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87)_2
때가 끼고 더러운 손이었으나, 유강은 꺼리는 내색 없이 그의 손을 맞잡았다.
“유강입니다.”
“소문은 익히 들었소! 비무대회의 우승자가 아니시오! 끌끌끌!”
“저를 아시는군요.”
“그대뿐이겠소? 이쪽은 금련비 소저, 이쪽은 당호진 공자가 아니오. 한데, 남궁 소저께선 어디 가셨소?”
비밀리에 조사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이들을 보낸 것인데.
행적을 숨긴 것이 무색하게 개방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유강의 손을 맞잡은 천귀호의 손에 묵직한 힘이 더해졌다.
“우리, 개방이오. 비렁뱅이라고 무시하면 큰코다치지.”
유강과 천귀호 사이에 묘한 기류가 오갔다.
두 사람이 시선을 나누길 잠시.
“끌끌! 궁금하였으면 직접 물어보지 그랬소! 제대로 일러주었을 터인데! 우선 앉으시오, 앉아!”
천귀호가 세 사람에게 자리를 안내했다.
탁자랄 것도 없는 크고 넓적한 바위 위에 이가 나가고 깨진 잔들이 놓여 있었다.
의자도 없어서 어디에 앉아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천귀호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세 사람도 그를 따라 바닥에 앉았다.
유강이 준비된 찻물을 단숨에 들이키곤 손등으로 제 입을 닦으며 말했다.
“차향이 좋군요.”
“끌끌. 그렇소? 이래 봬도 이게 그 비싼 용정차요. 비록 우려먹고 버린 것을 주워 온 거긴 하지만 아주 귀한 것이란 말이오.”
“그렇군요. 차는 잘 모르지만 아주 맛있었습니다.”
“끌끌….”
제 차를 단번에 들이켜 전부 비운 천귀호가 잔을 탁- 내려놓았다.
“자, 이제 본론을 나눠 봅시다. 뭐가 궁금하여서 이 먼 하북까지 오셨소이까?”
“반년 전 있었던 일을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반년 전의 일이라는 말에 천귀호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무엇을?”
“전 개방 방주께선 어찌 돌아가시게 되셨습니까?”
“….”
천귀호가 눈가를 실룩였다.
그때의 일을 떠올린다는 것이 불편하다는 듯 연신 눈가를 꿈틀거리며 말했다.
“전대 방주는 살해당했소. 당시 개방의 장로였던 이가 방주를 죽이고 도망쳤지.”
“아무개 말씀이십니까?”
“잘 아는군. 그자가 그런 짓을 저질렀소.”
“어째서입니까? 아무개가 방주님을 살해한 이유가 있을 것 아닙니까.”
“나도 모르오.”
천귀호가 눈가를 실룩이며 픽, 웃음을 흘렸다.
“나도 궁금하군. 그리 방주를 따르던 이가 왜 그런 짓을 벌였는지. 하나 한 가지는 확실하오.”
“?”
“그자는 타구봉을 노렸소. 방주를 죽이고 타구봉을 들고 도망쳤거든.”
타구봉.
개방 방주에게 대대로 내려져 오는 개방의 신물이다.
타구봉을 가진 이는 방주로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중원 전역 거지들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
또한, 타구봉을 지닌 이만이 개방의 독문 무공을 전수받을 수 있다.
“아무리 근본 없는 거지들이라지만 타구봉 없이는 방주로 인정받기 힘드오. 우리도 그자를 찾아보려 했으나, 꼭꼭 숨어버려 찾기가 쉽지 않소.”
반년이나 개방 방주직이 공석이었던 이유.
전대 방주가 제자로 삼은 후개 천귀호가 방장으로 추대될 수 없었던 이유는 아무개가 타구봉을 가지고 자취를 감추었기 때문이었다.
“하여, 실은 부탁이 있어 이리 불렀소.”
천귀호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당신들이 아무개를 만나봐 줄 순 없겠소? 무림맹이라면 그자도 마냥 피할 순 없을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