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28)_2
“그럼 푹 쉬어!”
그러곤 말릴 새도 없이 짐을 든 채로 어디론가 달려갔다.
딱 보아도 숲에 노숙하러 가는 모양새였다.
‘내가 해도 괜찮은데.’
노숙은 익숙하다. 이전 생에도 많이 해봤고.
하지만 어디로 가 버렸는지 모를 유강을 다시 찾아오기가 더 어려울 것 같았기에 내버려 두기로 했다.
‘어차피 하루니까.’
빠르게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설화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내일은 답신을 받아 소림사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 * *
여느 때와 같이 근처에서 새벽 수련을 마치고 오니 나갈 땐 없었던 유강이 돌아와 있었다.
“왔어?”
설화를 발견한 그가 밝은 얼굴로 인사했다.
설화는 마루에 털썩 주저앉아 땀을 닦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뭐해?”
“나물 좀 캐러 가려고. 아, 거기 있는 거 먹어. 아침이야.”
마루 한편에 주먹밥 몇 개가 놓여 있었다.
설화는 그중 하나를 집어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주먹밥을 우물거리는 그녀를 보며 유강이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렸다.
“맛있어?”
“응.”
어제부터 느낀 거지만 음식 잘하네.
“두 개 먹어도 돼?”
“다 먹어도 돼.”
“스님 건?”
“아….”
유강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스님… 나가시던데…? 답신 못 받았어?”
설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새벽 수련에 나갈 때만 해도 방 안에 계신 것 같았는데?
“어디 가셨는데?”
“몰라….”
“언제 오신다는 말씀 없으셨어?”
“말씀… 안 하시니까….”
아, 묵언 수행.
“근데 보통 점심 조금 지나면 돌아오셔. 안…오실 때도 있긴 하지만…답을 주셔야 하니까 오시지 않을까…?”
“….”
“나물… 뜯으러 갈래?”
설화가 유강을 바라보았다.
한 손에는 노작(魯斫_농기구의 한 종류)을, 한 손에는 망태기를 든 채로 유강이 아하하,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 * *
칵, 카칵.
노작이 굳은 땅을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나물이 어디서 자라는지 이미 다 파악했는지 유강이 가는 곳마다 먹을거리가 풍성했다.
“여기선 전부 자급자족이거든. 소림사에서 보름에 한 번씩 식료품을 가져다주긴 하는데 내가 많이 먹어서 음식이 부족해.”
유강이 머쓱하게 헤헤, 웃었다.
설화는 나물을 캐는 그의 손등 위로 불거진 핏줄을 바라보다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일손이라도 도울까 싶어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의 눈에 흥현에서 섭무광과 캤던 약초가 보였다.
뿌리를 잘라 먹었다고 혼났던 그 약초였다.
설화는 조용히 일어나 약초로 다가갔다.
도구는 하나였기에 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어차피 뿌리를 상하게 하지 않으려면 그편이 나았다.
그렇게 얼마나 파헤쳤을까.
“그건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어느새 유강이 곁에 쪼그려 앉아 설화가 약초 캐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쩐지 불안한 시선이어서 설화가 손을 떼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자, 유강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어서 캐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 됐다.”
그의 손에 약초가 들려 나왔다.
잔뿌리 하나 상하지 않은 싱싱한 모습에선 왜인지 빛까지 나는 착각이 들었다.
그 완벽한 약초의 자태에 설화의 눈매가 낮게 가라앉았다.
‘…잘해….’
왜 다 잘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