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64)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61화(264/319)
* * *
설화가 남궁에 있을 때엔 령이 사도련의 지부를 매일 오가며 사도련의 소식을 전했다.
“행인의 돈을 갈취하고 난동을 피우고 다니는 이들이 사도련을 사칭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도련의 지부에 다녀온 령이 하오문주의 급보라며 전해 온 말이었다.
얼마나 급한 소식이었으면, 서신을 통하지도 않았다.
“중원 전역에 동시다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아 배후가 있음은 분명한데, 아직 알아내진 못하였다 하였습니다.”
“돈 뺏고, 난동 피우고. 그게 다야?”
“예. 아직은 그런 것 같습니다.”
설화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 소란은 사도련 소속 흑도들도 종종 일으키는 일이다.
사도련에 소속되었다고 해서 행실이 갑자기 뒤바뀌는 것은 아니고, 작은 세력이 벌이는 사고 하나하나를 막을 수는 없으니.
문제는 그보다 심각한 사고를 일으킬 경우다.
예를 들면, 살인을 저지르거나 사람을 사고판다든가 하는.
“시기가 안 좋네.”
“무슨 시기 말씀이십니까?”
“무림맹이 결성된 지 얼마 안 됐어. 이 시기에 사도련을 사칭하는 놈들이 나타났고.”
지금이야 작은 소란일 뿐이지만, 만일 규모가 커지게 된다면.
“무림맹 쪽에서 사도련이 무림맹을 견제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수로채를 포섭했으니 발톱을 드러낸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야.”
만일 그리되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것이다.
혹여 무림맹 회의에서 사도련을 척살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도 나온다면, 지금까지 흑도를 향한 인식을 바꾸려고 해온 노력이 전부 수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니 더 큰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배후 색출을 서두르라고 전해 줘. 적어도 비무대회 전에는 알아내야 한다고.”
“알겠습니다.”
령이 짧게 인사한 후 곧장 방을 나갔다.
설화의 시선이 낮게 가라앉았다.
‘무림맹이 결성되자마자 사도련을 사칭하는 자들이 나타났다라.’
역시, 의도한 거겠지?
무림맹과 사도련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건가? 아니면 사도련을 이용해서 무림맹을 견제하려는 것일 수도.
‘혈교의 소행인가?’
이전 생과 달라진 영향으로 혈교의 대응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커.
십이월 중 일월도 혈교가 발호하기도 전에 덜미를 잡혔으니. 뭐라도 하려 하겠지.
‘역시 이전과 달라진 게 늘어나니 내 예상을 벗어나는 일도 많아지고 있어.’
하지만 그것이 나쁜 상황은 아니다.
변수가 늘어날수록 혈마가 예상할 수 있는 미래와도 점차 멀어지는 셈이니까.
설화가 쥐고 있던 검 손잡이를 톡톡, 치며 생각에 잠겼다.
‘하오문이 서둘러 배후를 알아내기를 기다리는 수밖엔 없나….’
* * *
무림맹 총단이 완공되었다.
무림맹이 자리 잡은 곳은 호북성 무한(武漢).
무한은 중원의 중심에 위치한 호북에서도 물길과 육지길이 사방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그만큼 상업이 발달하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기에, 수많은 이들이 무림맹을 볼 수 있는 위치.
무림맹 총단의 건물은 남궁무천이 말한 대로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거대하고 화려하게 지어졌다.
그야말로 정파 무림의 굳건함과 강대함의 상징인 셈이었다.
건물이 완공되며 남궁세가에 머무르던 무림맹 조직이 본거지로 옮겨오게 되었다.
무림맹주 남궁무천.
군사 제갈명.
네 개의 무력단과 총단주 섭무광.
무림맹의 주축이 되는 열네 개 세력의 수장들에게는 장로직이 부여되었으나 그들은 세가와 문파의 일로 쉬이 무림맹에 오갈 수 없었다.
그 대신 각 세력에서 보낸 열네 명의 무인들이 14장로에 올라 무림맹 안건의 결정권을 가졌다.
남궁에서는 전 무학당주 남궁무강.
소림사에서는 전 계율원주 법선.
화산파에서는 전 대장로 노선.
사천당가에서는 태상가주 당상천 등.
하나같이 각 세력과 현 무림을 대표하기에 손색이 없는 무인들이었다.
무당파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무당파 몫의 장로직 역시 공석으로 남겨 두었다.
이어서 무림맹 총관에 사천당가.
호법당주 대호법에 종남파.
접객당주에 아미파.
순찰당주에 하북팽가 등.
무림맹의 조직마다 열네 개 세력에서 보내온 인재들이 자리했고, 그들은 출신 문파, 세가에 상관없이 무림맹의 일원으로서 맹의 일을 도맡았다.
* * *
무림맹 본각 중앙 회의전.
완공 이후 처음으로 장로 회의가 열렸다.
회의장에는 남궁무천의 약조대로 커다란 원형 탁자가 놓였고, 세가와 문파를 대표하는 14장로가 탁자에 자리했다.
“사도련의 악행이 날로 늘어나고 있소. 이젠 길목을 틀어막고 지나다니는 상단을 겁박한다고 하오. 더 이상 좌시하고만 있을 문제는 아니라고 보오.”
소림사 대표 법선이 안건을 제시했다.
모용세가 태상가주 모용송백이 화답했다.
“동의하오. 예로부터 흑도들이 날뛰면 먹구름이 드리우고 반드시 비바람이 몰려온다고 하였소. 더는 이대로 흑도들을 방치해선 안 되오.”
청성파 장로 자헌이 이견을 제시했다.
“하나, 비무대회가 코앞입니다. 지금 당장 사도련을 견제하고자 하여도 여력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맹주께선 어찌 생각하십니까?”
화산파 노선이 묻자, 모인 이들의 시선이 무림맹주 남궁무천에게 향했다.
결정은 장로 회의를 통해 내려지지만, 최종 결정은 결국 무림맹주의 손에 달렸으니 맹주의 뜻이 중할 수밖에 없었다.
남궁무천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나 역시 그대들의 의견에 동의하네. 하나, 비무대회가 코앞인 것도 사실이지. 아직 무림맹이 안정되지 않았고, 무력단 역시 정비가 필요하니 지금 당장 논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보네.”
장로들이 남궁무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안건을 제시하였던 법선 역시 당장의 조치보다는 경각심을 일러 주는 게 우선이었기에 순순히 한발 물러섰다.
남궁무천이 14장로들에게 말했다.
“하나, 우리 무림맹에 중요한 시기에 사도련이 움직이기 시작한 데에는 필시 이유가 있을 터. 경계를 강화하고 무림맹 근방의 호위 수를 늘리고자 하네.”
문제는 무림맹 소속 무력대원이 다 채워지지 못한 상황.
“하여, 각 세력에게 청하건대, 보다 안전한 비무대회의 진행을 위해 호위 인력을 차출하여 맹의 일을 지원해 주기 바라네.”
현 무림맹은 완전하지 못했다.
무력대도 각 조직의 구성도 많은 자리가 비어 있었다.
빈자리는 열네 개의 세력 이외의 중소 세력과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인재들을 위한 자리였다.
그리고 그 자리는 이번 비무대회가 지나면 자연스레 채워지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무림맹이 마침내 정파 연합으로서 완전해질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