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47)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44화(247/319)
* * *
캉― 카가각! 카강!
붉은 기운과 흰 기운이 맞부딪칠 때마다 섬광이 번쩍였다.
내공을 전부 쏟아붓지 않았음에도 두 사람의 공력은 연무장 전체를 울릴 정도였다.
“건방진 제자야! 이 사부가 한 수 가르쳐주마!”
섭무광이 그의 독문 무공인 풍뢰검법을 펼쳤다.
벼락이 번쩍이듯 그의 검이 사방에서 위력을 토해냈다.
카카캉! 카카카캉!
설화는 천뢰신검으로 그의 검을 맞받아쳤다.
천뢰신검은 섭무광이 가르쳐준 풍뢰검법을 기반으로 한 상승 검법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미숙하다 하지 않았더냐! 무르익지 않은 검은 대성을 이룬 검 앞에 무용지물일 뿐이다!”
카카카카카캉!
설화와 섭무광의 검이 순식간에 수십 합을 맞부딪혔다.
분명 설화의 검이 섭무광의 검법을 뛰어넘는 것임에도 섭무광은 밀리지 않았다.
아니, 합이 이어질수록 미세하지만 분명하게 설화의 검을 앞서고 있었다.
“…!”
“크하하하! 가볍구나, 가벼워!”
섭무광이 설화를 몰아붙였다.
천뢰신검으로 밀릴 것이라곤 예상치 못했기에 설화도 전력으로 임했으나.
카앙―!
섭무광이 설화의 검을 쳐냈다.
설화는 검을 놓치지 않았으나 반탄력을 버티지 못하고 튕겨 나가고 말았다.
그 사이, 섭무광의 검이 설화의 목덜미를 겨눴다.
“보았느냐? 이 사부님의 위대함을.”
설화가 설핏, 인상을 찌푸렸다.
“가르쳐 주신다면서요.”
“깨닫지 못했더냐? 중요한 건 무공의 수준이 아니라 그 무공을 다루는 이의 수준이다.”
섭무광이 검을 거두며 큭큭, 웃었다.
“강호에 나가면 말이다. 꼭 제가 익힌 무공 수준만 믿고 덤비는 놈들이 있다. 특히 배분만 높은 문파 놈들이 자주 그렇지.”
배분이 높아서 문파의 수준 높은 무공을 배웠으나, 무공 실력은 형편없는 이들.
“하나, 아무리 뛰어난 절세 무공이라 하여도 무공을 익히는 이가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삼류 무공과 다를 바 없거든.”
좋은 옷을 입으면 무엇하나. 그것이 제 옷이 아닌데.
섭무광이 제 머리를 톡톡, 치며 말했다.
“그러니 기억하거라. 그런 놈들을 만나면 네가 대성을 이룬 검법으로 응수하거라. 기본검법이어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불완전한 검엔 빈틈이 있기 마련이다.
단단한 돌멩이보다 속이 빈 바위가 먼저 쪼개지는 법.
“이건 무공 하나 제대로 이해 못 하는 애송이들 상대하는 법이고….”
섭무광이 어깨를 으쓱였다.
“한 번 보면 제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고수들 싸움에선 절세 무공만 한 것이 없으니 무공 연구도 게을리하지 말거라.”
“네.”
“그래. 난 이만 형님께 가 봐야 하니, 오늘은 여기까지.”
설화가 섭무광에게 포권하여 인사하곤 물었다.
“할아버지께선 저희 아버지께 무공을 가르쳐 주실 시간이 아닌가요?”
“아마 당분간은 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요?”
“음.”
섭무광이 턱을 긁적였다.
그가 짧은 한숨을 내쉬곤 말했다.
“날 치료할 때 공력을 너무 많이 소모해서 말이다. 당분간 정양이 필요하다더군.”
설화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치료에 공력이 많이 소모된다곤 했지만, 그 정도로 들었다는 건가?
‘정말 할아버지가 아니었으면 다른 사람들은 할 수 없었겠구나.’
흑룡대주 남궁혁이 자신이 진기도인을 맡겠다고 했을 때 신의가 안 된다고 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치료받은 입장에서 이런 말 하면 웃기지만, 회복되실 때까진 곁을 지켜드려야지. 쉬라고 해도 워낙 바쁘신 양반이라 말이다.”
남궁무천은 섭무광의 치료가 끝나는 즉시 본가의 일을 돌보고 있었다.
회동이 어느새 보름 앞으로 다가왔으니, 급하기도 할 터였다.
“아 참, 넌 오늘 출발한다고 했던가?”
설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수로채엔 방문을 미리 전해 놨어요. 령이랑만 서둘러서 다녀오려고요.”
“그래. 서두르면 좋지. 조심해서 다녀와라. 아무나 믿거나 따라가지 말고.”
“저 애 아니에요.”
“애만 위험한 줄 아냐? 그 뭐야, 사도련? 그런 흑도 놈들도 활개 치고 있다고 하니 정신 바짝 차리고 다녀와!”
“…네. 그럴게요.”
“그럼 난 가보마.”
섭무광이 발걸음을 돌려 연무장을 떠났다.
‘무서운 세상이야, 아주.’라며 중얼거리는 소리에 설화는 쩝, 입맛을 다셨다.
‘사도련은 무서운 세력이 아닌데.’
아무래도 흑도 연합이니 어쩔 수 없나.
요샌 어린아이들도 거리에서 사도련주 가면 쓰고 놀고 그러는데.
‘역시 정파 무인들 인식은 바꾸려면 멀었나.’
옥면선생한테 가면 좀 더 싸게 팔라고 해야겠다.
사도련의 미담도 더 소문내라고 하고.
그러다 보면 언젠간….
‘조금은 바뀌겠지.’
* * *
“련주님께서 드십니다!”
사도련 산하 안휘 지부.
설화는 곧장 지부의 지하 뇌옥으로 향했다.
지하에 들어서자마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하오문주와 사도련의 총군사가 나와 그녀를 맞이했다.
“련주님을 뵙습니다.”
“오셨습니까, 련주님.”
설화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입니다.”
하오문주가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그녀를 따라 들어간 곳은 뇌옥의 가장 안쪽에 있는 옥이었다.
덜컹―
쇠창살을 열고 들어가니, 구석에 몸을 말고 덜덜 떠는 남자가 보였다.
뒤따라 들어온 사도련의 수하 두 명이 그의 팔을 붙잡아 설화의 앞으로 끌고 왔다.
“사, 살려 주십시오…!”
설화가 그를 내려다보았다.
땅을 짚고 있는 그의 손을 지그시 밟자, 남자가 “히익!” 하며 몸을 떨었다.
“고개 들어라.”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떨리는 눈동자 속에 가면을 쓴 사도련주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남궁세가 가주의 검을 노렸었다고.”
남자는 설화가 남궁세가를 비운 사이, 섭무광의 치료를 빌미로 천명을 요구했다던 그 의원이었다.
청운에게 얻은 정보로 하오문을 통해 찾아내어 잡아낸 것.
“검을 받는 대신 네가 내주기로 한 것은 무엇이었지?”
남자가 덜덜 떨며 대답했다.
“나, 남궁세가 무력대의 대주가 내, 내공 폐인이었습니다…! 그, 그것을 고쳐, 주고… 검을 받, 받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