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35)_2
차를 홀짝이는 이는 의약당주 초련. 뚱한 표정으로 설화를 뚫어지게 보는 이는 비풍대주 섭무광.
그리고 탕후루를 바삭거리며 오물거리는 아이, 설화였다.
“너로 위장한다고 그치들이 나올까? 괜히 가주님이나 네 아버지나 헛걸음하는 것 아니냐?”
설화가 입을 오물거리며 동그랗게 뜬 눈을 깜박였다.
섭무광이 흐, 웃음을 흘렸다.
“그리 순진한 표정 지어도 나한텐 안 먹힌다, 요놈아.”
그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제 앞에 놓인 찻잔을 단숨에 들이켜곤 본격적으로 묻기 시작했다.
“솔직하게 말해 봐라. 그놈들이랑 너만 아는 신호가 있는 게지? 그러니 그리 확신하는 것이 아니냐? 네가 성 밖으로 나오면 그치들이 나타날 거라고?”
탕후루를 꼴딱 삼킨 설화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렇게 추측할 뿐이에요.”
“고작 추측이라고? 가주님을 움직여 놓고?”
“네.”
설화가 탕후루 하나를 바삭, 씹었다.
입 안을 달콤한 과즙이 순식간에 점령해 갔다.
“허….”
섭무광이 턱을 쓸며 눈썹을 휘었다.
무려 남궁의 가주이자 검황을 말 몇 마디로 움직여 놓고 태연한 모습이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아이의 말에 움직인 가주님도 대단하지만….
“그래. 너 가주님께….”
그때였다.
“…!”
눈앞이 핑글, 휘감겼다.
저도 모르게 덜컹, 일어난 섭무광은 황급히 혈도를 짚어 독이 퍼져 나가는 것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수마가 그를 덮쳐 왔다.
“크윽….”
섭무광이 비틀거리며 탁자를 짚었다.
핑글핑글 도는 눈앞에 조금 전 마시고 남은 빈 찻잔이 보였다.
‘차…!’
누군가 차에 독을 탔다.
대체 누가?
그의 맞은편엔 의약당주 초련이 같은 독을 마신 것인지, 탁자 위에 엎어져 있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설화만은 덤덤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설화가 다 먹은 탕후루 막대기를 탁자 위에 가지런히 내려놓았다.
“꼬맹이… 너…!”
“죄송해요.”
섭무광이 눈을 홉떴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동자 속에 충격과 배신감, 필사적인 반대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설화가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그것이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본능적으로 내비치는 감정.
섭무광이 설화에게 무어라 말하려 입을 열었다. 그러나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탁자 위로 쓰러졌다.
설화는 그가 혹여나 바닥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틀어진 의자를 툭, 쳐서 그의 몸을 받치도록 했다.
그러곤 섭무광이 정말 정신을 잃은 것이 맞는지 확인하려 그에게 다가갔다.
설화가 그의 맥을 짚을 때였다.
“어머나, 절 못 믿으시는 건가요?”
간드러지는 목소리가 귓가로 흘러 들어왔다.
시선을 돌려 바라본 곳엔, 의약당주 초련이 턱을 괸 채 멀쩡하게 앉아 있었다.
“약 하나는 확실하다니까요?”
그녀가 설화를 향해 싱긋, 눈꼬리를 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