을 집어 품에 넣었다.
“내일 아침에 다녀오겠습니다.”
법공이 고개를 끄덕였다.
설화가 이만 돌아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였다.
“소승은 검황의 뜻에 동의하네.”
“…네?”
설화가 놀라서 법공을 바라보았다.
법공은 속 모를 미소만 띤 채 부동의 자세로 앉아 있을 뿐이었다.
무슨 말이라도 더할까, 싶어 바라보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설화는 법공에게 정중히 포권한 뒤 방장실을 나왔다.
건물을 나오니 혜언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미타불. 방장 스님과 이야기는 끝나셨습니까?”
“네. 도량 스님은 괜찮으신가요?”
“깨어나셨습니다. 곧바로 움직이실 만큼 건강하시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행이네요.”
역시, 그 몸이면 큰 문제는 없을 줄 알았지.
부러진 곳도 없다니 다행이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 법공마저 크게 다쳤다면 소림사의 분위기가 더 안 좋아졌을 거야.’
힘 조절하길 잘했다.
설화는 혜언의 인도를 받으며 처소로 돌아갔다.
“아, 도량 스님으로부터 전언(傳言)이 있었습니다.”
“무어라 하시던가요?”
“도량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나는 용추지지(用錐指地)로다’라고 하셨습니다.”
“…!”
용추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