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43)_2
특히나 음양대절맥은 발작이 오기 전까진 근력이 아주 약하기 때문에 발작 전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 아이를 보고도 내버려 뒀다간 분명 얼마 가지 못해 죽었을 거예요.”
실제로는 혈교의 손에 놀아나 살인귀가 되어서 목숨을 부지했지만.
결국 필요한 피를 감당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았을 테니, 죽게 된다는 건 거짓이 아니다.
“본가는 그 아이를 치료할 돈과 능력이 있고, 그래서 도와주게 된 거죠.”
“그런 것 치곤 친분이 깊어 보이던데? 치료만 해 줄 거라면 그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소?”
“소약이는 이미 본가의 가족이나 마찬가지예요. 어릴 때 발견하고 데려온 거라 그간 정이 쌓였거든요.”
화린이 그렇게까지 울 정도로 소약과 친한 줄은 몰랐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남을 위해 영물의 내단을 내주는 것은 아깝지 않소?”
“그건….”
설화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건, 저도 놀랐네요.”
섭무광은 그 내단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건 전투를 해야 했다.
피가 흐르고 살이 찢기고 뼈가 부러지는 싸움 끝에 얻은 것이, 바로 그 내단이었다.
그가 그 내단을 손에 넣기까지 어떤 희생을 치러야만 했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설화이기에.
“저도….”
진소약을 위해 기꺼이 내단을 내어 준 섭무광의 행동에 설화는 그 누구보다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말 놀랐어요….”
“잘 아는 사람이오?”
“제 사부님이세요.”
“그렇군.”
맹인이 고개를 천천히 주억였다.
설화는 그런 그녀를 잠시간 바라보다가 느리게 입을 열었다.
“좋은 분이세요. 매번 당신 목숨보다 다른 이들의 목숨을 우선하고, 거칠게 행동해도 누구보다 따뜻하신 분이시죠.”
“….”
“아무리 힘들고 절망스러워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삭이시고요. 맛있는 음식을 알면 주변에 꼭 먹이고 싶어 하는 분이세요.”
맹인의 눈썹이 휘어졌다.
“그러시군?”
“그러니….”
설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맹인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발치에 돌연 무릎을 꿇었다.
“그러니, 부디 제 사부님의 병을 고쳐 주세요.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설화가 곁에 온 기척을 느꼈을 텐데도, 다른 곳을 보고 있던 맹인의 시선은 못 박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오랜 시간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설화는 그 자세 그대로 일어나지 않았고, 맹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오랜 침묵 끝에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맹인이었다.
“언제부터 알았소?”
“선생님을 처음 뵈었을 때부터 예감했어요. 선생님의 손톱 밑이 풀물로 물들어 있는 것을 보았거든요.”
“그걸로 내 정체를 알았다고?”
“백약선생(百藥先生). 선생님의 별호이죠. 천하의 모든 약초를 꿰고 있는 분이시니 직접 약초를 캐시리라 생각했어요. 선생님만 알고 계시는 약초가 많을 테니 다른 이들에게 맡길 수 없을 테니까요.”
“그것뿐이오?”
“의약당에서 본가의 의약당주가 향을 가지러 서랍장으로 향했을 때, 선생님께서 어떤 것을 꺼낼지 미리 아시고 한쪽으로 피하시는 것을 봤어요. 서랍장에 쓰여 있는 약향의 이름을 보신 것이겠죠.”
“이런.”
“제 부축이 없으셔도 문제없이 뒤를 따르셨고, 조금 전 식사 때도 무리 없이 음식을 집어 드시기도 했고요. 눈이 보이시는 건가요?”
“우선, 일어나 앉으시오. 몹시 부담스럽소.”
설화가 일어나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신의가 다과를 집어 우물거리며 말했다.
“하나는 틀렸소.”
“무엇인가요?”
“나는 앞을 보지 못하는 게 맞소.”
“아.”
정말 앞을 보지 못하는 거였구나.
하지만 그렇다기엔 앞이 보이는 것처럼 행동할 때가 많았는데?
“다만 다른 이들보다 발달된 것이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