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5)_2
순식간에 산을 오른 그는 화산파의 현판을 잠시간 바라보며 숨을 골랐다.
높은 산봉우리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이 웅장하기 그지없었지만, 그의 눈엔 커다란 현판마저 위태롭게 느껴졌다.
‘아직….’
아직 희망이 있다.
오늘 아침 거리에 떠돌던 소문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좌절할 때가 아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학각주님을 뵙습니다!”
연무장에서 수련하던 삼대제자들이 그를 발견하고는 일제히 예를 차렸다.
노백은 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준 뒤 걸음을 재촉했다.
“각주님! 이제 오신 겁니까?”
한 밝은 목소리가 그런 그의 발을 붙들었다.
노백은 걸음을 멈춰 서고 그를 돌아보았다.
“그래. 유강이구나.”
화산의 일대제자 중 가장 어리지만, 뛰어난 무공의 성취를 자랑하여 역대 최연소의 나이로 매화검수에 든 아이.
화산의 자랑이라 불리는 유강(流康)이었다.
“수련할 시간이 아니더냐? 어찌 이리 돌아다니고 있어.”
노백의 말에 유강이 움찔, 떨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아하하,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또 수련을 게을리하는구나.”
“아닙니다! 정말 열심히, 열심히! 하다가 이제 막 쉰 지 일각(一刻_약 15분) 되었습니다. …진짭니다.”
“많이 쉬었구나. 하면 가서 다시 수련에 매진하거라.”
유강이 입술을 비죽였다.
“어허! 어서 가래도!”
“네… 알겠습니다….”
유강은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연무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마치 보란 듯이 무거움이 느껴지는 걸음을 추적추적, 옮기던 유강은 어느 순간 환히 웃으며 몸을 홱 돌려 섰다.
“오늘도 힘내십시오! 각주님!”
언제 힘이 빠졌냐는 듯 힘찬 인사였다. 유강은 이내 연무장 쪽으로 달려갔다.
문파 내에서 무공이 뛰어난 것 외에도 밝고 활기차기로 유명하여 인기가 많은 아이였다.
보는 것만으로 힘이 나는 듯한 유강의 미소를 바라보던 노백은 다시금 걸음을 재촉했다.
* * *
“정말입니다. 사람들 모두 그리 떠들고 있었습니다.”
노백은 답답한 표정으로 자신이 듣고 온 문제의 소문을 재차 설명했다.
“화오루라는 곳의 소루주였던 아이가 대환단을 훔쳐 남궁으로 향했다고 하였습니다. 대환단을 빼앗긴 건 섬서와 하남의 경계에서 활동하는 흑운방이라는 흑도 방파이고요. 저희를 습격했던 그 방파가 아닙니까?”
“음….”
“장문인…!”
연이은 설명에도 화산의 장문인 노운의 반응은 미적지근하기만 했다.
노백은 가슴을 연거푸 내려치며 말했다.
“그 아이가 대환단을 취하지 않았다면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 대환단을 찾아와야 합니다!”
“잠시 기다려 보게. 내 걸리는 것이 있어 그러니.”
“걸리는 것이라니요!”
사람이 하루가 다르게 죽어 가는데, 대체 걸릴 것이 무어란 말인가?
“이상하지 않은가, 노백.”
“무엇이 이상합니까?”
“그 소문 말이네.”
노운의 눈빛이 잔잔하게 침잠했다.
“어찌 그리 구체적이고 시기적절하게 퍼졌을꼬.”
“…!”
“그것도 이 작은 화음현에 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