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96)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92화(296/319)
* * *
무림맹은 공식적으로 무당파를 중원 무림의 공적으로 선포했다.
무당파가 무림맹에서 보낸 이들을 뇌옥에 가두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무림맹에선 사로잡은 이들의 석방을 수차례 요구하고, 해명을 요하였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억지와 핑계뿐.
마침내 무당산으로 보낸 무림맹의 사자가 양팔이 잘려 돌아왔을 때, 무림맹은 무당파와의 전쟁을 결심했다.
무림맹 본관 앞.
해남파 검수, 일지량을 선두로 한 청룡단과 수련을 중단하고 소집된 화산파 유표를 선두로 한 주작단이 본관 앞에 일렬종대로 모였다.
이윽고 본관에서 무림맹주 남궁무천과 총단주 섭무광이 나왔고, 무림맹 장로들 중 몇몇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그들의 모습이 보이자, 본관 앞은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계단 위에 선 남궁무천은 청룡단과 주작단을 찬찬히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무당파에서 억류하고 있는 우리의 형제들을 무사히 구해내는 것이다.”
무력단원들의 표정은 결의로 가득했다.
사문과 본가를 떠나 무림맹의 소속이 되었으나, 사로잡힌 이들은 여전히 그들의 형제이자 가족이었다.
“수차례 석명을 요구하였으나 그들의 말은 변명과 핑계에 지나지 않았다. 하여, 맹의 장로들과 의견을 나누고 수장들이 뜻을 보내온바!”
남궁무천이 천명을 내밀었다.
검황이라 불리는 자의 검은 그 어느 맹세보다도 무거운 의미를 담고 있었다.
무림인이라면 그것을 모르지 않기에, 모인 이들의 표정엔 긴장이 감돌았다.
“무림맹은 억류된 이들을 무사히 구해내기 위하여 무력의 충돌도 불사할 것이니! 그대들은 목숨을 다하여 맞설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천명이 바닥을 쿵- 내려치자 본관 전체에 웅대한 울림이 퍼져나갔다.
“두려워하지 마라! 억류된 형제들의 두려움은 그보다 클 것이다! 물러서지 마라! 너희들의 검에 망설임은 없어야 할 것이니!”
한층 고조된 긴장감에 모인 이들은 더욱 꼿꼿이 자세를 세웠다.
“내가 너희들의 선두에 설 것이다.”
무림맹주이자 천룡검황 남궁무천의 말은 그를 바라보는 이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같은 정파 무림인들과의 싸움에 망설이던 이들에게도, 전쟁이라는 거창한 단어에 주눅 들던 이들에게도.
누구보다 앞서 나가는 무림맹주의 모습은 호승심과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남궁무천이 출정을 선포하려던 그때.
무림맹 내당의 대문이 열리며 열댓의 사람들이 들어섰다.
그들을 알아본 남궁무천의 표정이 설핏, 굳어졌다.
“무슨 일인가, 남궁 가주?”
때마침 당도한 이들은 남궁청운을 필두로 한 남궁세가의 흑룡대와 백룡대.
남궁청해의 아들인 남궁웅 역시 청운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무림맹주님을 뵙습니다.”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청운이 한 걸음 앞서 나와 포권을 취하며 입을 열었다.
“무당파와의 싸움에 남궁세가의 힘을 보태려 하오니, 부디 선두에 설 수 있도록 허하여 주십시오.”
남궁무천이 굳은 얼굴로 답했다.
“이번 싸움은 무림맹에서 선포한 것이네. 세가가 나설 필요는 없네.”
“무당산으로 향한 일행의 수장은 남궁세가의 사람이자 제 아우입니다. 피를 나눈 형제의 목숨이 위태로울진대, 어찌 가주로서 보고만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이는 가문 전체의 뜻이니 부디 헤아려 주시길 간청드립니다.”
“….”
남궁무천이 남궁청운을 잠자코 바라보았다.
소가주의 자리에 오른 지 오래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가주에 오른 제 아들은 어느새 어엿한 가주로서 가문을 대표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대견하기 그지없었다.
하여, 무림맹주로서 그리고 청운의 아버지로서 이 자리에서 남궁세가의 뜻을 묵살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바.
“허하네. 하나, 선두는 이미 정해졌으니, 그 뒤를 따르도록 하게.”
남궁무천은 남궁세가의 합류를 허락했다.
