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30)_2
“열 번의 승급 시험에서 떨어지고 난 후에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떨어지는 이유는 실력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것도 누군가 말해 주어서 알게 되었지요.”
‘남궁지평은 아무리 노력해도 내당 무사는 되지 못할 거야.’
‘그의 차례가 오는 날이 있겠어?’
‘외당에서 썩히기엔 아까운 실력이지만… 어쩌겠나. 배경이 없는걸.’
남궁지평은 달관한 표정으로 힘없이 웃음을 흘렸다.
제 상황을 직시하고 나니 그제야 편해졌다.
“전 그저 우물을 벗어날 수 없는 개구리였을 뿐이지요.”
하늘을 바라보고 우물 벽을 오르고 오르지만, 제 힘으로 우물을 벗어나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개구리로 태어난 이상 누군가가 건져 주지 않고는 우물을 벗어나지 못할 신세인 것이다.
“그러니 조원들에게 너무 큰 희망을 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아이들은 입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남궁의 사정을 잘 모르거든요.”
남궁지평이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은 듯 하하, 웃었다.
어린아이에게 남궁의 사정이니, 힘이니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어서 민망했다.
“이제 달라질 거예요.”
“…예?”
“제가 있잖아요.”
남궁지평이 멍한 눈을 깜박였다.
가문의 이해관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인데 외부 사람인 그녀만 믿으라니.
절정 고수가 수련을 봐주는 것은 확실히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하지만.
‘고작 수련 강도 좀 올렸다고 없던 권력이 생기고, 내당 무사가 될 수 있을 리가….’
역시 아이라 모르는 거구나.
워낙 어른스러워 간과한 모양이었다. 이런 어른들의 이야기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인데.
남궁지평은 선선히 웃으며 그녀의 말에 장단을 맞추어 주었다.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런 그를 설화가 가만히 바라보았다.
“하나만 약속해 주실래요?”
“무슨 약속 말씀이십니까?”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요.”
아무리 힘이 들어도,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거라는 막막함이 밀려와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시겠다고요.”
너무나도 결연한 눈빛이었다.
장난기 하나 없는 굳은 시선에 남궁지평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예. 알겠습니다. 그거야말로 제 전문이 아니겠습니까.”
십수 년을 해 온 일인데 몇 년 더 못할까.
이미 절정 고수를 만나 가르침을 받으며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은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몇 년을 놀았는데 이제라도 열심히 해야지요. 혹시라도 기회가 오면 꽉 붙들 수라도 있도록 말입니다.”
설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분명 찾아올 거예요.”
기회. 인생을 바꿀 기회.
놓쳐서는 안 될 일생일대의 기회.
누군가는 그 기회를 잡아 더 높이 도약하는 이들에게 ‘운이 좋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운이나 우연으로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준비되지 않은 자는 자신의 손에 들어온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것이니, 기회란 곧 스스로의 노력과 실력으로 만들어 낸 필연인 셈이다.
설화가 그를 보며 마주 미소 지었다.
“제가 도와 드릴게요.”
필연(必然)이 그를 향해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