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300)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296화(300/319)
콰아앙-!!
강한 굉음이 골짜기 전체를 울렸다.
이윽고 땅이 드드드드, 진동하더니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걸 노린 거였어.’
크게 빗나갔다고 생각한 사 혈주의 공격은 처음부터 자신을 노린 공격이 아니었다.
설화가 흘려보낸 난잡하고 강한 강기는 절벽 위 낭떠러지를 강타했다.
마치 거대한 끌로 바위를 떼어내듯, 골짜기 안쪽으로 튀어나와 있던 낭떠러지가 떨어져 나왔다.
커다란 바위와 그 바위의 파편들이 강시들을 상대하며 도망치던 이들 머리 위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궁-
“으아악-!!”
“피, 피해!!!”
녹림과 사도련의 호법대 그리고 개방도들은 사색이 되어 머리 위로 쏟아지는 거대한 바위들을 올려다보았다.
너무나도 순식간의 일이었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몇몇 무인들만이 바위를 부술 생각으로 무기를 들었으나, 빠르게 떨어지는 바위의 크기는 그들 모두를 덮을 정도로 거대했다.
“이런…!”
강시들을 도맡고 있던 녹림투왕 역시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격공섭물을 사용해 떨어지는 바위를 막을 수는 있으나 바위가 워낙 거대해 막으려면 온 내력을 쏟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밀려드는 강시들을 막을 수 없게 될 터.
지금 당장에도 두려움을 모르는 강시들은 쏟아지는 바위엔 신경조차 쓰지 않고 공격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순간, 녹림투왕은 생각했다.
‘강시들을 막지 못하면 피해가 커진다.’
하나-
‘바위를 멈추지 않으면 모두가 죽는다.’
계산을 마친 녹림투왕이 바위를 멈추려 몸을 돌려선 그 순간.
우뚝-
“사도련!!”
바위가 공중에 멈춰 섰다.
바위의 주위를 짙은 검은 연기가 휘두르고 있었다.
후드드드득-
“으아아악!! 피해!!”
“머리를 조심해!!”
미처 막지 못한 파편들이 아군과 강시들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그 순간, 사도련주의 외침을 들은 사도련의 호법대원들이 빠르게 반응했다.
콰가각-! 콰각!! 퍼억!
호법대원들은 위협이 될 만한 크기의 파편들을 빠르게 부수고 쳐냈다.
그 덕에 큰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쉭- 쒜에엑-!
날카로운 소리가 공기를 찢듯 녹림투왕을 향해 쏟아졌다.
“나미- 아미타불이다! 이 삿된 것들아!”
퍼버버버버버벅-
녹림투왕의 권에 순식간에 수십의 강시들이 날아갔다.
퍼버버버버버벅-!
녹림투왕의 손은 더 빠르고, 강해졌다.
“빨리 피해!! 나가라고!!”
바위가 떨어지는 것은 막았으나 그 시간이 길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하아… 하아….”
그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는 설화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떨어지는 바위를 붙들어 맨 것은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이상하단 말이지.”
[남궁설화! 뒤를 봐라!!]사 혈주의 목소리와 이무기의 외침이 동시에 들려왔다.
그러나 설화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흑도의 수장이라는 놈이 어째서 백도 놈들같이 행동하냔 말이다.”
바위에서 눈을 떼는 순간, 저 아래에 있는 모두가 죽는다.
그것을 알기에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협객 흉내라도 내는 것이냐?”
뒷덜미가 오싹할 정도로 가까이에서 속삭이는 목소리.
그의 숨결마저 느껴질 정도의 거리였다.
쐐애액-
[남궁설화!!]이무기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머릿속을 울렸다.
결국, 직접 움직이기로 결심한 것인지 머릿속에 무언가가 관통하는 듯한 고통이 스쳐 가는 그 순간.
카아앙-!!
후욱- 쾅!!
날과 날이 강하게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빠르게 날아가 절벽에 처박혔다.
여전히 바위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설화의 눈동자가 파도가 일렁이듯 요동쳤다.
