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95)_2
“호오.”
사 혈주의 입매가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의 몸이 모월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건 꽤나 흥미로운 얘기로군. 그대는 사도련주를 육 혈주의 자리에 올리려는 줄 알았는데. 왜, 사도련주가 말을 안 듣는 모양이지?”
“그 반대이지요.”
모월이 손을 맞잡았다.
그녀의 기다란 보랏빛 손톱이 제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말을 너무 잘 들어 문제랍니다. 이리도 순순하게 나오니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사 혈주가 낄낄, 웃음을 흘렸다.
“순순해서 죽이겠다는 건가?”
“그것과는 상관없습니다.”
“낄낄낄…. 처음부터 죽일 생각이었군?”
모월이 미소를 머금었다.
“우리 화오루에 위협이 될 자를 끌어들여서야 되겠습니까? 잘라내는 것이 맞지요.”
“이것이 루주의 뜻인가?”
사혈주가 술병을 기울이며 물었다.
“루주님께선 모르시는 일입니다.”
그의 손이 우뚝, 멈추었다.
사 혈주가 눈썹을 휘며 모월을 바라보았다.
“오로지 화오루를 위해 제가 계획한 일이지요. 아시지 않습니까. 전 화오루에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을요.”
“…그대의 충심은 잘 알지.”
사 혈주가 술병을 내려놓고 술잔을 단번에 비웠다.
“하여, 내가 무얼 하면 되지?”
* * *
모두가 잠든 깊은 밤.
검은 그림자가 열려 있던 창문을 통해 스르륵 들어와 잠든 설화의 몸을 타고 올라갔다.
이윽고 설화가 부스스 눈을 떴다.
그녀는 제 몸 위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이무기를 잠시 바라보았다.
[본좌에겐 귀찮은 일을 떠넘겨 놓고 태평하게 잠이나 자고 있군.]“안 잤어. 너 기다렸지.”
[흥. 고 동그란 눈동자에 잠이 가득한데도 발뺌이더냐?]설화가 푸흐흐, 웃음을 흘렸다.
[웃지 말거라. 지금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아느냐?]“얼마나 심각한데?”
[모월이 뭔가 수상한 짓을 꾸미고 있는 것 같다.]“수상한 짓?”
[네 말대로 모월이라는 놈을 따라가 봤다. 누군가를 만나더군. 심상찮은 놈이었다.]“누군지는 못 봤고?”
[내 기운을 알아차릴 것 같아서 가까이 접근하지는 못했다. 그만큼 위험한 놈이었다는 말이다.]“….”
설화가 몸을 일으켰다.
이무기가 그녀의 손 위로 올라왔다.
설화는 자연스레 이무기의 동그란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찌할 생각이더냐?]“어쩌긴.”
설화가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싸워야지.”
어차피 싸움은 피할 수 없다.
모월이 순순히 넘어갈 것이라곤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다.
의심이 많고, 계략에 능한 월이니 또 다른 수를 준비할 것은 예상했다.
‘모월이 만났다는 이는 남만의 야만인들을 세력으로 가진 자겠지.’
아마도 혈주들 중 한 명일 터.
혈주와의 충돌 역시 각오하고 있던 바이니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무림맹의 지원군도 오지 않을 것이 아니더냐? 괜찮은 것이냐?]이무기를 쓰다듬던 그녀의 손이 천천히 멈추었다.
“피하면 개방을 잃게 될 거야. 아무개에게도 믿으라고 했잖아.”
설화가 미소 지으며 이무기를 내려 보았다.
그녀의 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걱정 마. 잘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