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316)_2
물빛이 반짝이는 호수를 배경 삼아 음악이 흐르고, 용봉지회에 참석한 후기지수들은 자유로이 연회의 분위기를 즐겼다.
“비무대회 때 보여 주신 무공, 혹시 독문무공이십니까?”
“이전부터 해남파의 검술을 동경했어요. 정말 해적과 싸워보신 적도 있나요?”
“십만대산과 가까운 곳이니 무섭지 않으십니까? 십만대산엔 마교가 있잖아요.”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설화와 웅 역시 편안하게 후기지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같은 원형 책상에 앉은 이들끼리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였기에 낮과 같이 설화에게 우르르 몰려들지는 않았다.
그때였다.
“자, 자! 주목해 주시오!”
또다시 공기가 터지는 듯한 박수 소리와 함께 우렁찬 음성이 좌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팽호광이었다.
“연회가 열리기 전 나름대로 알아본 결과! 이곳에 모인 대다수가 남궁 소저와 비무를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소! 이것 참, 경화수월(鏡花水月)이 아니오!”
거울에 비친 꽃과 물에 비친 달.
볼 수 있으나, 만질 수 없다는 뜻으로 지금은 설화와 비무를 나눌 수 없음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설화를 꽃과 달에 비유한 호광의 농담에 좌중이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렸다.
설화의 용모가 눈에 띄게 아름다우니, 그 또한 틀린 바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여, 여기 계신 제갈 공자께서 꾀를 내어 주셨소. 자!”
타앙-!
호광이 제 탁자 위에 얇은 막대기가 꽂힌 통을 올려 두었다.
“남궁 소저와 비무를 원하는 이들은 이것을 하나씩 뽑아가시오! 끝에 적힌 숫자가 일치하는 이들끼리 비무를 나누어 이긴 자만 소저와 비무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오!”
좌중이 일순 술렁였다.
자유롭게 비무를 나눌 수 있는데, 막대기를 뽑으면 원치 않는 상대와 겨뤄야 할 수도 있다.
불만스러운 분위기가 흐르려 할 때쯤.
“남궁 소저께선 무당산에서 오른팔에 부상을 입으셨소. 아직 그 부상이 채 낫지 못하였으나, 용봉지회를 위해 특별히 몇 사람과 비무를 나눠주시기로 하였소.”
제갈휘의 반듯하고 정갈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같은 무인이니만큼 소저의 불편함을 이해해 줄 것이라 보오. 소저와 비무를 겨룰 기회가 몇 없으니 보다 강한 이를 가려내는 것이 비무를 보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겠소?”
비무할 수 없다면, 비무하는 모습이라도 보고 싶은 것이 무인의 마음이다.
원하는 사람이 많으나, 가질 수 있는 수가 적다면 적은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
“원치 않는 이들은 뽑지 않으면 그만이오. 용봉지회의 비무는 자유로우니.”
그 말을 하곤 제갈휘가 가장 먼저 막대기를 뽑았다.
신중하게 막대기 끝에 적힌 수를 확인하는 그의 모습에 좌중도 덩달아 긴장했다.
이윽고 그가 웃으며 막대기를 내리자 같은 탁자에 앉아있던 미랑이 벌떡 일어나 막대기를 뽑았다.
그 이후 우르르.
설화와 비무를 나누고자 하는 이들이 막대기를 뽑아 상대가 누구인지 맞춰보느라 연회장은 다시금 자연스레 떠들썩해졌다.
“이번 용봉지회의 주인공은 역시나 누님이시군요.”
“조금 민망하네.”
“하하, 본디 무인이란 강한 자를 경외하게 되는 법이니까요.”
웅이 하하,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화가 눈썹을 휘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어디가?”
“저도 하나 뽑아볼까, 해서요.”
“뭐? 네가 왜?”
본가에 돌아가면 얼마든지 비무할 수 있잖아?
“퍽 재미있지 않습니까?”
웅이 하하, 웃으며 호광의 탁자로 향했다.
기어코 막대기를 뽑으러 가는 웅을 보며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흘릴 때였다.
“소저!”
웅의 빈자리에 두 사람이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