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82)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79화(282/319)
“대주님을 뵙습니다.”
모여 있던 이들이 일제히 유강에게 포권을 취했다.
나이대는 비슷하지만 그가 구양도의 제자임이 밝혀졌고, 무림맹의 대주가 되었으니 예의를 차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설화 역시 유강을 향해 포권을 취했다.
“대주님을 뵙습니다.”
유강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모인 이들을 향해 포권하며 말했다.
“이번 개방 조사의 책임을 맡은 척마대주 유강이라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개방 조사를 함께 나가기로 한 이들이 다시금 포권으로 화답했다.
“모두 모이신 듯하니 맹주님께 보고하고 오겠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유강이 출발을 알리기 위해 맹주실로 떠났다.
유강이 자리를 뜨자마자 팽호광과 팽미랑이 설화에게 다가와 팔꿈치로 툭, 치며 물었다.
“설화 동생. 척마대주랑 친분이 깊나 봐?”
“어떻게 아셨어요?”
공적인 자리에선 친분이 있는 걸 그다지 드러낸 적 없을 텐데?
팽미랑이 흐흐, 웃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설화 동생은 안 오니까 모르겠지만, 여기 있는 사람 중 몇몇은 이미 연무장에서 인사 나눴거든. 척마대주도 그렇고.”
설화는 무림맹의 연무장을 이용하지 않았다.
요 며칠 이무기의 힘을 이용한 전투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남궁무천이 대련 상대가 되어준 덕분에 맹주 전용 연무장을 오갔기 때문이었다.
그 사이 무림맹에 머물고 있던 이들끼리 인사를 나눈 모양이었다.
“한데, 지금까지 며칠이나 대주님을 만났지만 오늘처럼 환하게 웃는 건 처음이란 말이지? 안 그래, 오라비?”
팽미랑이 팽호광의 어깨를 툭툭, 쳤다.
팽호광이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의 팔을 쳐냈으나, 미랑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하기야 우리 곰 같은 오라비보단 척마대주가 낫지! 우리 할아버지는 신경 쓰지 말고 잘 해봐!”
“네?”
“하하하!”
팽미랑이 호탕한 웃음과 함께 호광을 끌곤 멀어졌다.
호광은 계속해서 미랑을 떼어내려 했지만, 미랑의 우람한 팔이 그의 목덜미를 단단하게 휘두르고 있었다.
이윽고 유강이 총단주 섭무광과 함께 돌아왔다.
“허, 뭐 대단한 임무 나간다고 이리 우르르 몰려왔어? 누가 보면 나라 구하러 가는 줄 알겠구만. 따라와라, 애송이들!”
모여 있던 이들이 섭무광을 따라 우르르 몰려갔다.
나란히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섭무광과 유강을 보는데, 제갈휘가 설화 곁으로 다가왔다.
“연무장에서 보니 금련비 소저와 척마대주 사이가 썩 좋아 보이더군요.”
설화가 제갈휘를 흘낏 보았다.
무관심한 반응에도 제갈휘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채로 입가를 가리며 설화 쪽으로 몸을 기울이면서까지 말을 이었다.
“척마대주께서 금련비 소저께 관심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런데요?”
이런 말을 굳이 왜 하는 거지?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돌아보자 제갈휘가 싱긋 웃으며 자세를 바로 했다.
“별 뜻은 없었습니다.”
설화가 제갈휘를 살짝 노려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두 사람 쪽을 돌아보고 있는 유강과 시선이 마주쳤다.
유강이 황급히 눈을 피했지만, 그가 이쪽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휘 공자님께선 무당파로 가시나요?”
설화의 물음에 제갈휘가 놀라며 반응했다.
“소저껜 정말 아무것도 숨길 수가 없겠군요.”
무당파는 비무대회가 성황리에 치러졌음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본래 무림맹에선 무당파의 의견을 존중하여 그들이 무림맹을 받아들일 때를 기다려 주려 했으나, 문제가 생겼다.
이번 비무대회 사건 때 독분을 운반한 이들이 전부 무당산(武當山) 근처에 살던 이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
독분의 운반책들은 예상대로 자신들이 퍼트리려 한 것이 독분인 줄도 모르는 양민들이었다.
그저 돈을 받고 심부름이나 하려던 순진한 이들.
돈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
그 사실이 밝혀지자, 무림맹에선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비무대회의 사건에 무당파가 개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무당산은 엄연한 무당파의 영역.
몰랐다는 것도, 알면서도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가 되는 상황이었기에 무림맹이 나서기로 한 것이다.
제갈휘는 무당파에 방문할 무림맹 일행에 포함되었다.
“숙부께서 저를 너무 믿으셔서 말입니다.”
“그런가요?”
물론 제갈명에게 일러 제갈휘를 일행에 포함시킨 것은 설화였다.
군사인 제갈명이 쉬이 자리를 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갈휘라면 무당파의 이상한 점을 분명 눈치챌 테니까.
“제 숙부께서도 함께 가시니, 잘 부탁드려요.”
군사 제갈명 대신 부군사 남궁청해가 이번 방문 일행의 책임자를 맡았다.
“위험한 일은 없겠지만, 혹시 모르니 몸조심하시고요.”
“제 걱정을 해주시는 겁니까?”
“숙부님 걱정이라고 해 둘게요.”
“그거 영광이군요.”
일행이 출발지에 도착했다.
무림맹의 입구 앞에는 말 네 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강이 가장 먼저 말에 올라타고, 금련비와 당호진이 그의 뒤를 따랐다.
설화 역시 그녀의 말 쪽으로 향했다.
스윽-
“?”
설화가 말에 타려 할 때 제갈휘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찌푸린 표정으로 보던 설화는 무시하곤 훌쩍 말에 올라탔다.
제갈휘가 빙긋 웃으며 손을 거둬들였다.
“소저께서도 부디 다치지 마십시오.”
마지막 결승 비무에 나가기 전처럼, 제갈휘가 걱정 어린 인사를 건넸다.
설화는 짧게 고개를 까딱여 인사를 받은 후 일행 쪽으로 말을 붙였다.
섭무광이 네 사람 앞에 섰다.
“애송이들. 잊지 마라. 맹은 너희들을 싸우라고 보내는 것이 아니다. 교전은 되도록 피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불안해하지 마라.”
무림맹에서 처음으로 보내는 조사대.
무언가 성과를 내려 하다 보면 실수하게 되고, 실수는 결국 사고로 이어진다.
“사고 치지 말고.”
섭무광이 설화를 슥, 바라보았다.
그와 눈이 마주친 설화가 미간을 설핏, 찌푸렸다.
“조심히 다녀와라.”
섭무광이 유강이 올라탄 말을 툭, 치는 것으로 당부가 마무리되었다.
유강과 설화 그리고 금련비와 당호진.
네 사람은 모두의 배웅을 받으며 무림맹을 떠났다.
* * *
다그닥. 다그닥.
별다른 일 없는 평화로운 대낮.
무림맹을 떠나온 일행은 호북과 하남의 경계를 이루는 산맥을 넘어가고 있었다.
일행의 목적지는 하북성 천진(天津)현.
개방의 본거지가 있다고 알려진 곳이었다.
[이 길은 인간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인 것 같구나.]어느새 주변을 살피고 돌아온 이무기가 설화의 소매 속에 자리를 잡으며 말했다.
– 하남으로 넘어가는 지름길이래. 혜언 스님이 당 공자한테 일러준 길이라더라.
그저 세가의 비호를 받으며 귀하게 자랐을 것 같던 당호진은 의외로 네 사람 중 가장 지리에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