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40)_2
파월을 상대할 때도 이런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이상한 기분이었다.
아이가 설화의 옷에 묻은 피를 가리키며 물었다.
“누구 피야?”
“파월.”
“파월이가 누군데?”
“살수.”
아이의 표정이 일순간 심각해졌다.
그가 제 턱을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살수 집단 간의 세력 다툼인가? 이거, 아무래도 잘못 건드린 것 같은데….”
설화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동이 터 오고 있는데 아이와 말싸움이나 하며 낭비할 시간은 없었다.
“내가 살수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왜 날 살려 뒀어? 네 말처럼 내가 또 누굴 죽일 줄 알고.”
“난 도인이야.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지 않아.”
“적어도 관가에 데려갈 수 있었잖아.”
“그러려고 했지. 처음엔. 근데….”
아이가 고개를 돌려 도심의 방향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찾더라고. 남궁 세가의 무인들인 것 같은데, 쫓는 것 같진 않았어.”
“그래서?”
“그래서 고민을 좀 해 봤지. 네가 남궁 세가에서 찾는 그 아가씨일까, 그 아가씨를 죽인 살수일까.”
“…결론이 났어?”
“응.”
아이가 다시 설화를 바라보며 웃었다.
“너, 남궁의 아가씨지?”
대답은 의외였다.
당연히 살수라고 할 줄 알았는데.
“알면서 말장난을 했다는 거네?”
“어… 그… 살기 좀… 가라앉혀 주겠어…?”
“당장 이거 풀어.”
“넵.”
아이가 후다닥 평상에서 내려와 설화의 손과 발을 묶었던 천을 풀어 주었다.
발의 천마저 풀리고 사지가 자유로워진 순간.
훅―
날카로운 바람이 아이를 향해 쇄도했다.
남궁의 장법인 천풍장력(天風掌力)이었다.
“…!”
아이는 매듭을 푸는 데 집중하고 있었으면서도 순간적으로 들어오는 장법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아이는 곧장 화산의 장법으로 맞수했다.
파팍! 팍! 파파팍!
순식간에 수십 번의 공방이 오고 갔다.
아이는 설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벅찬지 이를 꽉 깨물었다.
파팍! 파파팍!
설화가 그를 밀어붙이기를 한참.
파악―!
약간의 공력을 실은 일격에 아이가 주르륵― 뒤로 밀려났다.
“쿨럭…!”
내상을 입은 것인지, 아이의 입에서 붉은 피가 조금 흘러나왔다.
아이는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가슴께를 쥐며 한참이나 숨을 고른 후.
“와아….”
그가 일순, 고개를 들었다.
“너 되게 세다…!”
아이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내상을 입은 것과는 상관없이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해맑았다.
설화는 그런 그를 보며 무심히 손을 털었다.
“내가 남궁의 아이인 건 어떻게 알았어?”
“그야 네가 가진 내공을 보고 알았지! 네가 독에 중독된 줄 알았거든.”
해독을 위해 혈도를 확인한 모양이었다.
“조금 묘하긴 했지만, 맑은 기운이었어. 이 주위에 그런 내력을 가진 사람은 창천(蒼天) 검. 남궁밖에 더 있겠어?”
아이가 몸을 탁탁, 털고 자세를 바로 했다.
그가 설화를 향해 정갈한 포권을 취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화산의 일대제자 유강이라고 합니다. 대 남궁세가의 소저를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조금 전의 장난기 어린 모습은 잊어버릴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자세에선 제법 도인다운 기운이 풍겨 나왔다.