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52)_2
알 수 없는 글자가 적힌 부적이었다.
부적을 돌의 오른편에 붙인 망월이 부적에 제 혈기를 흘려보냈다.
그러자 사위가 일렁이더니 분명 낭떠러지로 보였던 곳에 길이 나타났다.
망월의 입꼬리가 비릿하게 휘어졌다.
“이거 이거, 정말로 효과가 있다니. 남궁이 무능한 것인가, 그놈이 유능한 것인가?”
망월의 웃음기가 순간, 싸악 사라졌다.
“재수 없는 놈 같으니.”
그가 쯧, 혀를 차곤 생겨난 길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얼마나 길을 따라 들어갔을까.
사람의 손으로 다듬어진 풀과 나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진법으로 숨긴 남궁세가의 묘지였다.
자박. 자박.
망월이 평범한 묘들을 지나 묘지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묘의 크기가 커지고 비석이 화려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평범한 묘지 여덟 기를 합한 가장 거대한 묘가 나왔다.
묘 앞에 세워진 화려하고 거대한 비석엔 ‘천룡검황 남궁무천’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망월은 걸음을 멈춘 채 비석 아래 우두커니 앉아 묘를 바라보고 있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망월의 입꼬리가 비소를 머금었다.
“오랜만이오, 소루주.”
남궁무천의 죽음이 얼마나 충격이 컸으면 이리 얼빠진 모습으로 묘 앞을 지킬꼬.
“이 모습을 보니 감정을 되찾았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보오.”
흘흘….
익숙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설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천천히 뒤를 돌아 달빛 아래 선 노인을 바라보았다.
마치 텅 빈 듯 공허함으로 가득한 그녀의 시선을 마주한 망월이 무어라 입을 떼려던 그때.
“늦었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목소리.
공기가 얼어붙은 듯한 서늘함에 망월의 표정이 굳었다.
“…내가 올 줄 알고 있었소이까?”
“너 아니면 사(四) 혈주가 오리라고 생각했지. 화오루에서 강시를 다루는 건 그 둘뿐이니까.”
망월이 순수하게 감탄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아시는구려?”
“다른 것도 아는데. 말해 줄까?”
“무엇을 또 아시오?”
“너와 사 혈주가 형제지간이라는 거?”
“….”
“아 물론. 배다른 형제지만 말이야.”
망월의 얼굴엔 어느새 조금의 웃음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알아선 안 되는 것까지 알고 있구려. 내 루주님을 보아 소루주에겐 되도록 손대지 않으려 했는데.”
망월의 주위로 검보랏빛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이제야 오 혈주가 소루주를 두려워한 이유가 조금은 이해되는군. 소루주가 이리 위험한 분이라는 것을 알면 루주께서도 이해하실 것이오.”
그가 날카로운 손톱을 곧추세웠다.
검고 기다란 손톱은 하나하나가 잘 벼려진 무기였다.
스르릉-
설화 역시 검을 빼 들었다.
그녀의 얼굴에도 웃음기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바라던 바야. 너 하나 잡자고 우리가 감수한 걸 생각하면 이번에는 나도 꽤 화가 나서 말이야.”
설화의 주위로 붉은 기운이 피어났다.
검붉은 살기가 뒤섞인 거센 기운은 그녀의 분노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흉포하게 일렁였다.
“널 죽이지 않고는 이 화가 풀리지 않을 것 같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