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315)_2
“제가요…?”
“그래.”
설화는 어리둥절히 제 입가를 매만졌다.
‘동요?’
내가 동요했다고?
왜…?
“모처럼 하루 일찍 왔는데 그 녀석을 보지 못해서 서운하냐?”
“그러려고 일찍 온 건 아니에요.”
“그럼 왜 하루 일찍 왔는데? 굳이 무림맹에 방을 빌려 가면서까지.”
“사부님께 제 비급서를 보여드리려고….”
“그건 이전에도 기회가 있었잖아?”
“….”
설화가 설핏, 눈썹을 찌푸렸다.
그런가?
생각해 보면 섭무광에게 비급서를 보여 줄 날은 이전에도 있었다.
근신 기간에 섭무광이 여러 번 찾아오기도 했고, 초련 때문에라도 본가에 자주 다녀가니까.
그런데 왜….
‘비급서를 보여드리고 싶었지?’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의 설화를 보며 섭무광의 입가가 씨익, 휘어졌다.
“목석같은 네 녀석을 동하게 만드는 사람은 몇 없지. 하늘님 마음을 움직이는 것보다 네 녀석 마음 움직이는 게 더 어려울 거다.”
“….”
“그런 네 녀석을 동하게 만든 녀석이라….”
섭무광이 턱을 괸 손으로 볼을 톡톡, 두드리며 유강을 떠올렸다.
“그 녀석도 꽤 재미있지.”
화산파를 떠나 구양도의 제자가 된 것만 해도 이미 재미있지 않은가.
맹랑한 제자 녀석과 재미있는 부하 녀석이라.
두 사람의 모습을 떠올린 섭무광이 큭큭, 웃었다.
“요 맹랑한 녀석.”
섭무광이 설화의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어린 시절 울고 웃는 법도 모르던 꼬맹이가 커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알게 되다니.
그 어리숙함이 기특하고, 어여뻐서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렸다.
“그만하세요. 엉켜요.”
“그래, 그래.”
헝클어트리던 손으로 설화의 머리를 툭툭, 토닥이는 손길은 투박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부드러웠다.
섭무광의 웃음소리가 기분 좋게 방 안에 흘렀다.
* * *
용봉지회가 열리는 곳은 무림맹이 위치한 호북성 무한의 남쪽, 동호(東湖)였다.
무림맹의 본거지와 그리 멀지 않고, 아름다운 호수를 배경 삼아 무학과 담소를 나누기에 적합한 장소였다.
특별히 무림맹 책사 제갈명이 나서서 회동 장소의 보안을 신경 썼고, 무력대 역시 비무대회 때만큼이나 순찰을 강화했다.
“웅 아우!”
우렁찬 목소리가 회동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이제 막 도착하여 머물 장소를 안내받고 있던 웅이 밝은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팽 형님. 오셨군요.”
호탕한 웃음으로 다가온 이는 팽가의 거구 삼 남매.
팽호광과 팽치풍 그리고 팽미랑이었다.
“오시는 길은 어렵지 않으셨습니까?”
“어려울 거야 있나! 아우 볼 생각에 신나서 달려왔지! 하하하!”
“웅 공자가 아니라 설화 보려고 설렜으면서?”
“무, 무슨!”
호광과 미랑이 빽빽 소리치며 싸우는 동안 웅은 치풍과 시선을 맞추며 하하, 웃었다.
삼남매중 그나마 조용한 성격인 치풍이 웅에게 물었다.
“한데, 남궁 소저께선 같이 안 오신 겁니까?”
“아, 누님은 하루 일찍 출발하셔서….”
그때, 웅의 시선이 삼 남매의 뒤편 먼 곳을 향했다.
웅의 입가가 싱긋, 휘어졌다.
“마침 저기 오시는군요.”
일행의 고개가 동시에 뒤편을 향했다.
때마침 무력대에게 신분을 증명하곤 회동장으로 들어서던 설화가 집중되는 시선에 걸음을 멈추곤 고개를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