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66)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63화(266/319)
* * *
“자네 비무대회 봤나?”
“봤지! 정말 엄청나더군! 특히 대 문파랑 무림세가 무인들 말이네! 같은 인간이 맞나 싶었다니까!”
무한의 객잔마다 가득한 사람들은 전부 비무대회에 대한 이야기로 상기되었다.
“소림사 스님이 발을 쿵! 구르면 주변 땅이 두두두, 흔들리는데, 아 글쎄 내가 넘어질 뻔했다니까!”
“사천당가는 소문대로 조심해야겠더군. 사용 금지된 독이 대부분이라는 데도 어찌 그리 쓰는 독이 많은지! 상대가 가까이 가지도 못하더군. 당가 무인이랑 실제로 붙으면 손도 못 써보고 독에 당하게 생겼더만!”
화산파의 검술이 화려하고 멋있다더라.
아미파의 창술이 절개가 넘친다더라.
하북팽가 무인들이 덩치가 크다더라.
모용세가의 검로는 물 흐르듯이 부드러운데 상대가 당해내지 못한다더라.
제갈세가의 잘생긴 공자는 참 똑똑하게 싸운다더라.
세가와 문파의 이야기가 끝나면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무인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중원 곳곳에서 독문 무공으로 근근이 이름을 떨치던 검객, 도객, 투사들.
그들이 쓰는 신기한 무기와 정파 무림인들과는 사뭇 다른 몸놀림, 분위기까지.
구경꾼들에겐 그 모든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고, 이야깃거리였다.
“그래서 자네는 누구한테 걸었나?”
남자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제 일행에게 속삭였다.
비무대회의 예선이 몇 차례 치러지며 구경꾼들 사이에서는 비무대회의 우승자를 예측하는 내기가 벌어졌다.
우승자를 맞추지 못한 이들의 돈을 맞춘 이들이 나누어 갖는 것이다.
“나는 남궁세가 남궁웅 공자에게 걸었네.”
“남궁웅 공자? 잘하던가?”
“그럼! 검을 막, 휙- 휙- 휘두르는데 어찌나 절도 있고 기개가 넘치던지! 검황의 피를 아주 제대로 이어받은 것 같더군!”
남자의 표정은 확신에 차 있었다.
남궁세가는 근래 무림에 퍼진 소문과 무림맹주의 가문이라는 이유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남궁세가에서 참가한 직계가 또 있지 않았던가? 장손녀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름이 남궁….”
“남궁설화?”
“아, 맞아! 그 이름이네! 그 소저는 어떻던가? 난 영 보질 못했군.”
남자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글쎄. 나도 그 소저의 비무는 기억이 안 나는데? 비무대회에 나온 것이 맞긴 하는가?”
두 사람이 의아한 시선을 나눴다.
그러곤 이내.
“실력이 영 별로인가 보구먼. 그러니까 별다른 소문이 안 났겠지. 난 아직 그 소저 얼굴도 모르네.”
“듣고 보니 나도 그렇군. 하기야 검황의 핏줄이라고 다 뛰어날 수는 없지 않겠나? 하하하!”
두 사람이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 웃음소리는 객잔의 시끄러운 소리에 자연스럽게 묻혀갔다.
* * *
쿵-!
“남궁설화 승!”
날아간 무인이 비무대 아래에 떨어졌다.
주변을 지키고 있던 무림맹의 무력단원들이 익숙하다는 듯 다가와 남자를 들쳐메고 의약당으로 데려갔다.
비무를 지켜보던 유표가 다가왔다.
“또 시작하자마자 끝냈군. 소저한텐 자비란 없는 것이오?”
실려 가는 남자를 보던 설화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정당한 비무에서 자비가 왜 필요한가요? 적당히 봐주면서 상대하는 건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이에요.”
“적당히 해도 되지 않느냔 말이오. 무시하지 않는 선에서 상대해 줄 수도 있잖소.”
“단주님께 그런 말씀을 들으니 조금 이상하네요.”
누구보다 승부에 깐깐하고 자비 없이 굴던 사람이 화산파 유표 도장이 아니었나?
“이런 게 바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건가요?”
“불쌍해서 그렇소! 소저의 상대가 불쌍해서!”
하나같이 시작하자마자 비무대 밖으로 날려 보내는 바람에 제대로 무기를 들어 본 이가 하나도 없으니.
듣기로, 어떤 이는 깨어난 직후 싸운 기억이 없는데 왜 탈락이냐고 항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남궁설화의 말대로 실력 차이가 컸을 뿐, 정당한 비무였다.
“우승이라도 할 참이오?”
“그래 보려고요.”
“비무대회 참가자들만 불쌍하게 됐군.”
남궁설화가 우승하고자 마음먹었다면 우승은 그녀의 차지다.
남궁설화의 경지는 비무대회에 참가한 이들과는 이미 비교할 수조차 없으니.
“살살 좀 하시오. 기왕 하는 거.”
“노력해 볼게요.”
설화는 유표에게 인사한 후 비무대를 내려갔다.
이제 막 비무를 보러 온 사람들이 비무대 아래로 모여들고 있었다.
“뭐야, 여기 비무 벌써 끝난 거예요?”
“그런 것 같아요.”
“이상하다? 시작한다고 듣고 바로 온 건데…? 상대가 누구였어요?”
“모르겠어요. 저도 이제 막 와서.”
타박. 타박.
설화가 그들 사이로 태연히 지나갔다.
구경꾼들은 수수한 무복을 입은 그녀가 남궁세가의 아가씨라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수려한 외모에 몇몇 이들이 흘낏거렸을 뿐이었다.
그렇게 유유히 비무장을 빠져나가던 그때.
“누님!”
누군가 설화의 팔을 덥석, 붙잡았다.
남궁웅이었다.
“어딜 그리 가십니까? 비무 순서이지 않으세요?”
“방금 하고 오는 길이야.”
웅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벌써요?”
이제 막 시작할 시간이 아닌가?
“아주 시원하게 날려주셨지.”
설화와 웅이 부채를 펄럭이며 다가오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제갈휘였다.
제갈휘가 하하, 웃으며 부채를 탁, 접었다.
“소저의 비무,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리 무자비한 비무는 처음이었지요.”
설화가 미간을 살풋, 찌푸렸다.
“정당한 비무였어요.”
“물론 전 좋았습니다. 소저께서 하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아서요.”
제갈휘가 싱긋, 웃었다.
곁에 있던 남궁웅이 묘한 표정으로 그런 제갈휘를 바라보다가 두 사람 사이로 슬쩍 끼어들려던 그때.
“어, 저기, 남궁웅 공자 아닌가?”
“제갈휘 공자랑 같이 있네! 비켜 봐! 잘생긴 얼굴 좀 보자!”
설화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웅이 나타난 순간부터 수군거리던 주위는 제갈휘까지 합세하자 어느샌가 구경꾼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인기 많으시네요.”
“질투 나십니까?”
“제가 왜요?”
“아쉽군요. 조금은 질투해 주시길 바랐는데요.”
설화의 눈썹이 낮게 가라앉았다.
좀 멀쩡해 보인다 했더니, 여전히 이상한 사람이다.
“휘 공자님!”
“웅 공자!”
몰려든 사람들은 순식간에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한 마디라도 두 사람과 말을 섞어 보려는 이들이 점차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웅은 귀찮은 내색도 보이지 않으며 사람들을 상대해 주었다. 그러던 중 남궁웅이 문득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 휘 형님. 누님 어디 가셨습니까? 방금까지만 해도 여기에 계셨는데…?”
제갈휘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