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308)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304화(308/319)
* * *
피우우우우-
붉고 푸른 신호탄이 연달아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하나, 둘, 셋, 넷.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신호탄이 솟아올랐을 때, 남궁청운이 남궁무천에게 다가갔다.
“마지막 신호탄이 올라왔습니다.”
남궁무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이 무당산과 치열하게 대치 중인 남궁세가의 무력대로 향했다.
본산에서 시간을 끌어주는 동안 다섯 개의 뇌옥에 갇힌 인질들을 구출한다.
그것이 이번 구출 및 소탕 작전의 중심이었다.
이제 인질은 전부 구했다.
남은 것은 무당산 본거지에 틀어박혀 시간을 끌고 있는 무당파 수뇌들뿐.
“우리도 진격한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남궁무천이 남궁청운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죽음으로 가문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갑작스레 가주의 자리에 오른 아들.
가족을 잃은 후 길을 잃고 빛을 잃었던 그의 눈빛은 어느새 가문을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힘을 띠고 있었다.
남궁무천이 청운의 눈을 마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뢰와 기대가 깃든 그 시선을 마주하며 청운이 고개를 숙이곤 본대로 달려갔다.
* * *
카앙-!
퍽- 털썩.
쓰러진 도사를 바라보는 설화의 시선이 무섭도록 차가웠다.
두 도사는 환단을 놓고 죽기 살기로 싸웠다.
과연 이들이 무당파의 제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탐욕스럽고 저열한 모습이었다.
마침내 한 도사의 검이 다른 이의 복부를 관통하려던 그 순간, 설화의 검이 그의 검을 쳐냈다.
설화는 패배한 도사를 기절시켜 그의 오금의 힘줄을 베어낸 후 남은 도사를 바라보았다.
“이겼네.”
거친 숨을 몰아쉬던 도사가 퍼뜩 정신을 차리곤 검을 내렸다.
방금까지 제 사형제를 죽이려 했던 그는 힘줄이 베인 채 쓰러져 있는 그를 보며 몸을 떨었다.
그러곤 불안해하면서도 여전히 땅에 떨어져 있는 광혈단으로부터 시선을 떼지 못했다.
“갖고 싶어?”
“주, 주십시오….”
도사의 손이 덜덜 떨렸다.
설화는 그런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광혈단 쪽으로 걸어갔다.
“가져가.”
“…네?”
“네 손으로 직접 가져가라고.”
도사는 눈치를 살피다가 설화가 가만히 서 있는 것을 확인하곤 후다닥 다가왔다.
땅에 무릎을 꿇은 그의 손이 환단에 닿으려는 그 순간.
콰득-
“!!”
공력을 실은 설화의 발이 도사의 손을 무참하게 짓밟았다.
“크, 크아악!!”
도사가 고통스러워하며 설화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손이 설화의 발아래에서 덜덜 떨리고 있었다.
“어, 어째서….”
“누구야?”
“…예…?”
“내 숙부님 다리, 저렇게 만든 놈 누구냐고.”
도사가 잠시 고민하더니 뒤늦게 이해했다는 듯 황급히 대답했다.
“일, 일대제자 서일 사숙이십니다…!”
“걔가 누군데? 뭐로 알아보면 되지?”
“서, 서일 사숙께선 왼쪽 눈 아래에 새끼손톱만 한 점이 있으셔서… 그것으로….”
도사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서일이라는 도사의 정보를 누설했다.
제 사숙이라는 자를 지켜주려 하지는 못할망정 손쉽게 배신하는 모습은 결코 정파 대표라 불리는 도문의 무인이라 할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혈교가 만든 독의 무서운 점이다.
독을 먹은 이의 육체뿐만 아니라 그의 정신과 신념마저 무너트리는 악독한 중독.
이전 생에도 설화는 환단 하나에 제 사형제들을 쉬이 배신하는 무당파 제자들을 많이 보았고, 그것이 설화가 무당파의 문제를 가장 뒤로 미룬 이유였다.
