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60)_2
거기다 하나도 아니고 남궁세가의 무사들은 뚜껑이 덮이지 않은 관들을 줄줄이 메고 나왔다.
무사들이 뜰의 중심에 자리 잡고 서자, 뜰에 서 있던 이들이 자연스레 물러났다.
대체 어떤 이들의 시신이란 말인가.
갑자기 이 많은 관을 내어온 남궁세가의 뜻이 무어란 말인가.
하나같이 알 수 없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는데, 경악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저, 저…!”
팽엽명이 천호전의 계단 위를 가리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더듬었다.
아니, 팽엽명 뿐만이 아니었다.
뜰에 모여있던 모든 이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충격에 휩싸였다.
조금 전, 팽엽명이 농담처럼 던진 말 그대로 검황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계단의 가장 높은 곳에서 나타난 남궁무천은 뜰에 모인 이들을 둘러보며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푸른 하늘과 웅대한 천호전을 뒤로 한 채 걸어 내려오는 검황의 모습은 비현실적이리만치 웅장했다.
“내가 지금 헛것을 보는가.”
누군가 그렇게 읊조리는 사이, 남궁무천은 계단의 중간에 멈춰 섰다.
남궁무천이 모인 이들을 찬찬히 돌아보다가 그들을 향해 짧게 고개를 숙였다.
“이 먼 안휘까지 발걸음 해 준 여러 가문과 문파의 수장들께 감사를 표하네.”
뜰을 가득 울리는 목소리는 낮고 잔잔했다.
결코 죽은 사람이라고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많이들 놀란 것 같군. 말을 시작하기에 앞서 나의 죽음으로 혼란을 빚게 된 점을 사과하겠네.”
“정말, 산 사람이오…?”
팽엽명이 홀린 듯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
눈앞에 두고도 믿기지 않는 것은 다른 문파와 세가의 수장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다시피 건강히 살아 있다네.”
“한데 왜 죽은 척을 한 것이오?”
“그 이유는 지금부터 말해 주겠네.”
남궁무천이 뜰에 늘어선 무사들을 향해 손짓하자, 남궁의 무사들이 일제히 관을 내렸다.
“이것이 바로 내 죽음을 위장하면서까지 되찾으려 한 것이네. 목숨을 걸어야 했지.”
관에 누인 시신을 확인한 수장들의 표정이 일제히 딱딱하게 굳어졌다.
줄곧 찾아다니던 것이었기에 알아보지 못할 리 없었다.
“이는 그대들과 그대들이 속한 가문과 문파의 부끄러움이네.”
사라진 시신들.
오래전부터 사라졌다는 것을 알았으나, 찾지 못했던 선조의 시신들이 관 속에 누워 있었다.
차마 드러내지 못하고, 혹여 알려질까 쉬쉬하였던, 문파와 세가가 숨겨 온 민낯이었다.
“이, 이것이 어찌….”
“…크흠….”
천호전의 뜰이 술렁였다.
모인 이들 중 선조의 시신을 잃어버리지 않은 세력이 없으니, 떳떳한 이는 없었다.
선조들의 잃어버린 시신은 각 세력에겐 여전히 숨겨야 하는 부끄러움이자 허물이었다.
“검황께선 지금 우리를 겁박하려는 것입니까?”
누군가 남궁무천을 향해 그리 물었다.
시신을 내어 주는 조건으로 무언가를 요구하려 한다고 생각하여 한 말이었다.
그러나 남궁무천은 고개를 저었다.
“그대들을 겁박하기 위함이라면 이리 정중하게 가진 패를 내보이진 않았겠지.”
이 시신이 저들의 약점이자 좋은 협상의 패라는 것을 남궁무천 역시 알았다.
하나.
“나는 지금 겁박이 아니라 부탁을 하려 하네.”
술렁임이 멎고, 모인 이들이 남궁무천을 바라보았다.
남궁무천 역시 각 세력의 수장들과 시선을 맞추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