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57)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54화(257/319)
* * *
사천성(四川省) 성도(成都).
사천당가 가주전.
당가 가주 당문룡이 읽고 있던 서책을 덮곤 당가의 총관을 바라보았다.
“방금 무어라 하였나?”
서늘함이 감도는 목소리에 총관이 고개를 숙였다.
“…실언을 하였습니다.”
“다시는 그 아이 얘기 꺼내지 말게.”
“예. 가주님.”
지난 세가 회동 때에 남궁설화에게 독을 먹이려 한 이후 당가의 일 공자 당가진은 근신을 받고 처소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근신 기간에 그가 갈 수 있는 곳은 처소와 연무장 그리고 당가의 수련동뿐.
한 마디로 수련 외에 모든 것을 금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던 와중 중원 정파 무림 세력이 모인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당가진의 어머니인 미 부인의 부탁으로 이야기를 꺼냈다가 본전도 찾지 못한 것.
총관이 흠, 목을 풀며 조심스레 물었다.
“하면, 이번 회동 때는 누굴 데려가실 생각이십니까?”
“홀로 갈까 하네.”
“이 공자님도 함께 가시지 않고요?”
“상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은 가문에서 주최하는 행사네. 시끄럽진 않을 테지.”
총관이 아, 작게 탄식했다.
회동이 가까워진 이 시기에 들려온 남궁무천의 충격적인 별세 소식.
검황의 장례는 소식이 오고 가는 동안 이미 끝나 있었다.
“저는 아직, 검황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습니다.”
“나도 그러네.”
당문룡이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지난 회동 때 남궁무천과 독대하며 나누었던 대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나는 무림을 바로 세우고 싶네.”
무림을 바로 세우겠다던 포부를 드러내던 그의 기개를 기억한다.
문파들은 결코 동조하지 않으리라는 자신의 말에 그는 망설임 없이 해낼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리만 된다면 당가는 힘을 싣겠다고 약조하였지만, 사실 그리 기대하진 않았다.
목이 뻣뻣하게 굳은 문파들이 세가의 말을 따르려 할 리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하나, 남궁무천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세가의 힘을 한데 모으고 나아가 문파의 인정을 받아내어 기어이 무림 정파 세력의 회동을 이루어 냈다.
한데.
어째서.
‘이리 쉽게 가실 거면서 어찌 그리 큰 꿈을 꾸셨습니까.’
고작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여 이리 허무하게 세상을 뜨시다니.
같은 가주이자, 무림인이자, 존경하는 무림 선배인 남궁무천의 별세 소식은 허무하고 통탄스럽기 그지없었다.
‘하나.’
“이번 일이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
총관의 표정에 놀라움이 번졌다.
“가주님, 혹….”
“검황께서 별세하셨으니 마땅한 이가 없지 않은가.”
듣기로는 소림사 방장 역시 이번 회동에 참석하겠다 하였지만.
남궁무천을 오래 봐 왔고 그가 무림맹을 세워 이루고자 하였던 무림의 모습을 잘 아는 이는 자신이다.
가장 잘 아는 이는 역시 남궁세가의 차기 가주 남궁청운이겠지만, 그의 배분이나 나이를 생각하였을 때, 아직 무림을 이끌어갈 재목은 되지 못한다.
‘그 외의 가능성 있는 자들보단 내가 무공의 경지가 높으니.’
이번 싸움은 승산이 있다.
이 기회에 사천당가의 위용을 톡톡히 증명하고 오리라.
“총관.”
“예. 가주님.”
“회동 준비에 만전을 기하게.”
총관이 허리를 살짝 숙였다.
“그리하겠습니다.”
* * *
목숨을 내놓겠다던 남궁소룡은 조금 겁을 주자 아는 것을 술술 불었다.
‘누군지 나도 몰라! 이 자들을 빼돌리는 일만 도와주면 돈을 주겠다고 했어! 어머니의 친우라고 했고! 그뿐이라고!’
세 명의 간자들은 전부 4년 전 연소란의 처소에서 일하던 자들이었고, 그때의 일로 원한을 품고 있었다.
돈을 받는다곤 했지만, 남궁소룡이 간자들을 빼돌린 이유 역시 어머니를 죽인 남궁세가를 향한 복수심에 가까웠다.
그런 남궁소룡의 복수심을 부추긴 자는 가면을 쓰고 있었고, 얼굴에 커다란 흉터가 난 자였다고 한다.
묘사하는 바로는 섭무광의 병을 고쳐 주겠다고 찾아온 의원에게 접근한 자와 같은 자일 가능성이 높았다.
‘사 혈주.’
아니, 사 혈주가 맞나?
자신이 기억하는 사 혈주의 모습 외에 아무런 증거가 없으니 사 혈주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정체불명의 가면인이 본가를 노리고 있다는 것.
‘직접 접근하는 것이 아닌 사람을 이용할 줄 아는 자야.’
의원의 욕심과 남궁소룡의 복수심.
자신은 손을 쓰지 않고도 본가에 타격을 입히는 자다.
의원 때는 확실치 않았지만, 이번 일로 확실해진 것은 그 역시 혈교와 관련된 자라는 것.
남궁무천을 독살하려 한 것은 혈교이니 독살에 관련된 간자를 빼돌리는 일을 도왔다는 것이 그 증거였다.
‘누굴까. 누구려나….’
자신이 모르는 자인가?
이것 역시 변한 것 중에 하나인가?
고심하며 길을 걷는 그때, 누군가 가까워지는 기척이 느껴졌다.
설화가 시선을 들어 정면을 보는 것과 동시에 다가오던 이가 소리쳤다.
“아가씨!”
설화가 소룡을 만나는 사이 사도련 지부에서 사도련의 소식을 받아 온 령이었다.
“일찍 왔네.”
“저도 지금 막 오는 길입니다. 일은 잘 끝나셨습니까?”
설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소룡이 맞았어. 간자들을 전부 처리하고 오는 길이야.”
령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간자를 빼돌린 것이 소룡이리라는 설화의 말에 반쯤은 믿기 힘들었고, 반쯤은 아니길 바랐다.
소룡의 부모가 본가에 저지른 일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소룡은 어렸고 그 일에 아무런 연관이 없었으니까.
성격은 조금 더러워도 13년이나 도련님으로 모시던 분이다.
“결국… 하면, 남궁소룡도….”
죽이신 겁니까? 라는 물음은 쉬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알아들은 설화가 고개를 저었다.
“안 죽였어. 아무래도 배후에 누가 있는 것 같아서 알아보려고. 일단 입막음은 제대로 시켜 놨으니까 두고 봐야지.”
설화는 남궁소룡에게 금제를 걸었다.
남궁소룡을 못 믿어서가 맞다.
‘겁먹으면 무슨 말을 할지 모르는 놈이니.’
금제의 고통을 알기에 조금 찝찝했지만, 그거라도 걸어 놔야 안심이 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다.
“그보다, 소식은?”
“아, 여기, 하오문주의 서신입니다.”
령이 아차, 하며 품에서 서신을 꺼내어 내밀었다.
설화가 서신을 받아 곧바로 읽었다.
빠르게 서신의 내용을 읽어내린 후엔 곧장 태워버렸다.
“무어라고 합니까?”
“수로채주를 만나고 왔대.”
“하면….”
“수로채도 이제 사도련이 되었네.”
령의 얼굴이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