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73)_2
무한의 거리는 결승 진출자인 남궁설화와 의문의 도객 설매도의 이야기로 시끄러웠다.
비무대회가 열리기 전, 세간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사도련에 관한 소문은 이미 잠잠해진 지 오래였다.
“그 아이, 많이 장성하였더구나.”
설화는 제 그릇 위에 올려지는 오리 구이를 보며 음식을 건네준 남궁무천을 바라보았다.
“알고 계셨어요?”
남궁무천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모를 리 있겠느냐? 구양도 어르신의 기운을 내 못 알아볼 리 없지 않으냐.”
구양도는 남궁무천이 한창 이름을 떨치기 시작할 때 이미 강호를 주름잡는 무인이었다.
“젊었던 시절, 어르신께 잠시 한 수 배우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검이 가장 뛰어난 무기라 믿고 있던 편견을 깨준 것이 바로 구양도다.
중요한 것은 무기가 아닌 무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이가.
“죽립으로 가린다고 가렸지만, 4년 전 모습 그대로던데?”
곁에서 듣고 있던 남궁청운이 하하, 웃으며 말을 거들었다.
“잘 자랐더구나.”
설화가 ‘아버지도?’라는 표정으로 청운을 돌아보았다.
두 사람은 설매도의 정체가 유강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설화는 죽립을 눌러쓴 채 정체를 감추려 애쓰던 유강을 떠올리다가 픽, 웃음을 흘렸다.
“하긴, 생각해 보니 저도 바로 알아보긴 했네요.”
죽립 하나로 정체를 감추기엔 그간 얽힌 연이 많으니. 다소 무리가 있긴 하지.
설화가 남궁무천이 놓아준 오리 구이를 입에 왕, 넣으며 물었다.
“다른 분들도 아실까요? 화산파 장문인이나….”
다른 화산의 무인들이.
“옥매검은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유표 도장… 아니, 주작단주도 알아본 것 같더구나. 노선 장로님도 알아보신 것 같고 말이다.”
노선은 무림맹 장로직에 앉은 화산파의 전 대장로였다.
설화가 오리 구이를 우물거리며 턱을 긁적였다.
유강은 아직도 아무도 본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바보네.’
우물우물.
설화가 오리 구이를 꿀꺽, 삼켰다.
그녀의 그릇엔 이미 청운이 살만 발라 둔 가재찜이 놓여 있었다.
설화가 남궁무천에게 물었다.
“괜찮을까요?”
“무엇이?”
“사정을 알고 있는 저희는 다르겠지만, 대외적으론 파문제자잖아요.”
설매도의 정체가 화산파의 파문제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의 정체를 모르던 수장들과 장로들의 반발이 심할 텐데.
“괜찮을 것이다. 이미 화산파의 지난 일을 알고, 그 아이는 이제 구양도 어르신의 적전제자가 아니더냐. 배분으로 따지자면 나와 같으니, 어느 누가 무어라 하겠느냐.”
설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은 황당한 상황이긴 하나, 유강이 구양도의 제자가 된 이상 남궁무천의 말이 맞았다.
화산파의 파문 제자라는 것이 문제가 되긴 하겠으나.
‘화산파 장문인께서 어떻게 나오실지….’
젓가락을 톡톡, 두드리며 고민하던 설화가 문득, 인상을 찌푸리며 제 그릇을 바라보았다.
설화의 그릇엔 어느새 남궁무천과 청운이 쌓아 놓은 음식이 가득했다.
설화가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착 가라앉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놓을 자리가 없는데도 열심히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두 분, 뭐 하세요?”
청운이 커다란 게의 살을 발라 설화의 그릇에 올리며 말했다.
“우리 딸, 내일 결승이니까, 잘 먹여야지. 그래야 힘을 내지.”
남궁무천 역시 굴러떨어지려는 음식을 격공섭물로 붙들어 놓으며 대답했다.
“체력과 정신력은 무엇보다 잘 먹는 것에서 비롯되는 법이다. 하니, 어서 먹거라. 굴러떨어지려 하지 않느냐.”
설화가 입을 살짝 벌린 채로 남궁무천과 남궁청운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여전히 손을 멈출 기미가 없었다.
“저 배불러요.”
두 사람이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설화를 돌아보았다.
그녀가 음식을 앞에 두고 배부르다고 말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그만 먹을래요.”
두 사람의 표정이 큰 충격으로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