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31)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31화(31/319)
새벽 수련을 마친 후, 설화는 곧장 준비를 하고 남궁청운과 함께 천호전으로 향했다.
천호전으로 오르는 계단 앞에서, 설화는 남궁에 온 첫날을 떠올렸다.
그날은 무사의 뒤를 쫓았는데, 지금의 제 곁엔 남궁청운이 함께하고 있었다.
“안아 줄까?”
“괜찮아요.”
“그럼, 손을 잡자꾸나.”
설화는 굳이 거부하지 않았다.
아니, 안겨서 올라가는 것보다는 조금 낫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손을 잡은 채 천호전의 계단을 타박타박 올라갔다.
청운의 손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자신을 위해 목숨을 버릴 때부터 알아보았지만, 자신의 아버지는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다.
어젯밤에도 다친 손을 부여잡고 제 탓이라며 울먹이는 걸 겨우 달랬다.
‘그러고 보면 남궁 사람들은 호들갑이 좀 심한 것 같기도 해.’
손 조금 다친 것 두고 몇 번이나 땀을 흘려야 했는지.
남궁청운은 자신이 도리어 긴장되는지 계단을 오르는 내내 설화의 손을 연신 다잡았다.
설화는 그것이 조금 웃기다고 생각하며 그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렇게 계단을 올라 천호전에 들어섰다.
설화는 모인 이들을 빠르게 둘러보았다.
대부분 아는 얼굴들이었다.
자신이 죽인 이들도 있고, 혈주들이나 십이 월의 손에 죽임당한 이들도 보였다.
그중 몇몇은 흐뭇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고, 괜히 헛기침해 대며 시선을 피하는 이들도 있었다.
시선을 피하는 이들은 아마 자신이 돌아온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일 터였다.
‘모두가 나를 반길 리는 없겠지.’
남궁도 거대 문파이니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것이고, 그중엔 자신이 돌아오지 않아야 이득을 보는 이도 있을 테니까.
예상했던 일이기에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설화는 남궁청운과 함께 남궁무천의 앞으로 걸어갔다.
남궁무천은 첫날 그러했듯, 천호전의 상석에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설화의 인사에 남궁무천의 눈썹이 묘하게 휘어졌다.
설화를 빤히 바라보던 그가 이내 하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내 드디어 네게 할아버지라는 말을 듣는구나. 일전엔 부르라 하여도 불러 주지 않더니만.”
“천금 빚보다 무서운 것이 한 줌의 정이라고 들었어요. 혹여 제가 남궁의 아이가 아니라면 이곳을 떠나야 하는데, 할아버지께 정이 들어 버리면 떠나기 싫어질 것 같아, 무서워 부르지 못했어요.”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설화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에 안타까움과 기특함이 뒤섞여 들었다.
남궁무천 역시 씁쓸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제 어엿한 할아버지의 손녀로 인정받았으니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남궁무천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자주 그리 불러 다오. 듣기 좋구나.”
“네. 할아버지.”
남궁무천이 다시 고개를 끄덕이자 남궁청운이 앞서 나오며 말했다.
“아버지. 설화를 가문의 어른들께 인사시키고자 합니다.”
“그래.”
남궁청운이 설화를 앉아 있는 이들에게로 데려갔다.
가장 먼저 천호전의 오른쪽, 지긋이 나이가 들어 보이는 이들이 모여 앉아 있는 자리였다.
“인사하거라. 가문의 원로 어르신들이시다.”
설화가 그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설화라 해요.”
원로원의 태상 장로들은 대부분 인자한 미소로 설화를 맞이했다.
“고생이 많았구나. 네 스스로 돌아왔다지?”
“내 너를 아기 때 자주 보았었다. 이리 돌아와 더할 나위 없이 기쁘구나.”
“이리 총명한 아이로 자라 돌아와 주었으니, 가문의 홍복이로다.”
저마다 한 마디씩 보태며 설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있었다.
진심으로 반기는 걸 보아선 그들 중 설화가 돌아온 것을 기뻐하지 않는 이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노괴(老怪)라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지.’
나이가 들수록 감정을 숨기는 것쯤은 쉬운 일이다. 좋게 말해선 노련해지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음흉해지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다음은 가문의 현 장로들이었다.
“집법당주 남궁기백이라 한다.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 다행이구나. 언제 한번 집법당에 놀러 오려무나.”
“재경당주 남궁소라 하오. 아가씨께서 스스로 돌아와 주신 덕분에 남궁은 금괴 100개를 아낄 수… 악! 왜 때리시오!”
“거 쓸데없는 소리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