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75)_2
그때까지도 인파 속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던 그녀가 섭무광을 향해 말했다.
“가 봐야 해요.”
“어딜?”
섭무광이 놀란 얼굴로 설화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비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래도 가겠다고?”
이 자리에 마지막 순간 설화가 힘을 뺐다는 것을 아는 이는 몇 없을 것이다.
아마도 가장 가까이에서 비무를 지켜보던 자신과 화경의 고수 몇뿐일 터.
그 때문에 설매도의 승리로 흘러가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아직 승리를 선포하지 않았다.
비무가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면 마저 이어갈 수 있을 터인데?
“기권할게요.”
“!”
“설화야?!”
섭무광이 인상을 찌푸렸다.
“…진심이냐?”
“네.”
확실히 빈말은 아닌 것 같았다.
섭무광이 조금 전까지 설화가 바라보던 곳을 흘낏, 본 뒤 누대 위 남궁무천에게 전음했다.
그의 목울대가 울렁이길 잠시.
그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가 봐도 되나요?”
섭무광이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설화야!”
“넌 기다리거라.”
설화를 따라 뛰쳐나가려는 유강을 붙든 채로 섭무광이 말했다.
“다녀와서 무슨 일인지 제대로 설명하거라.”
“…네.”
설화가 섭무광과 누대 위 어른들을 향해 짧게 인사한 후 비무장을 내려갔다.
“설…!”
“기다리래도.”
섭무광이 유강을 비무대 중심으로 이끌었다.
유강은 멀어지는 설화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으며 그의 손에 이끌려 섰다.
시끄러운 환호 속, 정신없는 가운데.
“설매도 승!”
섭무광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며 유강의 승리를 선언했다.
“설매도! 설매도!”
사람들은 더 크게 비무대회 우승자의 별호를 연호했다.
눈앞에서 벌어진 치열하고도 압도적인 비무였으니, 그의 승리를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설매도! 설매도!”
그 소란 가운데 설화는 조용히 비무장을 빠져나갔다.
* * *
헉. 헉….
한편, 비무장을 빠져나온 설화는 쉴 틈 없이 어디론가 향했다.
비무장 쪽에서 설매도의 별호를 연호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어딜 가는 것이냐?]어느새 이무기가 그녀의 곁에 붙어 있었다.
설화의 감정 변화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기에 이상을 감지하자마자 설화에게 돌아온 것이었다.
“나타났어.”
[누가?]“흉터.”
번번이 제 일에 훼방을 놓았던 흉터가 있는 죽립인.
그가 나타났다.
비무대회에.
“나를 불렀어.”
탓- 타다닷-
설화는 지붕을 뛰어넘어 빠르게 움직였다.
워낙 빠른 움직임이었기에 누구 하나 그녀를 알아보는 이는 없었다.
[그래서 지금 그자를 만나러 간다는 것이더냐?]“응.”
[그자가 어떤 자인 줄 알고!]설화가 입을 꾹, 다물었다.
어떤 자인지 모른다.
이무기가 걱정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안다.
하나.
“싸우러 온 것 같지는 않았어.”
설화는 조금 전 비무장에서 마주한 남자의 눈빛을 떠올렸다.
자신을 바라보던 남자의 눈빛은 적대감이 아닌 할 말이 있는 듯한 시선이었다.
물론 이 또한 직감에 불과하지만.
“만나야 해.”
그자가 누구인지, 대체 왜 자신의 일을 번번이 방해하는 것인지, 혹여나 혈교의 사람인지.
만나보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