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8)_2
불과 얼마 전이었다면 혹여 그가 분노에 자신을 죽이지 않을까 걱정했을 텐데,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만큼 가까워진 거겠지.’
벌모세수를 결심할 정도로 남궁무천이 자신을 아낀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이전 생이었다면 절대 말 한번 섞어 보지 못했을 천룡검황이, 자신을 아끼고 있다.
‘손녀이기 때문이겠지만.’
설화는 방 한쪽에 서서 남궁무천의 노기가 가라앉기를 잠자코 기다렸다.
그러나 거센 불길에선 불똥이 튀기 마련.
설화 역시 그 불똥을 피해 갈 수 없었다.
“넌 허구한 날 다치는구나!”
자신에게 돌려진 화살에 설화는 눈을 깜박였다.
“네 몸이 그리 하찮더냐? 왜 그리 함부로 다루는 것이야!”
무어라 변명할까 했지만, 설화는 섭무광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어떤 변명을 하든 혼나는 건 똑같을 터.
“다친 줄 몰랐어요.”
그럴 바엔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나았다.
“뭐라? 다친 줄을 몰라?”
“감각이 둔해서요. 축축해서 보니까 이미 다쳐 있었어요.”
정신을 차려 보니 상처는 나 있었다.
다친 이유를 모를 테지만 어쨌든 거짓말은 아닌 셈이었다.
“하면 조각을 만지지 말아야 할 것 아니냐!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었을 거 아니야!”
‘으음….’
깨진 조각을 치운다고 한 건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다. 그러니 솔직하게 말한다고 진실이 되진 않을 테지만.
그래도 최대한 솔직하게 대답하기로 했다.
“벌을 받을 테니까요.”
만약 자신이 혈마의 물건을 파손시켰을 시에 가장 먼저 고려했을 법한 대답이었다.
“아버지가 오시기 전에 치우려 했어요.”
그것이 정답이었던 모양이었다.
남궁무천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 있었지만, 그는 더 이상 화를 내지 않았다.
대신 긴 한숨과 함께 머리를 문질렀다.
“그래. 되었다.”
역시 솔직한 대답이 통하는구나.
“하나, 그렇다 하여도 다음부턴 위험한 것은 피하거라. 상처가 나는 것도 몰랐다는 것은 쉬이 볼 일이 아니다.”
“네.”
“그래. 그 이야긴 그쯤하고.”
남궁무천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일 아침 장로 회의에서 네가 돌아온 것을 공표하기 전에 네게 뜻을 묻고자 불렀다.”
설화는 고개를 갸웃했다.
“제 뜻이요?”
자신을 남궁의 아이로 공표하는 데 자신의 뜻이 필요한가?
“네가 남궁의 아이인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순간 많은 것들이 변할 테니 말이다.”
“무엇이 변하나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고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남궁이 너를 오랜 시간 찾아다닌 만큼, 돌아온 아이를 향한 관심도 높을 테지.”
“….”
“너의 행동 하나하나가 너를 재단할 것이며 너의 말 한마디가 비난의 화살로 돌아오게 될지도 모른다. 하나.”
남궁무천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
“그 모든 것을 짓밟고도 뒤덮을 힘과 명예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