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74)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71화(274/319)
* * *
둥- 두두둥-
“와아아아!!”
마침내 비무대회의 마지막 결승의 시작을 알리는 북이 울렸다.
중원 전역에서 결승 비무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비무대를 중심으로 준비된 계단석을 빈틈없이 메웠다.
누대 위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무인들이 자리했다.
무림맹주와 무림맹의 장로들 이외에 세력마다 주축을 이루는 이들도 찾아왔다.
중원 전역에 시끄럽게 퍼지는 남궁설화와 설매도의 무위를 확인하러 온 것이다.
와아아! 와아아아!
남궁설화! 천화검봉!
설매도! 설매도!
비무장이 떠나가라 연호하는 소리가 대기 장소까지 시끄럽게 울렸다.
의자에 앉아 기수(旗手)들의 입장을 지켜보는 설화의 곁으로 누군가 다가왔다.
설화가 고개를 돌려 다가오는 이를 바라보았다.
제갈휘였다.
“아무도 들이지 못하게 되어 있을 텐데요.”
“이런 게 바로 권력의 맛이 아니겠습니까.”
제갈휘가 후후, 웃으며 대답했다.
“비무 준비는 잘 하셨습니까?”
“준비랄 게 있나요. 하던 대로 하면 되겠죠.”
“긴장되지는 않으시고요?”
“빨리 끝내고 쉬고 싶네요.”
“하하, 역시 소저다우십니다. 제가 이래서 남궁 소저를 좋아하지요.”
설화가 제갈휘를 빤히 쳐다보았다.
싱글싱글 웃는 낯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방금 설매도를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두 분 안 친하시잖아요?”
“자고로 돈이 가는 곳에 마음이 가는 법이지요.”
그러고 보니 제갈휘는 유강의 우승에 판돈을 걸었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설화가 미간을 찌푸렸다.
“제가 질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돈은 왜 저쪽에 거셨는데요?”
“글쎄요.”
제갈휘가 빙긋 미소를 머금었다.
그 미소가 묘해서 설화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
“소저의 연민에 걸었다고 해 두지요.”
설화의 찌푸린 표정이 한층 더 깊어졌다.
연민에 건다는 건 또 무슨 소릴까.
이 남자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준비하십시오!”
무사 하나가 찾아와 소리쳤다.
설화가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저.”
“?”
“다치지 마십시오.”
제갈휘의 낮게 휘어진 눈썹이 진심 어린 걱정을 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설화는 고개를 짧게 끄덕인 뒤 비무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와! 와아-!!”
“남궁설화 이겨라!!”
“설매도! 설매도!!”
비무장에 들어서니 대기 장소에서 듣던 함성이 더욱 우렁차게 들려왔다.
마치 함성의 바다로 뛰어드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래서 이무기가 도망친 거구나.’
이무기는 오늘 비무장에 오지도 않았다.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나.
이제 보니 데려오지 않은 게 잘한 선택이었다.
머릿속에서 이무기의 툴툴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면 더 성가셨을 테니까.
비무대의 계단을 올라가니 섭무광과 유강이 보였다. 유강은 이미 올라와 서 있었다.
설화가 그의 맞은편에 섰다.
죽립 아래로 보이는 그의 표정이 어두웠다.
– 기분 안 좋아 보이네?
– 올라오기 전에 빤질빤질한 얼굴을 봐서.
빤질빤질한 얼굴?
‘아.’
제갈 공자가 유강을 보고 왔다고 했지.
근데 무슨 말을 했길래 이렇게 기분이 안 좋아 보이지?
‘제갈 공자한테 물어볼걸.’
“규칙은 똑같다. 결승 진출자들에게는 여전히 좁긴 하겠지만, 비무대 크기가 본선 때보다 훨씬 커졌으니 마음껏 날뛰어 보거라.”
결승에서만큼은 비무대를 벗어나면 패배한다는 규칙을 없애려 하였지만, 혹여 구경꾼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염려로 없애지 못했다.
대신 비무대의 크기는 본선 경기 때보다도 네 배는 컸다.
강기 무공을 사용하게 될 것을 대비한 조치였다.
“자, 그럼. 양측 자리로!”
섭무광이 양팔을 좌우로 벌리며 외치자 설화와 유강이 비무대 양쪽으로 향했다.
둥둥둥둥….
북이 낮게 울리기 시작했다.
“와! 와아!”
환호가 더욱 커지고, 낮게 울리던 북소리도 점차 커져 환호와 뒤섞였다.
둥둥둥둥둥-
설화는 검을, 유강은 도를 꺼내곤 기수식을 취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날카로웠다.
둥둥둥둥둥둥!!
북소리가 점차 크고 빨라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섭무광이 오른팔로 비무대의 중심을 가리키자.
사아아아….
비무장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환호도, 북소리도 사라진 고요함이었다.
비무장을 내려다보는 누대 위의 공기가 긴장으로 팽팽해졌다.
섭무광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설화와 설매도를 번갈아 확인했다.
그 짧은 순간이 마치 시간이 늘어진 듯 느리게 흘러가고.
마침내 섭무광이 힘 있게 손을 들어 올렸다.
둥둥! 둥! 뿌우우우우-!!
북소리와 호각 소리에 맞춰 마지막 비무의 시작을 알리는 깃발이 펄럭였다.
타다닷-!
탓-!
설화와 유강이 서로를 향해 달려갔다.
붉은 기운과 주홍의 태양빛이 두 사람의 무기에 짙게 휘둘렸다.
전력(全力).
두 사람은 처음부터 탐색이나 물러섬 따위 없이 전력을 다했다.
“와아아아!”
사람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설화와 유강이 검과 도를 휘둘렀고.
콰앙-!!
도와 검이 맞붙는 순간, 환호를 집어삼킬 정도의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며 귀를 틀어막았다.
스스스스….
이번 비무대회에서 처음으로 비무대 바깥의 흙먼지가 휘날려 시야가 뒤덮였다.
누구 하나 죽은 거 아냐?
사람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흙먼지에 둘러싸인 비무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흙먼지가 서서히 가라앉고, 도와 검을 맞대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드러났다.
짙은 흙먼지에도 물러서지 않은 채 힘을 겨루고 있는 유강과 설화가.
“…와아아아아!!”
한 박자 늦게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설화와 유강의 교전이 시작되었다.
쾅! 콰앙- 콰강!
두 사람의 격돌에 비무장 전체가 울렸다.
“남궁설화! 남궁설화!”
“설매도! 설매도!!”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쥔 채로 두 사람의 비무를 지켜보았다.
누대 위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두 사람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무위에 수장들과 무림의 어른들은 혀를 내둘렀다.
“허어- 무림에 이런 인재들이 있었소이까?”
“말도 안 되는군.”
“남궁설화도 남궁설화지만 저 죽립을 쓴 이 또한 놀라운 실력이오. 한데, 저 기운.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소이까?”
“구양도.”
그 말에 누대의 술렁임이 일순 잠잠해졌다.
누대 위 모든 이들의 시선이 한 사람을 향했다.
소림사 방장, 법공이었다.
“자네들은 저 태양과도 같은 기운을 알아보지 못하겠는가.”
법공이 웅성거리던 이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천하에 다시 없을 도객이라 불리던 이가 아닌가.”
그의 도법이 마치 아홉 개의 태양이 떠오르는 것 같다 하여 칭해진 별호.
구양도(九陽刀) 능지산.
“그, 그분께서 아직 살아계신단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