“총단주.”
남궁세가가 대열에 합류하는 사이, 남궁세가의 합류로 무언가를 깨달은 남궁무천이 섭무광을 불렀다.
“예. 맹주님.”
“미안하지만 자네는 지금 바로 숭산으로 가 주어야겠네.”
* * *
무림맹과 무당파의 무력 충돌 소식은 빠르게 중원으로 퍼져 나갔다.
무림맹이 결성된 이후 발발된 첫 정파 무림 간의 전쟁이었기에 이유를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이들은 무림맹을 비난했다.
그러나 하오문을 중심으로 무당파의 안하무인인 실상이 빠르게 퍼져나가, 여론은 금세 뒤집혔다.
그리하여 무림맹과 무당파의 충돌로 중원의 귀추가 주목되던 그때.
석가장에서 약 100리(白狸_40k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창암산(蒼巖山).
절벽을 양쪽에 둔 골짜기에선 마침내 비밀스러운 만남이 이루어졌다.
탁, 탁, 타악-
기다란 지팡이를 짚으며 나타난 이는 개방 장로 아무개. 그의 뒤를 그의 제자인 춘팔이 따랐다.
그리고 두 사람의 맞은편엔 후개 천귀호를 필두로 한 개방의 다섯 장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아무개 장로님.”
“개방의 후개를 뵙습니다.”
“어찌 그리 얼굴 한 번 보기가 어렵단 말입니까? 저희가 꼭 이리 외부인을 거쳐야만 볼 수 있는 사이였습니까?”
“그러게나 말이오. 만나기만 하면 목을 내놓으라 하니 어디 무서워서 얼굴이야 내밀겠소?”
아무개가 가볍게 받아치는 말에 천귀호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죽는 게 그리 두려우셨으면 그런 짓을 벌이지 마셨어야지요.”
“내가 죽는 것이 두려운 줄 아시오?”
아무개 역시 웃음기 사라진 얼굴로 지팡이를 말아 쥐었다.
“나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소. 잘못된 오해가 사실이 되어 돌이키지 못할 일이 두려운 것뿐이오!”
“당신이 죽였잖아!”
천귀호의 목소리가 골짜기를 울렸다.
오랫동안 쌓인 울분이 가득 담긴 목소리였다.
“방주의 자리가 그렇게 탐이 났더냐? 방주를 죽이고 타구봉을 훔쳐 달아날 정도로?”
“몇 번이나 말하지만, 난 방주님을 죽이지 않았소.”
“수만의 개방도들의 울분이 들리지 않는 것이냐! 네놈을 증오하는 소리가 천하를 울리는데, 어찌 발뺌하는 것이더냐!”
천귀호의 목소리가 격양되는 만큼, 그의 뒤에 있는 개방 장로들의 표정 역시 점차 험해졌다.
금세라도 아무개와 춘팔을 향해 달려들 듯이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네놈이 결백하다면 어찌 개방의 신물을 빼돌린 것이냐! 방주의 자리가 탐이 나서 벌인 짓이 아니더냐!”
“후개께선 말을 삼가시오!”
쿠웅-!
지팡이를 내려찍는 소리가 골짜기의 모든 소리를 잡아먹듯 둔탁하게 울려 퍼졌다.
그 위압적인 소리에 천귀호와 장로들의 기세가 주춤했다.
이윽고 아무개의 목소리가 골짜기를 쩌렁쩌렁 울렸다.
“내가 신물을 숨긴 것은 개방을 지키기 위해서였소! 후개께서 전대 방주님과 한낱 주루에 개방의 안위를 맡기려 했다는 것을 모를 줄 아시오!”
후개와 방주가 화오루와 손잡았다는 것을 지금껏 밝히지 않은 이유는 오로지 후개의 위신을 위해서였다.
앞으로 개방을 이끌어 나가게 될 그가, 한 번의 실수로 혹여 후개의 자격을 박탈당하거나 힘을 잃고 휘둘릴 것이 걱정되었기 때문에.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까지 내몰리고도 그저 눈 감아 줄 일은 아니었기에, 아무개는 진실을 밝히기를 결심했다.
“우리 개방이 아무리 빌어먹고 사는 처지라지만, 신의와 협의를 아는 이들이 아니오! 어찌 한낱 주루에 의탁하려 한단 말이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천귀호는 아무개의 호소와 같은 말에 비소를 흘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