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296)_2
예상치 못한 반응에 놀란 아무개를 바라보며 천귀호가 입을 열었다.
“강물은 흘러가고 풀은 시드는 법입니다. 개방이 언제부터 흑백을 따져가며 빌붙었답니까?”
“…뭐라?”
“화오루는 중원의 떠오르는 태양이고 새로운 바람입니다. 그저 주루라는 이름 뒤에 웅크리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모르시겠습니까?”
아무개의 표정이 충격으로 물들었다.
천귀호 스스로 화오루에 의탁하려 한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것도 놀라우나, 그 말에도 태연한 장로들의 반응이 믿기지 않았다.
“설마….”
“화오루와 함께하기로 한 것은 나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닙니다, 아무개 장로.”
“…!”
방장이 죽고 6개월.
아무개가 떠나 있던 그 사이에, 후개 천귀호는 이미 개방의 장로들을 설득하여 화오루의 힘을 빌리고 있었다.
개방은 정보력엔 강했지만, 무공이 상대적으로 약하니 보호가 필요하다는 명목에서였다.
“자네들… 진심인가…? 정말 우리 개방을… 그런 추악한 놈들 손에 넘기려는 것이냔 말이네.”
장로들은 아무개의 물음에 대답하는 대신 시선을 회피했다.
“선과 악은 우리가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
“살아남는 이가 선을 차지하게 되겠지요.”
천귀호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그들의 뒤에서 검은 천으로 하관을 가린 수십의 무인들이 나타났다.
그 무인들의 중심에 선 이는 황금으로 장식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검은 장포를 입고 있었다.
그를 알아본 아무개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무영마신?”
사도련주, 무영마신.
그가 천귀호의 편에 서 있었다.
“이건 약속과 다르잖아!”
춘팔이 몽둥이를 꺼내 들며 소리쳤다.
“죽이지 않겠다고 했잖아! 오해를 풀고 싶다며! 이 비렁뱅이 같은 놈들아!”
“비렁뱅이라.”
천귀호가 픽, 비소했다.
“비렁뱅이에게 비렁뱅이라 하는 것이 욕이더냐? 멍청한 놈아.”
천귀호가 아무개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순순히 신물을 내놓을 생각이 없어 보이니, 죽여서라도 빼앗아야겠습니다. 장로.”
“네 놈….”
“이는 시대를 쫓지 못하는 본인의 미련함을 탓하십시오.”
그가 아무개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죽여라!”
그 순간.
스릉- 스르릉-
수십 인이 검을 뽑는 소리가 골짜기를 울리길 잠시.
천귀호가 당황한 시선으로 제 목을 겨눈 번득이는 검날을 내려다보았다.
아무개를 향해야 하는 사도련의 검날이 제 목과 장로들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저벅, 저벅.
묵직한 걸음걸이가 천귀호의 말문을 막았다.
천귀호의 앞으로 나온 무영마신이 아무개를 향해 말했다.
“말하지 않았소? 지켜드리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