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314)_2
무림맹의 무력 대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을 때, 그들은 제 눈으로 실력을 확인한 유강의 아래로 들어가길 원했다.
다른 네 개의 무력대에 비해 문파와 세가 무인들의 수가 적고 총군사의 직속 부대라는 점을 특별하게 여긴 것 같았다.
“좋은 것 같아요. 무림맹은 문파와 세가만의 것이 아니니까요.”
무림맹을 이루는 세력은 분명히 존재하나, 무림맹은 무림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지방의 작은 문파도 쉬이 접근할 수 있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그들’만의 세력이 되지 않기 위해.
‘역시 할아버지가 맹주가 되셔서 다행이야.’
설화의 입매가 배시시 휘어졌다.
“용봉지회가 끝나면 정식으로 너를 소가주로 올릴 생각이다.”
청운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하는 말에 설화의 웃음기가 사라졌다.
“…네?”
“가문의 어른들도 그리 말하고 있고, 가문 외적으로도 너에 대한 기대가 크고. 비록 근신 중이긴 하다만 지금이 적기일 듯싶었다.”
그렇게 말하는 청운의 목소리는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
잃어버렸던 딸이 돌아왔고, 훌륭하게 성장하여 소가주의 자리에 오른다는 사실이 벅차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전 가주가 될 생각 없어요.”
한껏 기대하던 청운의 표정이 빠르게 식었다.
기뻐하리라 생각한 설화는 오히려 난처한 기색이었다.
“당연히… 소가주의 자리에 앉을 생각도…없고요….”
“….”
“저보단 웅이가 그 자리에 어울릴 거예요. 웅이는 누구보다 가문을 생각하는 아이니까요.”
시선을 피하며 이어지는 목소리는 그녀의 말이 어렵사리, 하지만 진심을 담아 흘러나오고 있었다.
청운은 그런 설화를 잠시간 바라보다가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유가 무엇이냐? 네가 여인이기 때문이더냐?”
세가의 가주는 보통 남자가 맡는다.
혼인을 하여 낳은 자식이 본래 남자의 성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건 괜찮다. 지금껏 여가주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네 자식이니 남궁의 성을 따르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
“…그런 것 때문은 아니에요.”
“그것이 아니라면 혹, 사도련 때문이더냐?”
“그런 문제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에요.”
설화가 제 손을 꽉, 맞잡았다.
가문을 멸문시킨 자가 어찌 가문을 이끌어갈 수 있겠는가.
이번 생엔 자신 때문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곤 하나, 그것만큼은 설화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바였다.
자신이 가문을 무너트린 일을 아무도 모른다 해도, 자신은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불타던 남궁세가와 제 손에 죽어간 수많은 남궁인들. 그리고….
‘아버지.’
“…소가주직은 웅이를 세워주세요. 저는 정말 원하지 않아요.”
“….”
청운은 잠자코 설화를 응시했다.
소가주에 오르지 않겠다고 거절하는 모습까지 어찌 자신을 이리도 닮은 것일까.
아버지도 자신의 이러한 모습을 보시며 이렇듯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셨을까.
‘하나, 설화가 소가주직을 거부하는 이유는 나와는 다르다.’
사도련주로서의 입장도 있을 것이고, 생각이 깊은 아이이니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정도 있을 테지.
당연히 그녀를 소가주에 앉히려 했던 계획이 틀어진 것은 아쉬우나, 처음부터 아이의 뜻을 물었어야 했던 일이었다.
청운이 지끈거리는 이마를 감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선, 네 뜻은 알겠다. 차차 다시 이야기 나눠보자꾸나.”
“…네.”
청운은 설화를 뒤로 하고 방을 나섰다.
전각을 떠나는 그의 기척을 끝까지 쫓던 설화는 열린 창 너머로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결코 닿을 수 없을 만큼 저 멀리 높아져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용봉지회의 날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