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49)_2
그의 신형이 점차 멀어졌다.
‘하, 할아버지.’
그리고 서서히 옅어졌다.
‘할아버지!’
다급히 손을 뻗었지만, 그는 이미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멀어져 있었다.
‘할아버지!!’
* * *
번쩍-
설화가 눈을 떴다.
투두두둑-
작고 빠르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쏴아아아-
파도가 치는 소리 같기도 했다.
고개를 위로 꺾어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토독.
열어 놓은 창으로 빗물이 튀어 설화의 눈가에 튀었다.
설화가 눈살을 찌푸렸다.
몸을 일으켜 물기를 닦으려는데, 눈가가 축축했다.
빗물이 잔뜩 튄 것이라기엔 주변이 멀쩡했다.
주르륵- 흘러내리는 방울을 손등으로 훔친 설화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시간 그대로 앉아 있었다.
오랜만에 꾼 악몽의 씁쓸함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쏴아아아아-
설화는 일어나 짐을 챙겼다.
시간을 알 수 없으나, 이미 새벽이라기엔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았다.
본가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방을 나서니 령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해. 늦잠 잤네.”
“그리 오래 기다리진 않았습니다. 그나저나 비가 오는군요.”
설화와 령이 비가 내리는 장원을 바라보았다.
“방우구(防雨具)를 내어달라 하겠습니다.”
“그래. 더 늦어지기 전에 출발하자.”
설화와 령이 걸음을 재촉했다.
방우구를 챙겨 입은 두 사람이 장원을 막 나설 때였다.
“아가씨!!”
빗소리를 뚫고 거친 외침이 들려왔다.
설화와 령이 동시에 뒤를 돌았다.
세찬 빗줄기 아래, 흑룡대주 남궁혁이 서 있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얼굴이었다.
* * *
쏴아아아-
탓- 타닷-!
쏴아아-
타다닷-!
쏴아아아-
빗소리 이외의 모든 소리가 죽은 듯한 세상.
설화와 령, 흑룡대주는 한 시진도 안 되어 안휘에 들어섰다.
쉬지 않고 경신술을 펼쳐 달려온 설화는 안휘성에 들어서자마자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하… 하아….
쏴아아아아-
흰 깃발.
안휘의 거리를 따라 도열하듯 이어지는 흰색 깃발들.
“흑… 흐윽….”
“…훌쩍.”
상인들이 흰 깃발을 가게 입구에 걸고 있었다.
사람들이 제 대문 앞에 흰 천을 동여매고 있었다.
하… 하아….
쏴아아아아-
설화의 시선이 거리의 저 끝에 보이는 남궁세가의 대문으로 향했다.
대문의 양쪽으로 비에 젖어 나부끼지 못하는 커다란 흰 깃발이 보였다.
쏴아아아아-
비가 내렸다.
너무나도 거센 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