“그러니까, 그 서일이라는 놈이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는 거네?”
“보, 보통은 뇌옥을 관리하시니….”
퍼억- 풀썩.
남은 도사 하나마저 설화의 발치에 쓰러졌다.
설화는 땅에 떨어진 광혈단을 짓밟아 비벼 완전히 처리한 후 앞선 도사와 마찬가지로 쓰러진 도사의 힘줄을 끊어버렸다.
설화가 제갈휘와 무사들이 향한 뇌옥 쪽을 바라보았다.
스릉-
검을 검집에 꽂아 넣는 그녀에게선 여전히 짙은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 * *
콰아앙-
“와아아아!!”
무당파의 문은 쉽게 부서졌다.
무당산 사방을 에워싸고 일제히 들이닥치는 적을 막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포박하라!”
챙- 채앵! 카강! 캉!
남궁세가의 무력대와 무림맹 무사들은 순식간에 무당파의 본거지 곳곳으로 흩어졌고, 청운과 남궁세가 무력대주들을 앞세워 무당파 제자들을 제압해 나갔다.
저벅. 저벅.
혼란스러운 교전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남궁무천은 천명을 든 채로 거대한 무당파의 자소궁을 올려다보았다.
도교의 경전과 신화를 품은 무당파의 건물들은 하나같이 절제된 우아함을 지니고 있었다.
“북숭소림(北崇少林) 남존무당(南尊武當)도 이제 옛말이 되었구나.”
북쪽에선 소림이 숭상받고 남쪽에선 무당이 존중받는다.
그런 말이 있을 정도로 소림과 함께 강호의 두 개의 기둥이라 불리는 무당이었다.
중원을 대표하는 대 도문파인 만큼, 남궁의 검 역시 무당파의 영향을 받았으리라.
남궁무천은 잠시 오랜 친우, 태을진인을 떠올렸다.
오래전, 그와 검을 나누었을 때 느꼈던 전율을 상기했다.
‘어쩌다….’
강호의 기둥이 이리도 처참하게 꺾이고 말았는가.
대체 언제부터 기둥의 내부가 썩어가고 있었는가.
콰득.
천명을 쥔 남궁무천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지그시 감은 그의 눈가가 잘게 떨려왔다.
그 순간.
콰앙-!
“이곳이 어디라고 감히 허락 없이 발을 들이는 것이냐!”
자소궁의 내부에서 다섯 명의 도사들이 일제히 나타났다.
그들에게선 형언할 수 없는 막대한 기운이 풍겨 나왔다.
무당파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무당파 다섯 장로들.
그 압도적인 기운에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있던 무당파 제자들의 표정이 밝아졌고, 무림맹 무사들의 표정은 당혹으로 물들었다.
“천룡검황! 이게 무슨 작태란 말이오! 우리 무당파는 무림맹의 뜻에 동의한 적 없건만! 이리 멋대로 쳐들어와 횡포를 부리다니!”
자소궁 앞에 선 무당파의 장로들을 찬찬히 둘러보던 남궁무천의 표정이 차갑게 굳어갔다.
저들이 누구인가.
한때 태을진인과 함께 무림의 질서를 위해 힘써 싸우던 이들이 아니던가.
그런 저들에게서 어찌 혈교의 기운이 느껴진단 말인가.
“…네놈들과는 말을 섞고 싶지 않구나. 태을진인은 어디 있느냐.”
“본문의 장문인을 함부로 입에 담지 마시오! 장문인께선 우리더러 무림맹의 횡포를 막으라 지시하셨소!”
마침내 장로들의 입에서조차 이 모든 일을 주도한 것이 태을진인이라는 말이 나오니 남궁무천의 기분은 더욱 참담해졌다.
제가 알던 친우의 변절을 믿을 수 없었다.
“하면, 네놈들을 쓰러트리고 내 직접 찾아가야겠구나.”
“본문을 우습게 보지 마시오!”
스릉- 스르릉- 스릉-!
무당파의 다섯 장로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