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7)_2
“인사하거라, 소룡아. 너와 같은 해에 태어났지만, 너보다 여섯 달이나 먼저 태어났으니 네 누이다.”
소룡이 표정을 찌푸렸다.
남궁의 장손으로 줄곧 대접받아 온 그였다.
영영 나타나지 않을 것 같던 사촌의 등장이 썩 반갑지도 않은데, 누이라니.
“소룡아.”
“…반갑다.”
분명 누이임을 짚어 줬음에도 그녀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인사였다.
남궁청해가 조금 당황해서 나무라려 했지만, 연소란의 말이 조금 더 빨랐다.
“웅아, 너도 인사해야지.”
설화의 시선이 자연스레 둘째 웅이에게 돌아갔다.
“네. 어머니. 설화 누님 안녕하세요. 누님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전 웅이라고 해요.”
조심스러운 목소리 속엔 반가움이 섞여 있었다. 소룡과는 다르게 진심으로 그녀를 반기는 인사였다.
“나도 반가워.”
“돌아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동글동글한 눈이 참 귀여운 사촌이라고 생각하며 설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남궁청해의 가족과 인사가 끝난 후 다음은 셋째 남궁청산의 차례였다.
청산을 바라보았다.
세 사람 중 가장 큰 덩치의 그는 몸집으로는 남궁무천보다도 컸다.
남궁청산이 훌쩍이던 코를 대충 문지르고 큰 소리로 인사했다.
“천객원의 손님이 너였다니! 아주 놀랐다! 너 어릴 때 이 숙부가 목말 많이 태워 줬던 건 기억하느냐?”
그의 부인 모용연화가 그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그녀는 거구의 남궁청산과는 달리 몸집이 작고 여리여리한 체격의 여인이었다.
힘을 조금도 쓰지 못할 것같이 가녀려 보이는데, 웃는 얼굴로 살짝 찌른 것치곤 남궁청산은 억, 하며 고통에 몸을 떨었다.
그런 그를 대신하여 모용연화가 인사를 이어 갔다.
“이리 건강하게 만나 천만다행이다, 설화야. 네 스스로 돌아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정말 놀랐단다. 그새 예쁜 숙녀가 다 되었네?”
예쁘게 꾸며 입은 모습에서 과거의 설화를 비추어 본 것인지, 그녀의 입가에 쓸쓸한 미소가 떠올랐다가 금세 사라졌다.
“언제 한번 시간 내서 우리 처소에 놀러 오렴. 네게 주고 싶은 것이 많아.”
그녀가 제 곁에 앉아 있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소개했다.
“이 아이는 화린이란다. 너는 아마 처음 볼 거야. 화린아, 언니한테 인사해야지?”
모인 이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남궁화린의 나이는 다섯 살. 설화가 사라진 것이 8년 전의 일이니 두 사람은 처음 만나는 셈이었다.
‘이전 생에는 만난 적이 있지만.’
그때도 만남은 길지 않았던 터라 남궁화린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
화린이 쭈뼛거리며 제 엄마의 팔에 달라붙었다. 시선은 설화에게 고정한 채였다.
“어서 인사하지 않고 뭐 해? 어서.”
모용연화가 짐짓 엄한 목소리로 타일렀지만, 화린은 부끄러운지 엄마의 옷자락에 얼굴을 파묻을 뿐이었다.
모용연화가 난감해하며 말했다.
“얘가 낯을 좀 많이 가려서. 미안하구나. 설화야.”
“괜찮아요.”
어차피 이제는 한 지붕 아래 살게 될 텐데. 굳이 이 자리에서 친해질 필요는 없지.
그때, 남궁화린이 탁자 위에 차려져 있던 음식 중 탕후루 하나를 집어 설화에게 건네었다.
시비들이 부러 어린 화린의 근처에 놓아주었던 것이었다.
“어머나. 언니 주는 거니? 설화야, 화린이가 네게 주는 거래.”
자리가 떨어져 있어 팔이 닿지 않는 설화를 대신해 모용연화가 탕후루를 받아 설화에게 건넸다.
설화는 얼결에 탕후루를 받아 들었다.
조금 당혹스러웠다.
아무런 이유 없는 선의를 받아 본 것은 이전 생을 통틀어 몇십 년 만이었다.
‘….’
설화는 탕후루를 쥔 채 남궁화린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제 엄마의 옷자락 뒤에 숨어서 설화를 훔쳐보고 있던 화린은 설화와 눈이 마주치자 배시시 웃으며 옷자락 뒤로 숨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