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3)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23화(23/319)
* * *
“하, 합비의 평안은 남궁의 무사님들 덕분인데 어찌 모르겠습니까! 저는 그저…!”
“그렇지!”
후욱― 쿵!
“으윽…!”
거구의 남자가 객잔의 주인을 내팽개쳤다.
그러나 누구 하나 그를 말리는 이는 없었다. 남자의 정체가 남궁의 무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남궁이 관할하는 거리에서 남궁의 무사가 횡포를 부리는데 어느 누가 막을 수 있으랴.
남궁의 무사에도 급이 있지만, 그것을 평범한 사람들이 알 리 없었다.
남궁이라는 이름으로 질서가 평정되는 합비에선 남궁의 사람이라면 그저 절대 권력이나 다름없었으니.
설화는 따끈한 만두 하나를 입 안에 넣고 오물거리면서 남궁청운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남자가 주인의 멱살을 잡을 때부터 그의 표정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
‘쓰다듬던 손이 내 머리 위에 멈춰 있는 걸 아버지는 알까?’
안다면 이렇게 올려놓진 않았겠지.
남궁청운은 횡포를 부리는 이들이 남궁의 무사라는 사실에 안광에 한기가 돌 정도로 분노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체를 숨기고 있는 이상 함부로 나설 수는 없었다.
사람들 사이에 모습을 숨기고 있는 호위들 역시 조용히 내력을 끌어 올린 것을 보니,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면 손을 쓸 생각인 듯했다.
“잘 아네!”
남궁의 무사가 쓰러진 객잔 주인 앞에 우뚝 섰다.
“이 합비의 평안을 지키느라 바빠 죽겠는데 고작 만두랑 소면 값 한 번 못 냈다고 사람을 이리 무시해?”
“하, 한 번이 아니시니….”
“아, 글쎄. 전낭을 깜빡하고 두고 왔다니까!”
벼락같은 목소리가 객잔을 울렸다.
식사하고 있던 사람 중 몇몇은 조용히 빠져나갔고, 몇몇은 급기야 객잔 주인을 불쾌한 시선으로 흘낏거리고 있었다.
그저 빨리 이 소란을 잠재우길 바라는 눈치였다.
“큭….”
무인 앞에 평범한 사람은 얼마나 무력한가.
치안을 담당해야 할 남궁의 무사들이 도리어 횡포를 부리고 있으니 도움을 청할 곳도,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도 없었다.
“아, 알겠습니다. 하면 다음에 꼭… 가져와 주십시오….”
객잔 주인은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더 소란을 키워 봤자 좋을 것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크하하하! 그래! 내 다음에 꼭 가져오지! 암! 음식 잘 먹었소!”
남궁의 무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주인의 머리를 툭툭, 치며 지나쳐 갔다. 그와 동석하고 있던 남자들 역시 킥킥대며 그의 뒤를 따라 객잔을 나갔다.
“아버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점소이가 달려와 객잔 주인을 일으켜 세웠다.
“차라리 관가에 고발하는 것이….”
“아서라. 저들은 남궁의 무사들이다. 관가에서 우리 편을 들어 주겠느냐?”
“하나, 이게 벌써 몇 번째입니까? 저자들에게 떼인 돈이 벌써….”
“쉿. 듣는 귀가 많구나.”
부자는 혹여 남궁을 욕한 것이 될까 쉬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객주가 객잔의 손님들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아이고, 이거, 소란을 피워 죄송합니다요. 사죄의 의미로 만두를 한 접시씩 드릴 터이니 편히 식사하시지요.”
부서진 탁자에 깨진 집기들 거기다 만두까지. 이번만 해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스윽―
“…?”
그 상황을 흥미롭게 구경하던 설화가 시선을 들어 어느새 일어나 있는 남궁청운을 바라보았다.
눌러쓴 죽립 아래로 남궁청운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설화야, 잠시 먹고 있거라. 금방 돌아오마.”
설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청운은 그 길로 객잔 밖으로 나갔다. 설화에게서 돌아서는 순간 그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윽고 호위 중 둘이 그를 따라 나갔다.
나머지 세 명은 설화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설화는 아직 따뜻한 만두 하나를 더 집어 들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어떤 벌을 내리려나.’
혈교에선 저런 건 일상이라 벌을 내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은 정파가 아닌가?
의와 협을 중시하는 백도 정파에서 저런 파락호(破落戶_불량배) 같은 놈들을 그냥 둘 리가 없다.
더군다나 남궁의 이름에 먹칠하고 있지 않은가? 가문의 평판이 달린 일이니 더더욱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
‘간도 크네. 남궁의 앞뜰에서 저렇게 뻔뻔하게 남궁의 이름을 팔고 다니다니.’
걸릴 거라는 생각을 안 하던 걸 봐선 순찰 중이었나?
합비의 거리를 순찰하는 업무는 외당 무력단의 일 중 하나다.
이렇게 소란을 피워도 누구 하나 달려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소란을 피운 무사들이 이 구역 담당이었던 모양이다.
잠시 후, 남궁청운을 따라 나갔던 호위 하나가 돌아와 객잔 주인과 무어라 이야기를 나누었다.
호위는 객잔 주인에게 묵직한 주머니를 건네었고, 객주는 몇 번이고 허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그 후 남궁청운이 돌아왔다.
“후….”
제 앞에 털썩, 앉는 그를 보며 설화는 우물거리던 만두를 꼴딱 삼켰다.
“어떻게 하셨어요?”
“음? 어떻게 하다니? 뭘?”
“처벌이요. 무전취식한 무사들을 벌하러 가신 거 아니에요?”
남궁청운이 놀란 눈을 깜박였다.
이내 아하하, 웃으며 죽립을 조금 더 깊이 눌러썼다.
“이런, 다 알고 있어서 흔쾌히 보내 줬던 거였구나.”
“더 멀어지기 전에 잡아야 하니까요.”
“네 현안은 못 속이겠구나.”
설화가 어깨를 으쓱였다.
정황상 당연한 인과관계인데 현안까지야.
“저들의 이름과 소속을 알아 왔다. 세가로 돌아가 근신하고 있으라 하였지. 3개월의 봉급을 감하고 그 돈은 객주에게 줄 생각이다.”
“그리고요?”
“그리고라니? 그게 전부다.”
설화가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리 정파라곤 하지만, 가문의 이름에 먹칠한 놈들을 고작 감봉으로 끝낸다고?
“손을 자르거나 혀를 자르진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