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300)_2
가볍지만 거부할 수 없는 힘이었다.
“……!”
이윽고 유강은 눈앞이 칠흑으로 뒤덮이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그건 설화가 발출하는 무영마신의 힘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앙-!!
오른손으로 검날을 세우고, 왼손으로 세운 날을 받친 채로.
무영마신이 사 혈주의 공격에 맞서 공력을 발산했다.
콰과과과과광!!
두 힘의 충돌은 주변의 모든 것을 쓸어버릴 듯한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유강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로 그 충격에 날아가지 않도록 중심을 다잡았다.
콰과과과과과-
마치 폭풍의 한가운데 들어선 듯이 휘몰아치는 돌가루가 몸 곳곳에 작은 상처를 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스스스스스….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한 충돌의 여파에 유강이 눈을 떴다.
툭. 투둑….
“!”
유강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다.
그의 앞을 막고 있는 설화의 오른팔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공력에선 밀리지 않았으나 대응이 늦은 탓에 상처를 입은 것이었다.
그에 반해 사 혈주는 힘을 맞부딪히기 전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운이 좋았구나, 무영마신.”
“…….”
가면 너머 설화의 시선과 사 혈주의 시선이 맞물렸다.
“다음에 만나면 물러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비겁하게 도망치겠다는 건가?”
“동했던 흥미가 식은 것뿐이다.”
사 혈주가 흥, 콧바람을 내뱉곤 몸을 돌렸다.
그런 사 혈주를 제지하기 위해 설화가 움직이는 그 순간.
쐐애액-!
사 혈주가 양쪽 절벽을 향해 강기를 날렸다.
“!”
팔을 다친 설화는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
그 사이, 사 혈주가 자리를 벗어났다.
“사, 사주님! 사주님!!”
골짜기 한쪽에 널브러져 있던 모월이 황급히 그를 불렀으나, 사 혈주는 그녀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은 채 골짜기를 벗어났다.
쿵- 쿠쿠쿠쿠쿵-
설화와 사 혈주의 교전에 일차적으로 충격이 퍼진 골짜기에 사 혈주의 강기가 더해지니 골짜기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
유강이 뒤늦게 설화가 붙잡고 있던 바위를 확인하려 고개를 돌리던 그때.
“어찌하길 원하시오?”
두 사람의 머리 위에서 잔잔하고도 힘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퍼뜩, 고개를 꺾어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한 유강의 표정이 놀라움과 반가움으로 물들었다.
“스님…!”
언제 온 것인지 전대 방장 굉천이 공중에 우뚝 서 있었다.
굉천의 물음은 사 혈주의 뒤를 쫓느냐를 묻는 것.
설화는 미련 없이 고개를 저었다.
“하면, 서두르는 것이 좋겠소. 이곳은 곧 무너질 것이오.”
쿠구구궁-
그의 말대로 골짜기를 둘러싼 절벽이 무너지고 있었다.
굉천의 도움으로 바위를 처리할 수 있었고, 부리던 이가 멀어지자 강시들도 움직임을 멈추었다.
굳이 무너지는 골짜기를 막을 필요는 없었다.
쿠구구구궁-
얼마 가지 않아 골짜기는 무너진 잔해 속에 완전히 파묻혔다.
굉천과 유강은 정신을 잃은 금련비와 당호진을 데리고 잔재 넘어 도망친 아군들에게로 앞서가기로 했다.
“…….”
먼저 떠나기 전, 유강은 제 안쪽 옷을 찢어 다친 설화의 팔에 묶어주었다.
설화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엔 아픔이 가득했다.
저벅. 저벅.
두 사람이 떠나고, 홀로 남은 설화는 걸음을 옮겼다.
얼마 안 가 모월이 보였다.
그녀는 엉망이 된 몰골로 절벽에 붙은 채 가까스로 도망치고 있었다.
다리를 다친 것인지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며 기어가는 그녀를 설화가 불러 세웠다.
“모월.”
모월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이내 그녀는 덜덜 떨며 고개를 돌려 제게 그림자를 드리운 무영마신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