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3)_2
이번에는 남궁청운이 미간을 찌푸렸다.
“손과 혀를 왜?”
“객주를 상하게 하고 가문의 위신을 떨어트렸잖아요? 무공을 익혀 악한 의도로 휘둘렀으니 손을 자르고 세 치 혀로 가문의 이름에 먹칠을 하였으니 혀를 잘라야죠.”
‘혈교였다면 손과 혀로 끝나지 않았을 테지만.’
혈교의 이름에 먹칠한 것이 드러나면 그 교인에게 내려지는 벌은 죽음뿐이다.
그것도 그냥 죽는 것이 아니라 혈마의 손에 진기를 전부 빨려 기혈이 말라비틀어져 죽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혈교의 법도이고. 이곳은 정파이니 나름 순화해서 말한 것이었는데, 청운의 낯빛은 경악으로 물들어 있었다.
잠시간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하던 그가 고개를 저었다.
“손을 자르지도 혀를 자르지도 않을 것이다.”
“왜요?”
“손을 자르면 무인으로서의 생이 끝나고 혀를 자르면 일평생을 제대로 먹지도, 다른 이와 대화조차 나누지 못하며 살아야 할 테니까.”
“그것이 벌이죠. 평생을 자신이 저지른 짓을 후회하며 살 테니까요.”
“가문의 눈을 피해 저들이 저지른 죄가 악하지만, 그 정도의 벌을 내릴 정도로 악질적이진 않다. 저들에게도 한 번쯤은 잘못을 돌이킬 기회를 주어야지.”
“그런가요.”
솜방망이 같은 처벌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설화는 이만 물러났다.
그것이 백도 정파인 남궁의 법도라면 따르지 못할 것이야 없었다.
“음식 드세요. 다 식어 버리겠어요.”
따뜻할 때 먹어야 더 맛있는데.
식어 버린 만두를 보며 설화는 아쉬움을 달랬다.
청운은 그런 설화를 심란한 표정으로 응시했다.
잠시 후. 객잔 주인이 새로운 만두 접시를 가져왔고. 덕분에 따뜻한 만두를 먹으며 두 사람은 식사를 마무리했다.
남궁청운은 객잔에서 나와 약속했던 대로 설화를 데리고 탕후루 집을 찾았다.
탕후루 앞에서 어린아이답게 반짝이는 설화의 눈빛을 본 남궁청운은 그 자리에서 탕후루 가게를 사 버리려 들었다.
그러나 설화의 강한 반대에 만들어 놓은 탕후루를 전부 사들이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남궁청운과 설화의 품에 각각 탕후루를 담은 종이봉투가 안겨졌다.
두 사람은 탕후루를 와작와작 씹으며 합비의 점포들을 구경했다.
아기자기한 머리 장식, 설화의 엄지보다도 큰 옥가락지, 반짝이는 금수가 놓인 꽃신.
예쁜 것을 볼 때마다 남궁청운은 점포들을 통째로 사려 했고, 어느 순간 설화는 말리기가 귀찮아져서 그런 청운을 무시한 채 걸음을 돌렸다.
그렇게 구경이 한창일 때였다.
“아버지. 저 소피가 마려운데 측간에 다녀와도 되나요?”
“어? 당연하지! 저기로 가자, 어서.”
남궁청운은 황급히 설화를 이끌고 가장 가까운 객잔으로 향했다.
소피 한 번 보려는데 통째로 방을 빌린 그는 설화가 편히 볼일을 볼 수 있게 방 밖으로 자리까지 피해 주었다.
‘돈이 많은 것도 피곤하구나.’
잠깐 인적이 드문 뒷골목에 데려가 줄 걸 예상했던 설화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어찌 되었든 남궁청운과 거리가 생겼으니 목적은 다한 셈이었다.
‘호위는 입구에 하나 1층에 둘. 지붕에 하나인가?’
나머지 하나는 객잔 거리 사람들 사이에 보였다.
남궁청운과 호위들의 위치를 파악한 설화는 그들의 시선이 쉬이 닿지 않는 방향의 창문을 열었다.
객잔의 방은 2층.
탓―!
설화는 망설임 없이 창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