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38)_2
시선을 내리니 오른팔이 부목을 댄 채 천으로 감싸져 있었다.
욱신거리는 것으로 보아 뼈가 부러진 모양이었다.
설화가 왼팔만을 이용해 몸을 일으켰다.
몸 이곳저곳 성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가장 아픈 건 머리였다.
깨질 듯한 날카로운 통증에 설화가 한쪽 눈을 찌푸렸다.
그때였다.
문이 덜컹 열리고 나무 그릇을 든 유강이 나타났다.
방에 들어서려던 그는 깨어 있는 설화를 보곤 그대로 굳어버렸다.
“설….”
유강이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러곤 방으로 들어와 그릇을 내려놓고 설화의 곁에 앉았다.
“안아줘도 돼?”
설화가 눈을 느리게 깜박였다.
갑작스러운 물음에 무어라 답할지 몰라 머뭇거리는데, 유강이 조심스럽게 설화를 품에 안았다.
그의 품은 넓고 단단했다.
정신을 잃었을 때, 안심되던 그 품이었다.
‘정말 얘였구나.’
그 숲에 나타난 건.
“다행이다….”
유강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게 울렸다.
“네가 영영 깨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어. 깨어나서 다행이야. 정말로….”
“며칠이나 누워 있었어?”
“사흘.”
낮은 울림이 그의 가슴을 통해 전해졌다. 그의 몸의 떨림 또한 고스란히 느껴졌다.
유강이 설화를 놓아주며 시선을 맞추었다.
“꼬박 사흘 누워 있었어. 죽은 듯이. 고요하게.”
“어르신들은?”
“굉천 스님은 소림사에 내려가셨어.”
“구양도 어르신은?”
유강이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의 얼굴에 걱정이 어렸다.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계셔. 굉천 스님 말로는 진기를 많이 빼앗겼대. 언제 깨어나실지 알 수 없다고 하셨어.”
설화가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혈마에게 공력을 빼앗기는 걸 제 눈으로 보았다.
조금만 더 일찍 도착했으면 구양도 어르신이 무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지금보단 상황이 좋았을 텐데.
설화가 제 손을 내려다보았다.
이무기의 기운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현신을 하면 설화의 몸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당분간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말했었다.
몸이 완전히 회복된 후에 보자고, 그런 말을 했었다.
이미 각오했던 상황이나 막상 흔적조차 느낄 수 없으니 허전함이 크게 느껴졌다.
“물 좀 마셔.”
그사이 어느새 나갔다가 들어온 유강이 설화에게 물그릇을 건네주었다.
설화가 물을 마시는 동안 그는 혹여 무겁진 않을까, 그릇을 세심하게 받쳐 주었다.
설화가 그릇을 내리며 유강에게 물었다.
“날 구해 준 게 너 맞지?”
유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넌 왜 거기 있었어?”
암자에서 사부님을 기다리겠다고 한 애가.
“사부님께서 떠나실 때 검에 항상 묶고 다니시던 매듭을 떨어트리셨거든. 설매한테 전해 드리고 오라 했더니 다시 매듭을 물고 돌아왔어.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매듭을 입에 문 채 돌아온 설매는 불안한 기색으로 유강의 머리 위를 계속해서 날아다녔다.
유강은 사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짐작하고 설매를 따라 운남까지 왔다고 했다.
설화를 찾은 것도, 설매 덕분이었고.
하남에서 운남까지는 거리가 아주 먼데도 제시간에 도착한 걸 보면 유강 역시 며칠 밤낮을 쉬지 않고 이동했다는 얘기였다.
“고마워. 덕분에 살았네.”
“나도 설매에게 고마워하고 있어. 덕분에 널 살릴 수 있어서.”
그때, 문밖에서 암자로 들어서는 기척이 느껴졌다.
방 안의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일부러 내는 기척이었다.
“내가 나가 볼게.”
유강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이윽고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