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59)_2
“하여 이참에 바꾸었다. 보거라. 썩 멋있지 않더냐?”
“멋있어요.”
푸르른 창공의 공력을 떠올리게 하는 색.
하늘을 담아 꽃을 빚은 듯한.
“할아버지와 잘 어울리는 색이에요.”
“나도 그리 생각한다.”
두 사람이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시원한 바람이 두 사람의 웃음에 화답하듯 사르륵, 버드나무를 흔들고 지나갔다.
“구양도 어르신을 만나 뵈었다고 하였지.”
“네.”
“나 역시 그분을 만난 적 있었다. 네가 화산에서 사라졌을 때, 네가 안전하다는 것을 찾아와 일러 주셨지.”
“알고 있어요. 어르신께 들었거든요.”
“그때 어르신께서 하신 말씀이 있었다.”
“….”
“천외천(天外天).”
“하늘 위에 존재하는 하늘도 있는 법이네. 그 사실을 잊지 말게.”
“지금까진 그 말이 화경의 경지를 뛰어넘은 이를 뜻하는 말인 줄 알았으나, 이 자리에 올라 보니 알겠더구나.”
설화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설마.
“현경의 경지, 그 이상은 분명히 존재한다.”
“…생사경.”
천문이 완벽하게 열려 자연과 일체가 되며 단전이 더 이상 중요치 않아지는 경지.
자연이 곧 나이고 내가 곧 자연인.
마음먹는 것으로 멀리 떨어진 산봉우리를 벨 수 있다고 하는 경지.
그러나 그러한 경지가 있음을 들어보았을 뿐, 명확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지금껏 그 경지에 다다른 이가 없었기에.
“나는 그 경지를 품어 보려 한다.”
현경을 넘어서 생사경의 경지를 목표로 삼겠다는 다짐이자 선포.
“그러니 너 역시 더 정진하거라. 내 이 이야기를 네게 해 주는 것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일러 주기 위함이니.”
남궁무천이 맞잡지 않은 손으로 설화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진정으로 그녀가 하루빨리 제 뒤를 쫓아오길 바라는 할아버지의 미소였다.
“그리고 이렇게 되니 보이는구나.”
남궁무천의 시선이 그녀의 머리 쪽으로 향했다.
“우리 설화를 지켜 주어 감사하오.”
그건 설화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설화의 몸에 깃든 이무기를 향한 말이었다.
구양도와 굉천이 이무기의 힘을 곧바로 알아보았으니, 남궁무천 역시 알아보리라곤 생각했다.
4년 전에 이무기라는 것을 알려 주긴 했으나 그 힘의 실체를 알아본 것은 처음이니 꽤 놀랐으리라.
“일전엔 깊이가 얕아 선신(善神)을 알아보지 못하였소.”
제게 하는 말인 것을 알아들은 것인지, 검은 뱀이 그녀의 목덜미에서 나와 어깨를 휘감고 앉았다.
남궁무천이 이무기를 향해 다시 한번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이제야 제대로 된 감사를 표하오.”
이무기가 자랑스러운지 쉭쉭, 소리를 냈다.
[알면 되었다.]“혹여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하시지요.”
[당….]“제가 잘 챙겨주고 있어요, 할아버지.”
어디서 당과 소리를 내려고.
[당….]“부족한 건 없을 거예요.”
마음껏 먹게 해 준다고 했지, 뒷주머니 만들게 해 준다곤 안 했다.
남궁무천이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리라곤 생각한다.”
귀한 분이니 잘 모시거라.
재차 당부하는 말에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설화의 어깨 위에선 이무기가 캬아-! 성질을 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