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304)_2
그는 산을 구르기라도 한 것인지 옷 여기저기가 찢어지고 몸 곳곳에 상처를 입은 모습이었다.
찢어진 의복은 무당파의 일대 제자들이 입는 도복이었다.
어찌 된 일인지 물으려던 찰나.
도사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엎드렸다.
“사, 살려 주십시오…! 전부, 전부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니, 부디 빈도를 지켜 주십시오…!”
남궁무천이 제갈명과 짧게 시선을 나눴다.
제갈명이 일지량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일지량이 막사를 나갔다.
이윽고 막사의 주위로 남궁무천의 기막이 둘러졌다.
“나는 너를 벌할 생각이 없다. 하니, 고개를 들고 자세히 말해 보거라. 너를 무엇으로부터 지켜 주길 원하느냐.”
도사가 덜덜 떨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감히 고개를 들진 못한 채로 떨리는 목소리를 내었다.
“무, 무당파… 저의 사문으로부터 지켜 주십시오…. 무당파는 정상이 아닙니다…. 저, 전부… 환단에 미쳐서….”
“환단…?”
제갈명이 의자를 가져와 도사의 몸을 일으켰다.
“앉아서 천천히 얘기해 보게. 따뜻한 차를 준비해 주겠네. 혹, 허기가 지진 않고?”
“괘, 괜찮습니다.”
도사를 앉힌 제갈명은 곧장 차 한잔을 가져와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
따뜻한 잔을 쥐니 조금 안정이 되는지, 도사의 떨림이 어느 정도 멎어갔다.
“자, 이제 말해 보거라. 대체 무당파 내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
* * *
굉천과 유강이 설화의 손 위에 놓인 것을 바라보았다.
종이로 감싼 약지 손톱만 한 환단들이었다.
유강이 인상을 찌푸리며 코를 틀어막았다.
“냄새가 이상해.”
“묘한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영단이더냐?”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설화가 환단 하나를 집어 들며 설명을 이어 갔다.
“광혈단. 화오루에선 이것을 그리 부릅니다.”
“화오루라면….”
“네. 그자가 루주로 있는 곳이죠. 이 환단을 먹으면 혈도가 넓어지고 혈기의 순환이 수월해집니다.”
“그럼 영단이 맞잖아?”
설화가 고개를 저었다.
“문제는 이 영단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재료예요. 냄새가 이상하다고 했지?”
유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뭔가 썩는 냄새가 나. 동물의 사체가 썩는 냄새.”
“정확해.”
설화가 광혈단을 도로 종이에 쌌다.
“이 환단을 만드는 데에는 사람의 피가 필요해요. 그것도 초절정 이상의 경지를 이룬 고수의 피가요.”
“!”
“뭐? 피?!”
“물론 지금 보여드린 이것에 들어 있는 피는 일류, 이류 무인들의 피일 가능성이 커요. 초절정 고수의 피를 구하는 건 쉽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화오루에선 이런 대체품을 ‘작혈단’이라 칭하죠.”
설화는 광혈단의 부작용을 이어서 설명했다.
처음엔 눈에 띄게 원활해진 운기에 영단이라 생각하지만, 먹을수록 피와 힘을 절제할 수 없이 탐하게 되는 부작용이었다.
“고수의 피를 사용하지 않은 작혈단은 그 부작용의 정도가 강해지고요.”
더 짧은 시기에, 더 미치도록 피와 힘을 탐하게 만든다.
그 참을 수 없는 욕구를 누르는 방법은 오로지 작혈단을 통해 미쳐 날뛰는 혈기를 잠재우는 것뿐.
“무당파는 지금, 이 작혈단의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어요.”
그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어떤 대외 활동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무당산에서만 기거하고 있는 것.
“중독이로군.”
심각해진 굉천을 보며 설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마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