또다.
그때처럼.
4년 전, 수로채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그가 자신을 대신해 몸을 날렸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쿨럭….”
후두둑….
절벽에 금이 갈 정도로 강한 충돌이었다.
충격에 무너진 주위 잔해 사이에서 거친 기침이 터져 나왔다.
그 소리로 설화는 그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심했다.
“아… 젠장…. 진짜 아프네….”
평소답지 않게 짜증 섞인 거친 말투.
이윽고 돌무더기 사이에서 유강이 제 몸에 묻은 돌가루를 툭툭, 털어 내며 몸을 일으켰다.
그의 몸에서 태양 빛 공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찬란하게 발출되고 있었다.
마치 제가 살아 있음을 드러내기라도 하려는 듯이.
퉤-
유강이 입에 고인 핏물을 뱉어내며 걸어 나왔다.
태양의 기운이 설화를 보호하듯 가까워졌다.
“무방비한 사람을 공격하는 건 좀 비겁하지 않나?”
“호오, 무림맹 애송이들인가?”
사 혈주의 목소리에 흥미가 묻어나왔다.
그가 유강을 애송이‘들’이라 칭한 데에는 그의 공격을 막아낸 것이 유강 혼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무영마신을 건드리려던 그 순간, 어디선가 화살과 비도가 날아와 사 혈주는 몸을 황급히 피해야 했고 도객이 나타나 제 반달검을 받아쳤다.
도객 애송이는 강기를 쓸 줄 아는 것 같으나 초절정의 고수일 뿐. 조금 전 제 공격을 막은 것은 운이 좋았을 뿐이다.
“네놈들이 내 형제들을 죽인 것을 알고 있지. 네 놈들이 가져간 목숨이 세 명이던가? 마침 네놈들 머릿수와 같구나.”
쿠우우우우….
잠잠해졌던 사 혈주의 기운이 폭발하듯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조금 전 공격에서 힘을 쓰지 않은 것은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네 놈들의 목숨으로 값을 치러야겠다.”
그의 기운은 마치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았다.
습하고 탁한 기운이 골짜기를 스산하게 채웠고, 희뿌연 안개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 ■■■■■■■■■…!”
사 혈주는 또다시 무언가 알 수 없는 새외인의 말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골짜기를 가득 메우는 안개가 그의 주술 탓에 생겨난 환각인지, 실재인지 알 수 없었다.
콰아앙-
“꺄아악!”
사 혈주의 손짓 한 번에 우르릉, 하는 소리가 나더니 금련비와 당호진이 있는 방향의 절벽이 무너졌다.
“!”
가면 아래 설화의 표정이 굳었다.
“금 소저! 당 공자!!”
유강 역시 놀라서 그들을 불렀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어디 한번 이것도 받아내 봐라. 애송이.”
사 혈주가 반달검을 쥔 양손을 교차시켰다.
그러곤 무영마신과 그를 보호하듯 서 있는 유강을 향해 공력을 실어 휘둘렀다.
콰콰콰콰콰-
거대한 기운이 두 사람을 향해 쏟아졌다.
유강은 제게 있는 내공을 전부 끌어올렸다.
‘막을 수 없다.’
그래도 최대한 막는다.
자신이 이 기운을 최대한 막아내면, 설화에게 가는 충격은 줄어들 테고, 그러면 분명 살 수 있을 것이다.
‘설화는 강하니까.’
그러니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최대한 받아치겠다.
“…….”
유강이 도를 말아 쥐었다.
십성 공력을 발산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태양이 빛을 뿜어내는 듯한 모습이었다.
“크하하하하-!”
그런 유강을 보며 사 혈주가 웃음을 터트렸다.
받아내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맞서는 모습이 가소로웠다.
콰아아아아-
유강은 제 눈앞을 뒤덮는 사 혈주의 강기를 똑바로 마주했다.
그리고 마침내 사 혈주의 강기가 유강의 도와 맞부딪히는 그 순간.
“멍청이.”
무언가 가벼운 힘이 유강의 어깨를 툭, 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