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311)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 307화(311/319)
* * *
“헉…!”
“…이런.”
제갈휘와 남궁청해가 갇혀 있던 뇌옥에서 사람들을 구한 뒤, 근처 무당파 본거지의 도사들을 소탕하러 달려온 이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숨을 들이켰다.
“으아악!”
“살려줘!!”
그들이 도착했을 때, 본거지는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수십의 무당의 도사들 사이에서 그들을 사냥하듯 날아다니는 이는 다름 아닌 남궁설화.
쉭- 쉐에엑-!
그녀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피가 튀고 비명이 터져 나왔다.
무당파의 도사들은 반항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쓰러졌다.
“저거… 말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 모습을 본 무림맹의 무사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잘못을 저질렀다곤 하나, 이곳에 있는 도사들은 기껏해야 일, 이류의 무인들.
“아까 부군사님께서 다치신 모습을 봤을 때부터 분위기가 이상하지 않았소?”
“설마, 이리 날뛰는 것이 부군사님 때문이라는 겁니까?”
죽은 자는 없으나, 멀쩡한 자 또한 없다.
아무리 제 혈육이 크게 다쳤다지만, 쉬이 제압할 수 있는 이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건 지나친 처사였다.
“좀 말려보십시오.”
“저 살기를 좀 보시오. 잘못 하다간 내 목까지 날아가게 생겼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무사들의 웅성이는 소리를 듣던 제갈휘가 결심한 듯 움직이려던 그때였다.
타닷-
누군가 제갈휘보다 한 걸음 빠르게 설화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날뛰는 남궁설화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이내 남궁설화를 껴안아 그녀를 제지하였다.
제갈휘는 낮은 한숨을 내쉬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 * *
‘당신이 위험합니다.’
‘루주가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 당신을 다시 화오루로 데려오려 합니다.’
별안간 찾아온 은월은 위험을 알리기 위해 찾아왔다며 알 수 없는 말을 전했다.
은월은 혈마가 총애하는 두 번째 월패의 주인.
그는 이전 생에도 혈교를 배신한 적 없었고, 그 누구보다 높은 충성심을 보인 자였다.
혈교의 살수.
혈교의 숨겨진 비도.
강시를 다루는 재주 덕에 일월이 된 망월을 놓고 보면, 이월인 은월은 사실상 가장 강한 월이었다.
그런 그가 자신에게 조심하라는 말만을 남겨두고 사라졌다.
‘네 말을 어떻게 믿지?’
‘소루주께서 원하신다면 이 자리에서 당신의 손에 죽을 수 있습니다. 다만, 소루주께서 이루시려는 일에 제가 필요하실 겁니다.’
그러곤 제 목을 들이밀었다.
은월은 뛰어난 살수지만, 목을 겨눈 설화의 검보다는 빠를 수 없다.
그 모습은 진정, 죽음을 각오한 태도였다.
정말로 일격에 그의 숨통을 끊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
설화는 은월을 죽이지 않았다.
아니, 죽일 수 없었다.
‘저는 처음부터 소루주님을 위해 화오루에 남아 있었습니다. 소루주님이 계시지 않은 이곳에 여전히 남아 있는 것 또한….’
‘당신을 위해서라면 믿어주시겠습니까.’
그 말을 하는 은월의 표정은 이전 생에도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이었다.
은월은 속을 알 수 없으나, 충성심이 깊은 자다.
그런 그의 충성심이 처음부터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면.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그 말을 남기고 은월은 떠났다.
은신과 암살에 뛰어난 이월답게 얼마 가지 않아 그의 기척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읽을 수 없었다.
촤아악-
“크아악!”
‘사실일까?’
정말로 그저 위험을 알리기 위해 왔던 것일까?
하지만 어째서 자신을 돕는 거지?
만약 은월의 경고가 사실이라면….
‘혈마가 나를 노리고 있다.’
다시 혈교로 데려가 소교주의 자리에 앉히기 위해서.
만약 혈교로 되돌아가게 된다면 혈마는 분명….
쿵. 쿵. 쿵. 쿵.
심장이 강하게 뛰었다.
진정할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혈마가 자신을 마음껏 날뛸 수 있도록 내버려 두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다.
혈마의 자비가 언젠간 끝나리라는 것도.
그러나 그 시기가 눈앞에 닥쳐오자, 짙은 불안이 쉬이 진정되지 않았다.
쿵. 쿵. 쿵. 쿵. 쿵.
많은 것을 바꾸고, 이루긴 하였으나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정사파의 무림이 전부 정리되었으니 이제 시작일 뿐인데.
왜 나를 가만두지 않는 거지?
어째서 나에게….
쿵. 쿵. 쿵. 쿵. 쿵쿵쿵쿵쿵-
“설화야.”
덥석-
그 순간, 뒤편에서 다가온 누군가가 그녀를 끌어안았다.
“이제 그만해.”
낮게 흘러들어오는 목소리는 온몸을 꽉 옭아매는 품처럼 익숙한 것이었다.
‘유강.’
자신을 막아선 이의 이름을 떠올리자, 거짓말처럼 세차게 뛰던 가슴이 진정되고 몸의 떨림이 멎어가기 시작했다.
설화는 그제야 제가 저지른 상황을 돌아보았다.
고통스러워하는 신음과 바닥을 나뒹구는 무당파의 도사들.
곳곳을 적신 검붉은 피와 제 검과 손에 묻은 수많은 이들의 피.
‘….’
붉게 물든 제 손을 바라보는 설화의 눈동자에서도 날뛰던 살기가 사그라들며 차츰 눈빛이 잠잠해졌다.
설화가 진정된 것을 확인한 유강은 그제야 옥죄던 팔을 풀어주곤 그녀의 앞으로 돌아왔다.
유강은 무림맹 무인들을 등진 채 검을 쥐고 있는 설화의 오른팔을 끌어당겼다.
“상처가 벌어졌잖아.”
그의 말처럼 붕대로 감싸놓은 상처에선 어느새 흥건하게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사 혈주와의 싸움에서 다쳤던 상처였다.
유강은 헌 붕대를 풀러 제 품에 넣곤 설화의 오른팔 소매를 부욱- 찢었다.
“아파도 조금만 참아.”
유강이 상처를 눌러 피가 흐르게 한 뒤 그 피를 찢은 소매로 닦았다.
날카로운 통증에 설화는 저도 모르게 움찔, 떨었으나 그뿐.
유강의 손에 제 몸을 맡겨두었다.
벌어진 상처는 지금 막 입은 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유강이 설화를 바라보았다.
“부군사님께선 괜찮으셔.”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몇 명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설화는 뒤를 돌아 뒤늦게 도착한 이들을 바라보았다.
설화가 날뛰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달려온 남궁무천과 섭무광이었다.
“하이고오….”
섭무광은 이미 저질러진 상황에 제 이마를 짚었고, 남궁무천은 굳은 얼굴로 설화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이 다친 설화의 오른팔에 잠시간 머물렀다.
설화가 고개를 떨어트렸다.
“척마대주는 남궁설화를 데리고 막사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이 아이가 내 허락 없이는 막사를 나서지 못하게 감시하거라.”
시선 너머로 들려오는 남궁무천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단호했다.
“알겠습니다.”
유강은 남궁무천의 명령을 따라 설화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