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69)_2
“다른 생각을 좀 하느라고요. 웅이는 졌죠?”
“예.”
설화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놀라지 않으시는군요. 남궁웅 공자가 질 것이라 생각하신 겁니까?”
“조금은요.”
남궁웅의 상대인 은섬창은 실전 경험 면에서 웅을 한참 앞서고, 전투에 있어서 경험은 곧 실력으로 이어지니.
“그래도 이기길 바랐어요.”
“그래도 남궁웅 공자와 소저께서 맞붙을 일은 없겠군요.”
제갈휘가 후후, 웃었다.
대부분의 대진표는 같은 가문이나 문파끼리 빨리 맞붙지 않도록 짜였으나, 몇몇은 예외였다.
만일 남궁웅과 설화가 두 번씩 상대를 이기고 올라간다면 두 사람이 맞붙게 될 상황이었다.
“어찌 되었든 한 번은 만나게 될 텐데요.”
“그건 또 그렇지요.”
제갈휘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데, 어디선가 문득 시선이 느껴졌다.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무심코 고개를 돌린 설화의 눈이 살짝 커졌다.
설화가 있던 자리 맞은편 기둥.
유강이 팔짱을 끼고 기둥에 삐딱하게 기대어 선 채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설화가 눈썹을 휘었다.
‘언제부터 저기 있었지?’
– 처음부터.
“!”
방금 소리 내어 말했던가?
무의식적으로 전음을 보냈나?
설화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유강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나름대로 정체를 감춘다고 죽립을 눌러쓰고 하관을 천으로 가리고 있었기에 드러난 것은 그의 눈뿐이었다.
제갈휘를 흝는 유강의 시선이 왜인지 날카로웠다.
“오, 설매도 아니시오?”
제갈휘가 부채를 촥- 펼치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유강 역시 고개를 까딱였다.
“절 아시나 봅니다.”
“알고말고. 내가 소협께 얼마를 걸었는지 아시오?”
유강의 눈살이 와락, 찌푸려졌다.
“날 두고 도박을 했단 말입니까?”
“신뢰의 문제라 해두겠소.”
그쪽의 우승에 걸었으니.
제갈휘가 설핏 웃음기를 머금었다.
그러나 설화의 눈엔 그가 유강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 훤히 보였다.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제갈휘는 가까운 이들 앞에선 부채를 꺼내 들지 않으니.
“한데, 설매도께선 어쩐 일로.”
“그쪽에게 볼일이 있는 건 아닙니다.”
유강이 설화를 바라보았다.
그의 입술이 짧게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대진표 보셨습니까?”
“두 분 아시는 사이셨습니까?”
설화가 제갈휘와 유강을 번갈아 바라보며 대답했다.
“조금이요. 보았어요. 결선 때까지 만날 일은 없겠더군요.”
“우리를 위한 대진표인 것 같지 않습니까?”
유강의 눈꼬리가 싱긋, 휘었다.
설화가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에 제갈휘가 유강과 설화 사이로 슬쩍 끼어들었다.
“거긴 너무 간 것이 아니오? 내가 알기론 우리가 먼저이오만.”
제갈휘의 부채가 유강의 가슴팍을 톡, 쳤다.
제갈휘와 유강은 각자 한 번의 비무만 승리하면 서로 맞붙게 될 상대였다.
유강이 표정을 와락, 구겼다.
제갈휘의 부채를 밀어내며 치우라고 하려는데, 설화가 어디론가 향했다.
“어디 가십니까?”
“소저, 어디 가십니까?”
두 사람이 동시에 물었다.
설화가 짧은 한숨을 내쉬곤 두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
“준비하러요. 제가 다음 차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